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식 대표가 자부심을 갖고 만든 국내산 한우 곰탕의 끝판왕
3월1일부터 석갈비와 기계식 평양냉면까지 출시, 메뉴 다채로워
6천원짜리 한우소국밥부터 1만5천원 한우진곰탕, 능이버섯한우소고기전골까지 진진

구읍사거리에 위치한 향수한우소국밥 전경
구읍사거리에 위치한 향수한우소국밥 전경

[으랏차차! 동네가게] ‘진짜배기'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늉은 낼 수 있을지 몰라도 깊은 맛을 내는 것과는 또 차원이 다르다.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수지타산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 깊숙한 곳에는 자부심과 정직함이 자리잡지 않고서는 오랫동안 업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다. 가격은 바싹 내려 수입산을 쓸수도 있는 노릇이지만, 그는 한우만큼은 고집했다. 가장 좋은 원재료로 승부를 걸겠다고 다짐하며 최상 등급의 한우만 사용했다. 이미 아들(안홍섭)에게 물려준 용전 한우에서 검증되고 충분히 대중의 판단을 거친 ‘맛’이었다. 2007년 부터 자리잡았던 용전 한우에서는 숯불구이 위주로 판매를 한다면, 2019년 3월2일 문을 연 향수한우소국밥은 잡은 소의 부산물로 정말 양질의 국밥을 만드는 맛집이다. 인삼이 들어간 사계절 보양식 한우영양탕(1만2천원), 인삼, 대추, 한우소고기, 능이버섯이 들어간 한우진곰탕(1만5천원)을 한 그릇 뚝딱 하면 몸에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면서 스스로 몸이 보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가격이 다소 세지만, 돈이 아깝지 않는 맛이다.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는 국물을 내는 방법인데 설렁탕이 뼈를 중심으로 넣은 맛이라면 곰탕은 좋은 양질의 소고기를 맹물에 넣고 푹 끓인 탕이라 하여 곰탕이라고 한다. 곰이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천천히 푹 삶아 고다' 라는 뜻에서 이뤄진 곰탕의 제대로 된 맛은 향수소국밥에서 느낄 수 있다. 소 만큼은 수입산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최상 등급의 소를 사용하는 것은 2007년 용전한우를 열었을 때부터 지켜온 자부심이었다. 덩달아 배추김치와 고춧가루까지 국산을 쓴다. 단가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우소국밥은 옥천에 제대로 된 곰탕과 국밥을 대접하고 싶다는 그의 마음가짐의 발현이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영양탕과 진곰탕만 팔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서민들도 한우가 들어간 국밥을 맛 보라고 양적인 면에서 고기가 다소 적게 들어가지만, 6천원짜리 소국밥과 8천원짜리 얼큰이 소국밥을 만드는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평소에는 가볍게 소국밥을 먹다가 입맛이 조금 더 고급스러워지면 한우영양탕과 한우진곰탕을 차례대로 입문한다면 그 맛의 차이가 현격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안인식 때표의 말이다. 거나하게 의미있는 날 외식을 한다면 소머리 수육(대 3만원, 중 2만원)과 육회(2만원), 생불고기전골(1만8천원, 2인분)을 곁들이면 좋다. 가장 고급진 음식의 끝판왕은 국내산 능이버섯 한우소고기 전골(대7만원, 중 5만원)이다. 능이버섯 한우소고기 전골을 맛 보면 향수한우소국밥표 요리의 진국을 맛 볼 수 있다. 

