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식·홍승숙 예술가 부부 청성면 삼남리에 조형물 제작
"농업도 일종의 예술활동,지역 작가들 위한 미술관 마련돼야"

신장식(63, 옥천읍 가화리, 오른쪽)·홍승숙(51) 예술가 부부가 청성면 삼남리에 위치한 농막 입구에 예술작품을 제작했다. 대문의 용도로 쓰이는 작품 제목은 '천하대장군, 천하여장군이다'. 작품에는 빈부격차, 정치인의 망발 비판, 환경보전 등 다양한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다.
신장식씨

[읍면소식-청성면] 삼남리에 눈길을 끄는 새로운 조형물이 생겼다. 신장식(63, 옥천읍 가화리)·홍승숙(51) 예술가 부부가 농막과 농지로 들어가는 입구에 대문과 함께 거대한 조형물을 마련한 것이다. 작품 제목은 '천하대장군·천하여장군'이다. 부부는 옥천읍 가화리에 살지만 농막과 농지가 있는 삼남리로 매일 출근하고 있다.

조형물의 재료는 선풍기, 냉장고 등 폐가전제품을 비롯해 호스, 우유상자 등 재활용품이다. 조형물 좌우 상단에는 각각 천하여장군, 천하대장군 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낯선 조형물이 등장하자, 적적하던 삼남리가 활기를 찾았다.

"흰색 페인트로 칠한 우유상자에 붉은 페인트로 칠한 호스를 감았어요. 천정부지로 오르는 강남 아파트와 투기꾼들을 비판하는 메시지입니다. 빈부격차가 해소되지 않는 의미도 담았습니다. 작품의 색깔은 주로 흑과 백입니다. 조형물 오른편에는 가위와 톱이 있는데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망발만 일삼는 정치인이 입단속을 해야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폐기물과 재활용품을 작품의 재료로 활용했는데요.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도 있는거죠"(신장식씨)

신장식·홍승숙 부부는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지역에서 함께 예술가로 활동하는 것은 물론, 2007년 가족 작품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과거 부부가 함께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홍승숙씨는 읍에서 다다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부모님의 재능을 물려받아 둘째, 셋째 딸도 미대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신장식씨는 "아이들이 시골에서 자라다보니 시골 정서와 농촌의 정서가 많아요. 때문에 예술활동을 할 때도 작품에 독특한 감수성이 잘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내 홍승숙씨는 "남편과 취향·감상이 잘 맞으니 서로 공감하고 즐겁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어요. 지금 만드는 작품도 머릿속으로 다 계획하고, 의미를 생각하고 만드는 거죠"라며 "옥천에 지역 예술가들이 많은데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했다.

부부는 앞으로도 농촌과 삼남리에 어울리는 작품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농촌의 가치·자연의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농업도 일종의 예술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땅을 일구고 자연과 함께하며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즐거움이 커요. 앞으로도 농촌에 걸맞는, 특히 삼남리와 어울리는 작품활동을 계속 해나갈 생각입니다"(신장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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