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군 저렴한 청년셰어하우스, 금빛시장 청년몰 열어 무상임대
옥천은 전세는 커녕 월세 물건도 구하기 힘들어
옥천군 청년점포 임대료 지원, 청년커뮤니티센터 조성 계획 중

청년 유입이란 쉽지 않은 일이다. 

있는 청년도 나가는 판에 청년을 유입해 정착시킨다는 것은 참으로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 물론 다 떠나는 건 아니다. 남아있는 청년들도 있다. 들어오는 청년들도 심심찮게 있다. 하지만, 손에 꼽을 정도다. 일자리가 아니고서는 들어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리고 왠만하면 대전에서 출퇴근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럽다. 옥천이란 곳이 특별한 메리트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옥천에서 나고 자랐던 청년들이야 자라왔던 경험적 자산과 집을 별도로 구하지 않아도 되는 비빌 언덕이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들어온 청년들은 사실 착근하기 쉽지 않다. 

월세도 대전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접속할 만한 청년 커뮤니티도 마땅히 없거니와 일과후 즐길만한 문화적 공간과 프로그램이 열악하기 때문에 옥천에 남아있을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자리', '주거', '문화', '배움', '네트워킹' 이 다섯가지 키워드가 다 열악한 상황에서 청년 정책은 요원하다. 

갈수록 고령화되고 인구구조가 역피라미드형으로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역의 미래는 없다. 세대별 균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형적인 사회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남는 청년, 들어올 청년들을 위해 우리는 어떤 정책을 준비해야 할까? 궁극에는 청년 정책이 아니라 청년 당사자가 목소리를 내는 청년 정치가 필요한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바탕을 마련하는 정책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먼저 바로잡는 일, 그래서 균등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청년 정책을 좀 살펴보기 위해 금산에 다녀왔다. 

금산은 청년셰어하우스와 청년몰 정책을 펼친 지자체로 어떻게 청년이 자리잡고 있는지 살펴보고 싶었다. 

■ 옥천 살기 열악하다는 청년들의 외침

#1.A씨(25) : 옥천에서 나고 자랐고 일자리까지 얻었지만, 대전에서 주거를 옮길 생각이 별로 없다. 대전이랑 비교해도 집세가 만만찮다. 보증금 200만원에월29만원에 원룸에 살고 있지만, 옥천에도 이런 원룸을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등비등하다. 같은 값이면 차라리 대전에 있는 것이 낫다. 옥천에 있어봐서 알지만 답답하고 좁다. 놀거리와 청년문화를 비교할 때도 단연 차이가 난다. 

#2.B씨(22) : 고향이 옥천은 아니지만, 옥천에서 일자리를 얻어 옥천에 살고 있다. 하지만, 불편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일단 집세 부담이 가장 크다. 전세로 옮겨가고 싶지만, 전세물건은 정말 하늘에 별따기이고 월세 부담이 생각보다 크다. 시골 농촌은 자가용이 없는 청년에게는 정말 '안습'이다. 작은영화관이 있지만, 영화가 다양하지 않고 백반 위주의 식당들도 딱히 갈만한 곳이 없다. 

#3.C씨(24) : 옥천에 이사 온 지 1년이 채 안 됐다. 주말에는 별로 할 게 없다. 대전에 있을 때는 근처 영화관이나 여러 편의시설이 참 많았는데 여기는 너무 조용하고 없다. 

#4.D씨(24) : 월세가 대전보다 싸면 한번 이사를 생각할 만도 한데 월세가 비싼 상황에서 문화적 차이가 확연히 나는데 별로 이사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다. 

#5.E씨(33) : 옥천에서 얼마전에 일자리를 얻었지만, 주거환경과 관계 때문에 아직 이사올 엄두를 못 낸다. 대전의 주공아파트는 혼자 살아도 주거할 수 있다. 보증금 1천700만원에 월13만원만 내면 13평 1.5룸을 쓸 수 있다. 보증금을 더 내면 월세가 더 깎인다. 주거환경도 환경이지만, 대학 친구들이 다 거기있어 주거를 옮기기가 쉽지 않다. 옥천에 오면 친구들을 잘 만나지 못해 외로울 것 같다. 이사 못 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관계성'이다. 청년 커뮤니티가 있어 친한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다면 고려할 수 있다. 

