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진드기 등 벌레 잡는 계피 스프레이 만들어봤다
은은한 계피냄새로 따뜻한 봄 날씨 한층 더 깊이 느끼기

봄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봄맞이 대청소다. 겨울 동안 추워서 자주 하지 못했던 환기도 하고, 햇볕에 말린 보송보송한 이불에 누우면 따뜻한 냄새에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 좋은 대청소를 한 층 더 상쾌하게 만들어줄 물건을 가져왔다. 바로 '계피 스프레이'다. 계피는 벌레들이 싫어하는 매운 향을 갖고 있어 해충을 쫓아내는 데엔 선수라고 한다. ‘대청소에 웬 벌레?’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이불을 비롯한 침구류에는 집먼지 진드기가 살고 있다고 한다. 집먼지 진드기의 배설물과 사체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킨다.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계피 스프레이가 집먼지 진드기 박멸에 탁월하다고 입증하기도 했다. 청소를 잘 하지 않아 집만 가면 코흘리개가 되는 기자는 바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계피스프레이는 팔방미인이다. 천연재료로 만들어 피부에 아토피 등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다. 모기와 날파리도 쫓아낼 수 있고, 반려견의 진드기 감염 예방에도 좋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산책로에 계피스프레이를 뿌려주면 된다. 단 자극이 있어 사람이나 동물에게 직접 분사하면 안된다는 점은 주의하고 사용하길 바란다. 

준비물은 적고,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고 쉽다. 조금의 시간만 필요할 뿐이다. 준비물은 통계피, 에탄올, 정제수, 분무기, 밀폐용기. 거름망이나 커피필터가 있으면 더욱 좋다. 생각보다 통계피를 구입하기는 조금 어려웠다. 커다란 마트 구석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통계피 대신 계피가루를 사용해도 괜찮다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1. 통계피를 씻어준다.

2. 밀폐용기에 통계피를 반 정도 담고 에탄올을 부어준다. 기자는 계피와 에탄올 비율을 1:2로 했다.

3. 1~2주 동안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한다.

4. 계피가 우러나오는 모습.

5. 계피를 제거하고 분무기에 담아준다. 거름망이 있다면 사용해도 좋다. 이 상태로도 사용할 수 있으나 이염을 막고 소독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희석했다.

6. 계피액과 정제수를 섞어 희석한다. 기자는 계피액과 정제수 비율을 7:3 정도로 했다.

(사진:오정빈 기자)

7. 의류, 침구류 등에 뿌려준다. 밝은 천은 물들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하자.

(사진:양수철 기자)

8. 계피 스프레이를 뿌린 의류와 침구류를 진공청소기로 밀거나 털어준다. 그리고 집먼지 진드기가 없어진 이불 위에서 행복을 만끽한다.  

기다리는 시간을 제외하고 직접 만드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밀폐용기로 푸딩병을 선택했더니 인테리어 같았다. 귀여워서 계속 보러 오게 됐다. 계피 물이 하루하루 진해지는 걸 관찰했다. 투명한 색부터 점차 노란색, 갈색으로 물드는 모습이 나름 즐거웠다. 계피가루를 사용했으면 더 빨리 만들 수 있었겠지만 이 모습을 관찰하지 못했을 것이다.

계피스프레이를 옥천신문사 사무실 곳곳에 뿌려봤다. 직원들은 “어르신들이 좋아할 것 같은 냄새”, “천연으로 만들었는데 냄새 좋다”, “진하지 않아서 괜찮다”, “계피 냄새 싫어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기자는 카페에서 판매하는 허니브레드 향기가 떠올랐다. 또 쌍화탕을 판매하는 옛날 다방이 생각나기도 했다. 슈가파우더 묻은 사탕이 담긴 원색의 캔이 있는 다방. 복고가 유행인 요즘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계피향이 솔솔 나는 소파에 누웠다. 할 일이 많지만 따뜻한 봄 날씨에 꾸벅꾸벅 잠이 왔다. 춘곤증, 향긋한 계피향이 나는 침구, 따뜻한 볕, 피어나는 풀꽃. 정말 봄이 왔나 보다.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