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엽 (향수을전통주연구원장, 군북면 국원리)

약주의 재료에 대하여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줄기, 마디, 뿌리

위의 재료는 달인 물을 이용해서 주로 술을 빚는 데 그 이유는 약효의 성분을 더 추출시켜 약주의 효능을 높이고자 함이며, 때로는 고두밥을 쪄 덧술을 할 때 약재를 같이 쪄낸 후 조그만 거름망에 넣어 술독 바닥에 넣어 같이 발효시키기도 한다. 오가피나 당귀의 경우 이와같이 술을 빚으면 그 향이 오래도록 입안에 머무는 약주가 된다.

■ 열매, 씨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포도, 복분자, 산딸기 등을 이용하면 다양한 맛의 약주를 만들 수 있으며 특히 시판용 희석식 소주에 담가 먹는 침출주가 아닌 누룩으로 숙성 발효시켜 빚어내는 우리술 만들기가 가능하다. 잣과 대추를 이용하여 술도 빚으며 잣의 기름이 떠오르는 모습이 옥같다 하여 잣술은 옥지주라고도 한다.

■ 꽃

우리의 옛 문헌을 봐도 꽃을 이용한 술이 상당히 많이 기록되어 있는데 매화꽃을 이용한 매화주, 진달래꽃의 두견주, 국화꽃의 국화주, 연꽂의 연화주등이 있으며 사계절 꽃을 모아 술을 빚어내는 백화주는 맛과 향에서 매우 뛰어나서 삼양주나 과하주로 빚으면 그 맛과 향은 어느 술과 비교 불가 할 정도이다.

■ 동물 
동의보감에는 약이 되는 술이 위에서 살펴본 식물과 함께 여러 동물을 이용하여 약주를 담았다는 내용이 보인다. 개를 이용한 무술주, 사슴을 이용한 녹두주, 새끼양을 이용한 고아주등이 있다. 지금은 동물을 이용한 제조 허가가 어렵고 시판되는 술도 없으나 대대로 내려오는 가양주(家釀酒)에서는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재료로 약주를 빚는 데 그 양은 가향이 목적이라면 쌀양의 1% 이내로 하며, 기능성 위주로 한다면 1%이상의 약재를 사용한다. 그러나 그 양이 많을 경우 약재의 효능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맛과 향이 강해지면 오히려 술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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