■ 옥천, 청년 주거 환경 열악해
지역에 청년 주거 환경이 다소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대전과 비교해도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월세와 찾아보기 힘든 전세물건으로 인해 옥천이 청년이 정착하기에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옥천랜드 공인중개사 F씨는 "전세는 예전부터 가뭄에 콩나듯이 구하기 어려웠고 최근 들어 월세 물건도 거의 구하기 힘든 지경이다"며 "원룸 월세도 찾아보기 힘들어 소개를 못 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옥천 월세가 솔직히 대전 월세에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비싸다는 평이 많은 편이다"며 "같은 값이면 거리가 가까운 대전에서 출퇴근하는게 낫지 않겠냐는 인식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토지부동산 대표 G씨 역시 "전세 물건은 없고 원룸 월세는 거의 없다가 최근에 몇 건 나오기 시작했다"며 "청년들이 살만한 주거 환경을 구하기가 어려운 환경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매물건 나오는 것도 상당히 저조해 요즘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문화 등과 함께 청년 정책의 핵심요소로 꼽히는 주거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이를 위한 개선책이 시급해 보인다. 

인근 금산은 충남도 정책사업을 이끌어내면서 '청년셰어하우스'를 3년 째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청년셰어하우스는 군에서 직접 단독주택을 임대하여 2인2실(거실, 화장실, 주방은 공유)로 6-7채를 마련하여 청년들에게 6만원에서 12만원 가량으로 저렴하게 임대하는 정책이다. 

마음에 맞는 집을 구할 때까지 임시방편이라도 저렴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지역 청년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또 중소기업벤처부 '청년몰 조성 및 활성화지원사업'에 응모 선정돼 창업을 유도하고 집적하여 쇠락해져가는 재래시장을 금빛시장 청년몰로 바꿨다. 

25개 점포를 2년 동안 청년들에게 무상임대하고, 리모델링비를 60%가량 지원하면서 단기간에 '힙'한 청년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곳은 매월 1번씩 '월장'이라고 플리마켓 및 축제를 열면서 지역의 명소로 천천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인근에 작은영화관을 조성하고, 청년연구소 등 랩 공간을 만들면서 농촌 지역 드물게 청년 공간으로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아 보인다. 애초 청년 정책을 주도했던 인구정책팀이 해체되고 청년정책의 구심 조직이 사라졌으며 청년셰어하우스는 당초 기획한 커뮤니티를 조성한다는 지향과 맞지 않게 단순한 저렴 임대사업으로 변이되고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년셰어하우스에 머무는 청년들의 모임과 배움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 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금빛시장 청년몰은 25개 점포가 다 들어와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불안정하게 폐업하고 떠나는 청년들이 많이 있고 무상임대가 끝나는 기간에는 많지는 않지만, 임대료를 부담하는 만큼 추가 이탈 가능성도 염려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금산의 간디학교라는 특수성도 옥천과는 다른 부분이다. 금산군 남이면 위치한 간디중학교와 간디고등학교는 최근 수년 새 청년자립학교 아랑곳이라는 배움터와 '들락날락'이라는 청년 창업에 기반이 되는 협동조합을 만들면서 실질적인 주축이 되고 있다. 

청년셰어하우스의 초기단계와 청년몰의 일부를 지탱하고 있는 것도 금산 간디학교의 힘이다. 지역의 대안학교가 졸업생의 지역 정착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실천적인 시스템을 외부에 구축하면서 청년의 샘물이 마르지 않게 하고 있는 것도 차이점이다.

옥천과 물론 단순 비교는 힘들다. 옥천은 조직적인 면에서 인구청년팀이 여전히 건재하고 향후 청년행복주택과 청년 커뮤니티공간을 조성한다는 점에서는 진일보한 측면이 있고. 청년몰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올해 7곳에 청년점포 임대료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옥천에 없지만, 금산에는 있는 청년셰어하우스와 청년몰을 살피러 가보자. 

