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곡리 곽중도씨의 밭갈러 가는 길
코로나19로 경로당 폐쇄, 그 후의 일상

11일 곽중도(80, 군서면 평곡리)씨를 만났다.
밭을 갈고 있는 곽중도(80, 군서면 평곡리)씨.

[읍면소식-군서면] 구름 한 점 없어 햇볕이 내리쬐지만 바람이 불어 선선한 날씨였다. 11일 주황색 '서화산악회'가 적힌 모자를 쓴 곽중도(80, 군서면 평곡리)씨는 팽나무 앞 골목을 걸어가고 있었다. 걸음 끝에는 밭이 있었다. 감자 심기를 위한 골파기 작업을 하러 나섰던 것이다. 밭 일부에서는 마늘과 갓이 자라 푸릇푸릇했다. 

간만의 외출이다. 이웃들과 만나던 경로당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폐쇄됐다. 평곡리 주민으로서, 노인회장으로서 자랑스러워하는 활발한 경로당 활동도 전염병 앞에서는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매일 식사와 웃음을 나눴던 이웃들과는 이제 통화로 안부를 물을 뿐이다. 군내에 확진자가 없는 것은 다행이지만,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니 따분하다. 감자 덕에 마스크를 끼고 밖으로 나섰다.

"평곡경로당이 잘 운영된다고 유명하지. 회원이 75명 정도고 밥 먹는 수만 해도 30명 돼. 잘 되다가 바이러스 때문에 요즘에 못 만나서 쉬고 있는 거야. 경로당 폐쇄하고 집에만 있다 보니 많이 답답해. 우리가 잘해갖고 올해 시니어클럽에서 한 번은 식사, 한 번은 다과회 해준다고 했는데…."

곽중도씨의 건강을 책임지던 산악회 활동도 멈췄다. 이전에는 한 달에 한 번 4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산과 바다를 보러 갔었다. 

"서화산악회는 한 10년 전에 있다가 5년 전에 없어졌어. 지금 옥천에 산악회가 10개정도 있을 거야. 금산산악회라고 내가 같이 다니는 데도 있고. 그런데 겨울부터 활동을 안했어요. 보통 바다가 있는 지역으로 많이 가지. 충북은 바다가 없잖아. 그래서 산 오르면서 바다 구경 많이 하려고 삼천포, 통영, 여수 이런 데 많이 갔지."

시골은 그나마 나은 줄 알았건만 괴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걱정이다. 또, "옥천에 신천지 신도가 몇 명이나 돼요?" 옥천에도 신천지 신도가 있다고 들었는데 괜찮은지 싶다. 군북면에는 신천지 땅이 있단다. 여러모로 이웃들이 걱정되는 그다.

근황을 얘기하며 밭을 정리하던 그는 잠시 허리를 펴고 주변을 살폈다. 곳곳의 푸른빛, 그래도 어찌 저찌 봄이 온다. 젊었을 때부터 고향인 평곡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수많은 봄들을 봤지만, 간만에 나와선지 더욱 아름답고 상쾌하다. '올해는 감자를 잘 키워서 아내와 함께 먹어야지' 다시금 고개를 숙이는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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