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면 도덕1리 박연화(42)씨 인터뷰

박연화(42,안남면 상서당골)씨가 직접 만든 순면마스크. 
박연화씨가 만든 마스크를 직접 착용한 모습
4살 윤슬이부터 16살 백두까지, 연화씨의 다섯 아이들이 써야 하니 크기도 제각각이다.  
실리콘 스토퍼를 달아 각자 필요에 맞게 끈 길이를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읍면소식-안남면] 마스크 안감은 입에 닿아야 하니 깨끗하고 부드러운 천을 사용하는 게 좋겠다. 겉감은 마스크의 모양을 잘 잡아줘야 하니 비교적 두껍고 뻣뻣한 천을 사용하는 게 좋겠고. 안감은 손수건이나 광목으로, 겉감은 옷을 만드는 천이나 린넨을 사용했다. 내피는 부드러운 편이니 말하다 보면 습기가 차서 입에 달라붙을 수도 있겠다. 빵끈이나 철사를 이용해 마스크 윗부분 코를 고정하게끔 하고(의료용 테이프를 이용해 붙인다) 가운데 외피와 내피를 연결해 한 번 더 바느질해준다. 빨아 쓸 수 있는 순면 마스크 완성이다. 코받침용 빵끈도 세탁할 때마다 떼었다 붙였다 하며 재활용할 수 있다.

박연화(42,안남면 도덕1리)씨가 만든 순면 마스크다. 11일 배바우도서관에서 박연화씨를 만났다. 코로나19로 인해 도서관은 무기한 문을 닫았고, 박연화씨와 몇몇 도서관 관리자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2주 전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물량이 없었을 때 이야기다. 마을 주민 어른들도 발을 동동 구를 때, 연화씨는 차마 우체국과 농협 앞에 함께 줄을 설 수 없었다. 마스크가 충분하지 않다면 자신보다 마을 어르신이 더 급할 테니 발걸음을 돌리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집에 있는 다섯 아이들은 어쩌나. 연화씨에게는 백두(16), 한라(14), 온유(12), 라온(10), 윤슬(4) 다섯 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볼까' 연화씨는 생각했다.

"이런 생각도 했어요. 지금 사용하는 마스크들은 대부분 일회용일 텐데 모두 어디에 버려지는 걸까요? 정말 어마어마하잖아요. 기후변화 때문에 전염병 문제가 심각해진 건데 이게 모두 악순환이구나, 그런 생각이요. 참 어려운 문제죠... 일단 저희 아이들은 마스크를 잘 빨아서 쓰고 있어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예쁜 천을 골라서 마스크를 만들었더니 인기가 좋아요(웃음)."

연화씨가 멋쩍게 웃는다. 

그런데 어쩐지 도서관 안쪽에서 분주한 소리가 들린다. 난데없이 재봉틀 소리가 들리는 거 같기도 하고. 

"제가 마스크를 직접 만들었다고 하니 도서관 사무국장님도 한 번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해서요. 마침 도서관 아이들에게 천 생리대를 만들어주고 남은 기저귀 천이 있어서 직접 만들어보고 있으신 중이에요."  

공동체에서는 한 사람의 좋은 생각이 빠르게 퍼진다. 안남 어린이들은 새 마스크를 가질 수 있을까? 코로나19 중에서도 배바우도서관은 몰래몰래 분주하다. 
 

마스크 만들기에 도전하는 배바우도서관 오순임 사무국장
마스크 만들기에 도전하는 배바우도서관 오순임 사무국장
마스크 만들기에 도전하는 배바우도서관 오순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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