금산군과 충남도가 같이 만든 청년셰어하우스
금산군과 충남도가 같이 만든 청년셰어하우스

■ 청년들의 주거문제에 대한 고민, '청년셰어하우스'

금산군의 청년셰어하우스 정책은 원래 인구정책팀에서 진행했던 사안이다. 2018년 4월부터 3년 째 운영하던 정책으로 조직개편으로인해 작년 1월 1일  지역경제과로 흡수됐다. 

"금산군의 다가구주택과 단독주택 7가구를 임대해 시작했어요. 청년들에게는 최대 월 10만원까지의 임대료를 받고, 임대료의 차액은 군비와 도비를 50%씩 적용해 지원해주는 방식입니다.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정책이다 보니 보증금을 따로 받지 않고, 대신 1년 치를 한 번에 입금해요. 사정상 월세를 인하하게 되었는데도 흔쾌히 받아들여주셨습니다"(금산군 일자리 경제팀 길상현 팀장)

청년셰어하우스는 군청에서 걸어서 1km이내에 위치해 접근이 용이하다. 1인1실이 원칙이고 거실과 부엌, 욕실을 공유한다. 금산군의 경우 각 주택 당 두 명이 입실하는 형태로, 1년 계약 후 원한다면 1년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2년의 기간이 지난 이후에 재계약은 불가하다. 

"처음 시도를 한 해에는 전국단위에서 지원한 지원자들이 많았습니다. 2년 후에 재계약이 어렵다보니 추가적인 지원은 감소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6가구를 임대하게 되었습니다.  금산에는 대안학교가 4개가 있고 간디학교를 중점으로 지원자가 있어서 그래도 수요가 있습니다"(지역경제과 김진희 주무관)

청년셰어하우스의 궁극적인 취지는 청년들의 논의구조와 커뮤니티 조성이다. 거실과 주방, 욕실을 공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초반에는 같이 모여 강의를 진행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안을 논의하는 정책이 있었습니다. 다만 해가 지날수록 이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금산군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각자 직장이 달라 마주칠 일도 크게 많지 않고, 가능한 시간이 다르니 운영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임대위주로 정책이 흘러가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청년셰어하우스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청년들의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청년셰어하우스를 지자체 자체에서 시도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시범사업으로 진행해 본 이후에 도에 건의를 해 규모를 키우는 방안도 생각해 볼 만 하다고.

청년들의 정착을 유도하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한 과제이다. 주거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지역에서 직장을 얻지 못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직장을 얻게 되면 이주할 수밖에 없다. 

"중간에 같이 거주하던 사람이 나가거나 추가 입주자가 없으면 관리비를 혼자 내야해서 부담이 되기도 해요. 지자체에서도 청년셰어하우스 정책을 중단할 생각은 없는데, 수요가 부족하면 축소는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금산군에서 청년들을 위해 조성한 '금빛시장 청년몰'
금빛시장에는 다양한 청년점포가 있어 쇼핑하는 재미가 있다. 금빛시장청년몰은 매월 마지막주에는 '월장이라는 축제를 열어 흥겨운 잔치를 벌인다. 청년들의 핫플레이스 거점공간으로 지역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금빛시장에는 다양한 청년점포가 있어 쇼핑하는 재미가 있다. 금빛시장청년몰은 매월 마지막주에는 '월장이라는 축제를 열어 흥겨운 잔치를 벌인다. 청년들의 핫플레이스 거점공간으로 지역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금빛시장에는 다양한 청년점포가 있어 쇼핑하는 재미가 있다. 금빛시장청년몰은 매월 마지막주에는 '월장이라는 축제를 열어 흥겨운 잔치를 벌인다. 청년들의 핫플레이스 거점공간으로 지역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금빛시장에는 다양한 청년점포가 있어 쇼핑하는 재미가 있다. 금빛시장청년몰은 매월 마지막주에는 '월장이라는 축제를 열어 흥겨운 잔치를 벌인다. 청년들의 핫플레이스 거점공간으로 지역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금빛시장에는 다양한 청년점포가 있어 쇼핑하는 재미가 있다. 금빛시장청년몰은 매월 마지막주에는 '월장이라는 축제를 열어 흥겨운 잔치를 벌인다. 청년들의 핫플레이스 거점공간으로 지역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 지역상인들과 어우러지는 청년상인들, 청년몰

