김기엽 원장의 술이야기(25)
김기엽 (향수을전통주연구원장, 군북면 국원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내린 소주를 증류주라 이해하면 된다. 대표적으로 안동소주나 문배주 이강주 진도홍주 삼해소주 죽력고 등을 전통 증류주라 부른다 .세계적으로 보면 모든 종류의 위스키와 프랑스의 와인을 증류한 코냑, 러시아와 동유럽의 보드카, 서인도 제도의 럼과 브라질의 카샤사, 멕시코의 데킬라, 중국의 백주, 일본의 보리소주, 고구마 소주 등을 말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술을 '끓여' 새로운 술을 만들었고 이것이 증류주이며, 술을 끓이는 도구인 증류기는 최초에는 약 3500년전 향수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나라로부터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원나라의 일본 침략을 위해 군사기지를 설치한 안동과 진도, 제주에는 지금도 특산주로 알려져 있으며 인기있는 전통주로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도입된 증류주는 높은 도수의 술을 만들게 되면서 조선시대에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하였으며, 조선왕조실록에는 이성계의 큰아들이 '성질이 술을 좋아해 날마다 술을 마시더니 소주를 마시고 병이 나서 죽었다'는 기록도 보인다. 또한 사대부 집안에서도 소주를 귀하게 썻는데 지금은 낭비가 심하며, 가난한 자는 이도 스스로 할 수 없다고 하였으니 이는 소주는 양반들이 주로 만들고 먹는다는 사회상도 엿볼 수 있다.

증류주의 재료가 되는 술은 곡물이나 과일을 발효시켜 알코올을 만들고 이것으로 증류기에 넣어 끓인 술이며, 원료의 차이에서 오는 맛과 향이 증류주에 나타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옹기로 만든 소줏고리인 토고리와 쇠고리, 동고리 등을 이용하여 술을 증류한다.

육당 최남선은 관서지방의 감홍로와 황해도의 이강주, 전라도의 죽력고를 삼대 증류주로 꼽았으며 이 술들은 약재나 가향재료를 넣어 약용기능도 보완하였으며, 안동소주나 제주 고소리술은 순수 증류주로 보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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