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엽 원장의 술이야기(24)
김기엽 (향수을전통주연구원장, 군북면 국원리)

허준의 동의보감에 '약 기운을 돌게 하는데는 술보다 좋은 것이 없다'고 기록되어있다. 사람이 만들어 먹는 것 중에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은 술이 으뜸이며 이 술이 약이 된다면 또한 으뜸이 되리라. 약주는 약(藥)이 되는 술로 약재가 들어가 약주도 되며,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술을 청할 때도 약주라 부른다. 조상님들은 술을 빚을 때 그 지역 특산물이나 많이 재배하는 재료와 제철 재료를 이용하여 술을 빚었으니 이 술의 신뢰도는 높을 수 밖 에 없었다. 필자 역시 '2019년 옥천군 관광기념품 경진대회'에서 옥천의 특산물인 옻과 옥수수로 술을 빚어 수상한 바 있다. 조선시대에는 다양한 약재를 넣어 빚는 술이 많았으며 지금까지도 제조법이 전해져 있고 실제로 술을 빚어 먹고 있는데, 식물의 잎을 이용하는 송엽주(또는 송순주), 연엽주가 있고 계피주나 오가피주는 줄기나 마디를 이용하고, 당귀주, 석창포주, 우슬주 등은 뿌리를 이용한 약주이고 백화주, 두견주, 국화주등은 꽃을 이용한 약주가 된다. 동의보감에는 특이한 술이 소개되어 있는데 사슴 삶은 물로 빚은 녹두주와 새끼 양을 고아 만든 고아주라는 술도 있다. 약주의 재료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도 조상님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잎을 이용한 약주 

약주의 재료중 가장 흔한 재료이며 사시사철 채취가 가능하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다. 솔잎은 사계절 채취할 수 있으며 쑥이나 민들레잎은 제철에 채취하여 말려 사용하면 언제든 술 빚기가 가능한 재료들이며 연잎은 신선한 잎을 냉동보관하면 그 향이나 맛이 변치않고 술 빚기가 가능하다. 말린 잎은 달인 물을 사용하거나 고두밥과 같이 쪄내 사용하고 연잎은 마지막 덧술과 함께 항아리에 깔고 덮어주어 술 빚기를 하면 은은한 연잎의 향과 색이 좋은 연엽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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