금빛시장 청년몰에는 이름도 재밌는 '조사장 커피', '강여사 맛콩', '두루미 책방', 신개념 요리교육을 내건 '부엌에서 놀자', 아트숍 미술공방인 '꽃피는 봄날처럼', 금산의 명물간식 인삼빵을 내건 '사므로', 의류에서 소품까지 눈이 호강하는 곳 '별금방', 금산의 예쁜카페 '하옥335', 수제파카롱과 갓 도넛 등이 쭉 걸어가다 보면 들러보고 싶은 곳이 여럿 된다. 금산군의 핫 플레이스가 되었고 관광명소로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청년몰은 2017년부터 시작한 중소벤처기업부의 공모사업이다. 2017년과 2018년에 사업을 했고, 2019년에는 확장 및 추가사업을 진행했다. 6억의 군비와 7억 5천의 국비를 활용해 13억 5천만원의 예산으로 진행되었다. 다른 시나 도에서는 도비를 지원해주지만 충청남도는 지원이 약하다고. 8억에서 9억 정도를 사용하고 반납한 후, 다음 해에 13억을 받아 확장사업을 다시하게 되었으며 아직 사업은 진행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청년몰 공모사업은 매년 이루어집니다. 주 사업은 청년 점포 활성화 사업입니다. 시장과 연계를 해서 진행되는 방식으로 금산시장 내에 청년몰이 들어온 형태입니다. 총 25개 점포의 점포가 청년몰에 해당합니다. 금산시장을 검색하면 사람들이 전부 인삼시장으로 가서 금빛시장이라는 이름을 우선 사용하고 있습니다" 

금산군에서는 청년사업과 농촌활성화 지원사업, 작은 영화관 그리고 청년LAB공간의 네 가지 사업을 연계해서 진행한다.  

22개 점포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낙후된 지역의 활성화로 인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에 거주하던 저소득층을 대체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군에서 매입했고, 5년 간 임대비를 선 지급했다. 

"3개 점포는 구매하지 못했는데 다른 부서에서 진행했던 일이라 사유는 알지 못합니다. 추가로 매입을 시도하고 있는데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점포도 내놓지 않으십니다. 사실 가격은 잘 오르지 않는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일자리 경제팀 김동환 주무관) 청년몰은 2년 간 임대료를 무료로 제공해 기초자금이 없는 청년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25개 점포 중 18개는 39세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7개는 40세에서 60세 사이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다. "새로 들어온 분과 중간에 하다 나가시는 분 모두 마지막 기간까지만 무료입니다. 공유재산이라 임대료도 저렴한데, 공간의 규모에 따라 가격은 조금 다른데 큰 공간이 10만원입니다. 추후에 개업을 따로 하거나 지속하려면 운영위원회에서 청년몰 상인대표 및 시장상인들과 함께 논의하게 되어있어요" 

처음에 대상을 선정할 때는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기존 상인들은 자신의 영역을 빼앗길 것을 염려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금산군은 시장 전체의 외관과 오래된 상가의 간판을 바꾸는 정책을 함께 실시하고, 청년몰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정책을 만들 때 고민해야하는 부분 중 하나가 기존 상인들에게 청년몰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것이었습니다. 지역이 활성화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확인시켜드리는 것도 필요하고요. 청년몰은 결국 지역활성화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죽어가던 시장이 청년몰이 들어오면서 많이 활성화되었어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청년몰에 위치한 청년연구소 청년LAB은 회의나 공연 등을 하고 싶을 때 대여해서 사용하는 공간이다. 현재는 주로 간디학교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청년몰의 가게는 일요일이나 월요일에 쉰다. 주로 월요일에 쉬는 가게가 많다. "기존 상인들은 새벽까지 나와서 저녁까지 일하시는데, 청년들은 인식이 변화해서 그렇지는 않습니다. 자녀들의 양육을 위해 조금 일찍 귀가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양육이나 개인 시간을 중요시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나 세대의 차이라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어요. 청년들끼리도 회의를 자주 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합니다. 장사가 잘 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사이에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대화의 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갓 도넛을 운영하는 백지혜(25)씨는 "아는 사람 소개로 점포를 얻었는데 보증금과 임대료가 일정기간 없다보니 창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여러 청년 점포가 모여있고 매월 한번씩 월장 행사를 하다보니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 실제 매출에도 많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금빛시장에는 다양한 청년점포가 있어 쇼핑하는 재미가 있다. 금빛시장청년몰은 매월 마지막주에는 '월장이라는 축제를 열어 흥겨운 잔치를 벌인다. 청년들의 핫플레이스 거점공간으로 지역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 옥천의 청년 정책도 살펴보자

