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품귀에 키친타올, 빨아쓰는 행주 등으로 마스크 제작 ‘열풍’
기자도 직접 만들어서 착용해봤다

기자가 만든 수제마스크. 꽤나 그럴듯해 보인다.

코로나19사태가 계속되는 지금, 우리는 전국적으로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다. 마스크 5부제가 실시된 이후로는 그 열기(?)는 조금 사그라졌지만 한 명이 살 수 있는 마스크는 일주일에 2개뿐. 외출이 잦은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양이다. 빨아서 계속 쓸 수 있는 면 마스크도 어느새 품절이다.

하지만 이 없어도 잇몸으로 사는 의지의 한국인 아닌가.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수제 마스크 만들기 방법이 퍼져나갔다. 바느질을 잘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아니다. 종이행주, 키친타월, 정전기청소포, 커피필터 등으로 만드는 일회용 수제 마스크는 반창고 테이프나 스테이플러로 바느질을 대신한다. 

만들기로 결정한 이유는 한 예능프로그램의 실험 결과였다. 마스크 공장에서 수제마스크들의 입자투과율을 검사한 결과, 빨아 쓰는 행주 3겹 마스크의 입자투과율이 80%라는 것. KF80(97.8%)보다는 못하지만 면마스크 이상의 효율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밀접접촉자가 아닌 이상 면마스크도 도움이 된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견도 제작 결정에 한 술 더 떴다. 감염 매개인 비말을 막아주는 게 중요하단 것이니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확실히 효과가 입증된 게 아니니 면마스크도 없는데 간단히 외출해야 할 때 만들길 바란다. 웬만하면 시중 제품을 사용하길.

준비물은 원단(부직포, 빨아쓰는 원단 등. 기왕이면 무형광 제품을 사용하길), 빵끈, 반창고테이프, 고무줄, 가위, 자. 필터원단을 끼운 수제 마스크는 보건용 마스크만큼 효과가 좋다고 하니 있다면 사용하자. 다만 필터원단도 구하기 힘든 상태다. 기자는 원단으로 빨아쓰는 행주를 사용했다. 만드는 방법은 누리꾼들의 블로그를 참고했다.

1. 원단을 가로 23~25cm, 세로 30cm로 재단했다. 세로 1.5cm 가량을 남겨둔 채 빵끈을 놓아준다. 

2. 빵끈을 반창고테이프로 고정한 뒤 빵끈 윗부분의 원단을 아래로 접어준다. 

3. 빵끈 밑에 있는 원단의 긴 부분을 위쪽으로 반 접어준다. 만약 필터 원단이 있다면 접기 전에 놓아주면 된다. 접은 부분을 반창고테이프로 이어준다.

4. 아래부터 3분의 1로 접어준다. 뒤이어 윗부분도 접어준다.

5. 접힌 윗부분을 또 위로 반 접어준다. 뒤이어 밑부분도 반 접어준다.

6. 고무줄을 25cm 정도 재단 후 매듭을 지어 고리를 만든다.

7. 고리 모양의 고무줄을 양쪽에 놓은 뒤 원단을 접는다. 이후 반창고를 붙여 고정한다. 가로폭이 짧은 사람들은 고무줄이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가위로 반창고를 조금 터준다.

직접 착용해봤다. 사진:이현경 기자

8. 모양을 잡은 뒤 착용한다.

만드는 방법이 간단해 똥손(손재주가 좋지 않은 사람)인 기자도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익숙해지니 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고무줄을 짧게 잡은 탓에 귀가 조금 당기는 것 빼곤 착용감은 나쁘지 않았다. 시중에 판매하는 마스크보다 들뜸도 덜하지만 입술도 가까이 밀착됐다. 

외관은 꽤나 파는 마스크와 흡사했다. 멀리서 보면 아예 눈치 채지 못할 정도. 옥천신문사 직원들에게 어떤지 물으니 “파는 것 같다”, “잘 만들었다”, “나도 만들어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만 원단에 형광물질 등 유해물질에 대한 안내가 없어 제품을 사용하지 않아 유해할 것 같다는 찝찝함이 있었다. 가능한 인체에 무해한 제품을 원단으로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오죽하면 이런 거 쓰겠나” 예능프로그램에서 수제 마스크들을 써보던 방송인 김구라씨의 말이다. 종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스꽝스러운 모양의 수제마스크 사진이 올라오는 웃픈(?) 상황. 그만큼 국민들은 마스크 한 장이 간절하다. 하루빨리 마스크 수급 문제가 해결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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