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산업곤충연구회 회장 출신 김연광씨, 벅스인케어 설립 본격 제품 출시
옥천 곤충 30여 농가와 함께, 가공으로 새로운 판로 개척하겠다

동이면 세산리에 위치한 벅스인케어 가공시설 판매장.
곤충가공시설 내부
곤충가공시설 내부

산업곤충연구회 회장까지 역임했던 김연광(46)씨가 곤충사육을 넘어 곤충가공공장인 벅스인케어를 설립해 최근 시제품을 내어놓았다. 100% 국내산흰점박이꽃무지유충과 각종 한약재를 이용한 추출한 '한따숨액'과 '화목환'을 출시했다. 액과 환으로 비교적 손쉽게 건강식품으로 구매할 수 있게 시제품을 만든 것. 

동이면 세산리 '여가벅스' 옆에 벅스인케어(동이면 세산5길 14-33) 공장을 '곤충분야 소득화 모델 시범사업' 2억원을 받아 만들어 본격적인 제품 출시에 나선 것. 당시에는 4명으로 시작했지만, 추가 비용 발생에 대한 부담과 여러가지 이유로 이제 홀로 남았다. 

그는 옥천의 곤충건강식품 명품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곤충 농가들이 우후죽순으로 불어나면서 곤충의 원재료 값이 급락했거든요. 이렇게 되어서는 같이 공멸할거라는 생각에 활로를 찾은 것이 '가공'입니다. 부가가치를 높이고 곤충농가들의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거죠. 저희 자체 브랜드도 만들었지만,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곤충사육농가에서 원하는 브랜드로 가공과 포장까지 해주려고 합니다."

곤충사육농가들을 가공공장 밑으로 거느리겠다는 뜻이 아니라 '통로'가 되겠다는 것이다. 가공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각자 원하는 대로 제품을 만들어 자본주의 시장 안에서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가공사업이 곤충사육농가의 앞으로의 비전을 만드는 중요한 디딤돌로 보았다. 

"원재료만으로는 지금 승부가 안 되요. 그래서 가공을 택한거구요. 간에 좋고 피를 맑게 해준다는 효능을 십분 활용하고 여러 한약재를 추가해서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단 가장 친숙한 가루환과 액으로 판매해 어르신들 설, 추석 선물 또는 생신 선물로 판매하는 게 가장 큰 목표죠. 농가들 입장에서는 자체적으로 가공하는 건 불법이기 때문에 이 시설을 이용하면 손쉽게 가공하고 판매까지 할 수 있어 일거 양득이죠."

인터뷰한 당일에도 보은에서 한 농가가 상담을 하러 왔다. 그는 이런 농가들이 잠재적인 고객이자 네트워크이다.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을 대주는 1차 생산자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시설을 이용하고 시설이용료와 포장, 마케팅까지 이어지는 컨설팅 고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곤충만 생산하는데 머물렀던 시장이 예산지원을 받으면서 자체 업그레이드를 시작한 것이다. 그 중심에 김연광씨가 있다. 김연광씨는 사업을 어떻게 시작했을까. 그는 옥천과 어떻게 인연을 맺었을까. 

벅스인케어 김연광대표

■ '옥천'은 나에게 기회의 땅 

그는 운수업을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운송대금은 두달, 세달 만에 나오고 교통사고라도 한번 나면 대책이 없었다. 10년 동안 운수업 대표를 하다가 완전히 접고 기사들 퇴직금과 급여 주니까 빈털터리가 되었다고 했다. 앞길이 창창한 젊은 시절인 40대 초반, 자본금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얼까 고민을 했더랬다. 시골 전원주택에 살고픈 로망은 아직 갖고 있어서 대전 인근 농촌을 기웃기웃 거렸다. 처음엔 버섯쪽에 관심이 쏠렸는데 더 검색을 해보니 곤충 시장이 미래에 비전이 있다는 이야기들이 올라오더라. 솔깃했다. 자본금이 많이 안 들어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시작했다. 당시 2016년에는 곤충사육자가 많지 않았다.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순창도 가보고, 경기도 쪽도 돌았다. 종자분양하는 분과 컨설팅하는 분을 찾아 이야기를 듣고 금산, 옥천 등을 돌면서 창고나 하우스 쪽을 찾아봤다. 증약리 창고가 하나 눈에 덜컥 들어오더라. 바로 계약했다. 2016년 3월에 들어와서 3개월 간 준비하고 종자 받아서 사육을 시작했다. 그렇게 군북면 증약리에 '옥천간큰굼벵이 농장'을 시작했다. 대전에서 출퇴근하며 곤충을 자식처럼 애지중지 길렀다. 때론 창고에서 숙식을 하기도 했다. 2017년 옥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한 산업곤충 1기생으로 회장을 역임하며 지금은 전문강사로 강의까지 하고 있다. 

당시 그가 선택한 곤충은 흰점박이꽃무지유충으로 당시만 해도 가장 단가가 비싸고 약용으로 쓰여 유통이 손쉬웠다. 킬로그램 단가가 18만원, 20만원 육박했으니 할만 했다. 조금만 열심히 하면 돈을 벌겠다 싶었다. 하지만, 쉬운 일은 없었다. 돈이 되는 일에는 역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현재는 킬로그램당 5-6만원까지 떨어졌다), 이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싶었다.  여러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할 때 마지노선을 넘어서는 비용이었다. 시설과 먹이 톱밥을 감안하면 버티지 못하는 단계까지 내려간 것. 그래서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 쪽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전반적인 곤충산업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벅스엔케어가 탄생한 것. 지난해 6월에 사업자 등록을 하고, 12월말에 제품디자인이 나왔다. 그는 이 가공공장을 쉬지 않고 돌리는 게 목표다. 곤충농사를 시작한 농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쥐어주고 싶다. 그럴려면 가공공장이 성공해서 곤충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 혐오를 완화하고 새로운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을 해야 하는 것이 큰 과제이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브랜딩한 화목환과 한따숨액이 얼마만큼 매출을 올리느냐는 큰 관건이다. 

"일단 개문발차했습니다.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시제품이 나왔습니다. 옥천에도 곤충농가가 30여 농가 됩니다. 이 가공공장이 이들이 함께 더불어 사는 구심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제 몸을 실험삼아 가공식품을 먹어보고 있는데 잠을 푹 자고 아침에 정말 상쾌하게 일어납니다. 몸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죠." 흰점박이꽃무지유충에는 인돌알카로이드를 함유하고 있어 이 성분이 피를 맑게 해주는 선혈작용을 하고 혈전을 녹여준다는 것.

그는 옥천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지금은 혼자 와 있지만, 가족들과 곧 이사를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저에게 옥천은 기회의 땅이죠. 옥천은 뭔가 하려고 생각하면 바로 시행할 수 있고 주변에 자원도 많고 손쉽게 네트워크가 잘 되다보니 일하기 좋은 최적의 여건이라 생각합니다. 옥천에서 곤충산업의 부흥 한번 일으켜 보겠습니다."

한따숨액은 30포에 10만8천원, 화목환은 140그램에 8만8천원이지만, 코로나19극복할인으로 각각 9만9천원, 7만7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문의)010-6402-8863

벅스인케어 출시한 한따숨액과 화목환.
벅스인케어 출시한 한따숨액과 화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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