옥천의 청년 정책도 나름 과거에 비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올해 들어 청년을 대상으로 한 여러 정책이 공지되고 있다. 지난 1월말에는 처음으로 관내 청년창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점포 임차료 지원시범사업이 추진됐다. 선정된 5개 업체는 연간 600만원을 2년 동안 지원한다. 매월 50만원의 임차료를 지원하는 것이니 적지 않다. 월세부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셈. 

지난해 도입한 청년 전세대출금 이자 지원사업도 올해 지속되고 있다. 무주택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사업으로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 주택에서 전세로 사는 사람의 대출금 잔액의 3%(지난해 2%)까지 상향해 이자를 지원한다. 좋은 정책이지만, 지역에 전세 물건이 가뭄에 콩나듯 하는 상황에서 이미 전세를 살고 있는 청년에겐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하는 안성맞춤 정책이지만, 대부분 월세를 사는 청년에겐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올해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뉴스타트 청년창업 지원사업'을 추진했지만, 아직 지원자가 마땅치 않다. 이는 행안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공모사업에 선정돈 사업으로 관광상품개발 등 창의적 아이템을 가진 청년창업자 2명을 선정해 필수지원금 1천650만원과 자율지원금 1천20만원 등 모두 2천670만원을 지원해 초기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다. 

마침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겐 '꿀'같은 지원이지만, 아직 이에 대해 문의조차 하는 청년들이 없다고 한다. 일자리 찾기도 어려운데 사실 창업의 꿈이란 요원한 것이다. 요식업을 비롯한 자영업을 제외하고 창업의 꿈을 가진 청년을 찾기란 '잔디밭에서 바늘찾기'다. 

2023년 입주가 가능하도록 이미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약을 맺은 행복주택 200세대 건립(옥천읍 삼양리 232-2번지)도 청년들에겐 그나마 희소식이다. 

하지만, 아직 기다려야 하고 얼마나 많은 청년들에게 할당될 것인지 아직 미지수다. 그래도 여전히 없는 것보다 낫다. 청년네트워크가 발족되었고, 청년발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내년에는 이전하는 남부출장소 건물에 청년커뮤니티 센터 건립을 위해 행안부 10억원 공모사업에 응해 청년 커뮤니티 공간을 2022년에는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일련의 정책들이 무에서 '유'를 만들었다는 지점에서 나아졌다. 그리고 이에 대해 여전히 고민하는 '인구청년팀'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직 유리한 지점일 수 있다. 

군의회 이용수 의원은 "청년몰은 제가 예전부터 주장했던 사업으로 옥천의 종합상가등을 매입하여 그렇게 조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공설시장과 종합상가가 연결되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려면 중소벤처기업부 사업 등에 공모하여 현대식 리모델링과 아울러 청년들이 들어가서 활기를 띨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종합상가 52실 중 12실이 공실로 비어 있는 상황이다. 

군 인구청년팀 김진숙 팀장은 "금산군의 사례도 잘 살펴보고 옥천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참고하도록 하겠다"며 "금산의 셰어하우스 정책은 충남도 정책으로 수용되어 시작한 만큼 우리도 충북도에는 건의를 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산에는 없는 청년커뮤니티 센터도 내년에 행안부 공모사업으로 신청해 남부출장소 공간에 조성할 예정이다"며 "금산의 사례를 참고하되 옥천에 적합한 방식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덧붙였다.