3월부터 석갈비와 평양 냉면도 출시해

이제 옥천 정착해 문을 연지 1년차, ‘소국밥’이란 단일 메뉴로 각인 시켜 든든한 국밥 한 그릇 생각날 떄는 향수한우소국밥으로 가자는 이야기가 절로 나올 정도로 각인이 됐지만, 무언가가 부족해 보였다. 좀 더 대중적인 메뉴, 아이들도 와서 즐겁게 먹을 수 있는 메뉴 개발을 고민한 끝에 3월부터 소 이외에도 변칙적으로 돼지석갈비와 평양식 기계냉면을 출시했다. 국밥보다 갈비가 좋은 아이들에게 회식을 좋아하는 직장인들에겐 희소식이다. 석갈비와 냉면을 출시하면서 접촉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조금 더 다양해졌다. 돼지고기 목살 부위와 꽃게를 활용해 두툼한 돼지 석갈비와 양념꽃게장을 같이 놓고 냉면을 기계로 직접 뽑아서 바로 만들 수 있도록 했다. 1인 1만2천원의 석갈비 가격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저녁 특선메뉴로 석갈비+물냉면을 하면 1만5천원, 석갈비+비빔냉면을 하면 1만6천원의 메뉴도 고안해냈다. 냉면을 절반가에 먹을 수 있는 셈. 향수한우소국밥의 새로 출시된 메뉴가 좀 더 다양한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보은 고향, 자수성가해 옥천에 정착한 안인식 대표

이쯤 되면 향수한우소국밥을 운영하는 이가 누굴까 궁금해질 법도 하다. 빈 공터, 보은 37호 국도선을 타기 위해 구읍 사거리에 새로운 이정표가 생겼다. 바로 보은군이 고향인 안인식(68)씨가 땅을 매입하고 건물을 직접 지어 ‘랜드마크’로 불려질 만큼 화려하게 자리잡았다. 그는 대전에서 유통업을 하다가 식당을 차려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기회가 생겨 식당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초반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극복하고 용전 한우 문을 열었다. 한우를 바다부터 배운 안인식씨는 용전 한우를 아들 안홍섭씨에게 물려줬고 안홍섭씨는 국가자격증인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을 가질 정도로 전문성을 갖췄다. 용전 한우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안인식씨는 2010년 죽향초 뒷편 구읍 사거리 각지 터를 매입하여 건물을 올렸다. 시내에서 거리가 있는 만큼 건물에 식당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를 고려했다. 한우소국밥을 메인으로 걸고 옆에 편의점을 운영하여 편의성을 높였으며 이층에는 밥을 먹고 후식으로 커피 한잔을 할 수 있도록 ‘향수 카페’를 열었다. 뜨끈한 영양만점 국밥 한 그릇 먹고 편의점에서 필요한 것 사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면 굳이 이동하지 않아도 한시간의 점심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는 것. 이런 패턴을 고려하여 건물을 설계한 것. 

 밤에도 조명을 켜 놓아 이 거리가 환해졌다. 아예 주소도 옮기고 건물에 거주하면서 옥천 사람이 됐다. 

 “이제 남은 여생은 옥천을 고향처럼 생각하고 살려고 주소까지 옮기고 1년째 살고 있습니다. 살기 참 편합니다. 저에게는 최적지죠. 아들이 운영하는 용전한우에 갈 때도 가깝고 시내도 금방이라 살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어요.”

 그는 경영철학도 남 다르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생각을 해요. 초지일관이 중요하고, 소비자를 절대 속이지 말자. 한 두번은 속일 수 있어도 그 이상 지속하기 힘들거든요. 좋은 원자재 업체와 거래를 트면 함부로 바꾸지 않습니다. 그만큼 신뢰에 바탕을 두죠. 이런 원칙들이 용전한우와 향수한우소국밥을 운영하는 밑거름이 됐지요."

 그는 본인이 공들여 만든 소국밥을 많은 옥천 주민들에게 제대로 맛 보여주고 싶다. “가격을 좀 내린 소국밥을 상징적으로 내세운 것은 가격의 문턱을 넘어서서 많은 사람들에게 맛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구읍이다 보니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아 어르신들이 많이 못 오는 것 같아 아쉬워요. 언제든 맘잡고 한번 오시면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품질과 맛 보장하겠습니다. 향수소국밥으로 놀러오셔요. 이제는 석갈비와 냉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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