"지역에서도 살 수 있다는 흐름을 만든 것이 큰 성과죠"

금산 간디고등학교 교사로 들락날락협동조합 이끄는 박성연 교사

부딪치며 배우고, 들락날락하며 정착하는 것, 청년인턴제 실행해야

금산간디학교 박성연 교사

한 명이 떠난다고 하면 얼마나 마음이 쓰일까 싶었다. 그것도 처음에야 그랬겠지만, 익숙해지고 나름의 방향을 찾은 듯 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 했다. 이름도 그래서 '들락날락'이라 지었다. 꼭 머물러야 하는 것도 아니고 뿌리 내려야 한다는 강박에서 다소 벗어나 자유롭게 들락날락해도 된다는 그 마음씀씀이가 느껴진다.  서로에게 상처와 강박이 되지 않기 위해 오랫동안 체득한 경험치에서 우러나오는 이름이었다. 많게는 18명까지 있었다. 10명이 속절없이 떠나갔지만, 또 다른 사람이 채울 것으로 믿고 있다. 그래도 이런 흐름이 어디랴?

이전에는 간디학교를 졸업하면 다 금산을 떠나는 줄 알았다. 교사도 학생들도 아무렇지 않게 그렇게 생각했다. 금산 폐교에서 텃밭 농사를  짓고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하며 '별에별꼴' 실험을 한 지금의 28살 졸업생들이 물꼬를 틔워줬다. 그 실험은 종지부를 찍었지만 실패가 아니었다. 다른 삶을 보여줬고 내내 그 동기들이 중심을 잡아주었다. 8명 적지 않은 숫자다. 금산에는 8명의 간디학교 졸업생이 남아있다. 무조건 떠나는 농촌이 아니라 이제 남아있어도 되는 곳, 살아가야 하는 곳으로 조금씩 변모하고 있다. 간디학교의 실험은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충남도 청년 정책위원으로 박성연 교사가 참여하면서 많은 정책 제안을 했고 청년 셰어하우스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청년자립학교 아랑곳이 모태가 되어 지역착근형 프로그램이 도 정책으로 만들어지고 여러 지자체에서 이 예산으로 청년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살아야겠다는 단순 치기와 의지만으로 성립될 수 없는 법, 그래서 요즘 더 고민이 든다. 떠나는 친구들의 문제에 천착하다보니 최소한 기본 최저임금 수준의 생활은 맞춰져야 한다는 결론이 모아졌다. 생활이 되어야 한다. 가치와 의미가 아무리 고상하다 하더라도 생활이 되지 않으면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창업 기반이 아무리 마련된다 하더라도 자립하여 지속가능의 물길을 열어야 했다. 그래서 들락날락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의미와 가치를 이어가면서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두루미책방과 여우잡화점을 들락날락협동조합의 한 사업으로 잡아놓고 일하는 친구들의 삶이 유지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일을 도모하고 있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의 하나인 금빛시장에서 열리는 월장도 그런 부분 중 하나이다. 공모사업의 기금을 받고 청년문화예술협동조합 들락날락의 청년들이 월장을 기획한다. 이런 기획으로 청년몰의 활기를 돋고 최소한의 급여를 가져가는 것도 일종의 소득이고 순환이다. 

"떠나는 친구들의 문제를 가만히 들여다 보았더니 '돈 문제'를 무시할 수 없겠더라구요. 최소한의 생계가 유지될 수 있을 정도의 지속가능성이 담보가 되어야 하는데 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고 돈은 돈대로 벌리지 않으니 버틸 재간이 없는 거지요. 시장에서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악순환이 되겠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들락날락 협동조합도 만든 거구요. 여기서 최저 생계비를 마련해내는 것이 현재 중요한 목표이죠"

지자체의 정책도 너른 의미에서 지향과 정책적인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했다. 

"청년셰어하우스 정책이나 청년몰 정책은 일단 지자체에서 잘 하는 거라 생각하는데 조금 더 보완하면 좋겠어요. 인구정책팀이 없어진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구요. 이전에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뭔가 해보려는 공무원이 있었거든요. 그런 공무원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요."

"무엇보다 가장 큰 의미는요. 이제 간디학교 졸업을 하고 금산에 살고 싶다는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거에요. 이런 유의미한 결과를 조금 더 확장시키려면 정책 설계가 세밀하게 되는 게 중요하죠. 여러차례 청년 인턴제를 제안했어요. 공공기관이나 비영리 단체에 한정짓지 말고 아예 전 지역사회에 열어두어 하루 4시간씩 청년 인턴제를 몇 개월 동안 시행해보고 임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역에 체류하는 기간을 늘인다면 많은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을 거에요. 물론 교육 가능한 부분을 발굴하고 인턴제를 할 수 있는 곳에 대한 개발도 같이 되어야 겠지만요. 많은 청년들이 지역사회에서 본인들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통로와 숨구멍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금산이든 옥천이든 먼저 의지가 있는 곳에서 시작할 수 있으면 참 좋겠네요."

"청년수당도 만들어지고, 교통 문제도 해결해줬으면 좋겠어요"

세심한 청년 정책 주장하는 들락날락협동조합 마고, 르마, 조형민씨

두루미 책방과 여우 잡화점 운영하며 새로운 청년 문화 모색해

들락날락협동조합원인 조형민 마고, 르마는 간디학교 출신으로 두루미 책방과 여우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금빛시장 청년몰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공간은 바로 두루미 책방과 여우잡화점이었다. 이들은 들락날락협동조합의 청년 조합원이자, 금산간디고등학교 졸업생이다. 금산이 고향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생활해 온 금산을 앞으로 살아갈 터전으로 인식하고 다양한 삶결을 그리는 청년들을 만나봤다.  

이세연(28, 마고)씨는 금산에 산지 5년 차다. 금산이 고향은 아니지만, 간디학교로 인연을 맺은 금산에 눌러 앉았다. 시골에 사는 것이 좋았다. 정서적 안정감과 여유로움, 자연이 주는 편안함이 맘에 들었다. 다른 시골을 물색하다가 그래도 경험적 자산이 있고 인적 네트워크가 그나마 있는 금산에 자리잡기로 결정했다. 마고가 자리 잡자 마고 친구인 이다솜(28,르마)씨도 1년 전에 들어왔다. 

"저는 대학도 못 마치고 서둘러 왔어요. 책방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청년 셰어하우스에도 1년 동안 살아봤어요. 저렴한 임대료가 좋긴 한데 셰어하우스 관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고가 거들어 말한다. "청년 셰어하우스가 초반 기획했던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커뮤니티 관리자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다들 일하느라 얼굴 보기 바쁘지만, 같이 무언가 배우고 모임을 갖고 관계를 맺는 그런 과정을 운영한다면 셰어하우스 본연의 취지를 살릴 수 있겠지요."

청년몰의 2년 간 무상임대는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확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너른 시야로 볼 때는 제법 많이 바뀐 거지요. 일단 방치된 공간이 살아났고 청년들이 조금씩 모여들고 있어요. 근처 영화관도 생겼구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방문이 드문드문 하지만, 매월 한번씩 하는 월장 할 때는 많이 붐비거든요.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조금 청년 정책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청년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통은 가장 큰 문제에요. 도시에 비해 지독하게 소외되어 있거든요. 도시에서는 지하철이나 버스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늦게까지 막차가 있어 이동에 큰 불편함을 못 느끼는데 시골은 막차가 일찍 끊기고 자주 오지 않으며 지나갔는지 오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요. 자가용이 없으면 참 불편해요. 읍에 살면 다행이지만, 면 지역에 사는 친구는 많이 불편해요" 르마가 작심한 듯 말을 쏟아낸다. 

옆에서 듣고 있던 조형민(22)씨는 청년 수당에 대해 이야기한다. 

"청년들은 보통 문화예술 관련 일을 많이 하고 싶어하는데 지역에 이런 일자리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창업을 하는데 당장 밥벌이가 되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일정정도 청년 수당을 지급하면 조금 오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지역에서 그나마 여유롭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마고는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자유롭게 모이고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가 하나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거기서 다양한 프로그램도 참여하고 강좌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지요."

그들은 한 목소리로 청년들이 오랫동안 지역에 정착하려면 일방적인 정책이 아니라 꾸준히 대화하며 세심하게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고 싶은 일을 지역에서 하는 것, 그리고 지역 주민들도 하나둘 오면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저희에겐 튼실한 자양분이에요. 떠나는 친구들도 남아있는 친구들도 다시 돌아오는 친구들도 들락날락하면서 우리의 결이 만들어지겠지요. 지자체에서도 이런 목소리를 꾸준히 듣고 정책에 반영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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