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초 27회, 옥천중 24회 졸업, ‘모교와 고향만 생각하면 맘 푸근해져’
한국생물환경조절학회 15대 회장으로도 선출, 삼양초 출신 아들도 미국유학

옥천읍 신기리 출신 최종명 교수가 충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장에 선출됐다.
옥천읍 신기리 출신 최종명 교수가 충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장에 선출됐다.

 

그는 키가 훌쩍 큰 농구선수였다.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전도 유망한 농구선수가 될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큰 공대신 펜을 잡았고 넓은 코트 대신에 책상안에서 더 드넓은 원예학의 꿈을 키워갔다. 농구도 하면 할수록 늘긴 했지만, 공부는 하면 할 수록 깊어갔다. 
충남대 원예학과에 입학하고서 석사까지 마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배재대 원예학과 교수로 11년을 근무했다. 
이후 2009년에는 꿈에 그리던 모교인 충남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고, 올해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73명이 직접 뽑은 두번째 직선제 학장에 80%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해 선출됐다. 겹경사로 그는 올해 한국생물환경조절학회 15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원예학 분야에 전국구 인물이 된 것이다. 
아마 오랜 배움의 시간이, 연구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을 것이다. 
옥천의 출향인 최종명교수(62)가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의 33대 학장이 선출됐다. 
옥천읍 신기리에서 삼양초(27회)와 옥천중(24회) 졸업하고  충남대학교에서 원예학을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어릴적엔 명근이와 블랙야크하는 정태환이, 육종철, 김종수, 오한풍, 김충제, 정천영, 박정옥, 배정옥, 강영선씨 등이 제 친구에요. 신기리에서 동산 너머 친구들과 장난치며 학교 가던 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그 친구들 자주 모여서 동창회도 여러번 하는데 저는 일이 바빠 참석을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었지요.”
동창회에는 참석 못 했지만 고향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미국서 귀국한 이후에도 배재대 교수로 재임시절 고향에서 출퇴근 했다. 
“옥천이 푸근하고 살기 좋아서 배재대까지 출퇴근했어요.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옥천으로 오는 길이 참 좋더라구요. 지금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이사를 나왔지만, 옥천은 영원한 제 마음의 고향이지요.”
덕분에 아들과 딸에게도 고향을 물려줄 수 있었다. “이제 서른한살인 장남 승현이는 삼양초를 졸업했어요. 대전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와 성균관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나서 미국으로 유학가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작은 딸도 삼양초등학교 5학년까지 다녔어요.”
최종명교수는 대학에서 원예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며 원예학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채소와 과수, 화훼, 조경 등의 분야가 있는데 특히 채소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식물영양이나 인공토양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힌다고.  
최종명교수는 옥천에 대해 그리운 기억들이 가득하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엔 아주 시골이었다. 현재는 많이 바뀌어서 깨끗해졌지만 옥천에 가면 옛날 시골이었을 때가 생각이 많이 난다. 지금도 동이면 청마리에 조상들이 계셔서 명절에는 꼭 가서 벌초를 한다. 뒷동산을 넘어 초등학교를 다녔고, 중학교도 걸어다녔다. 다행히 키가 커서 금방 도착하곤 했다(웃음)”

 

■ 농에 대한 인식 바뀌어져야
최종명교수는 “아직도 농과대학이라고 하면 직접 일하는 농사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인공지능(AI)와 접목했을 때 어떤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지 조건에 대한 연구나 모델링을 분석하는 연구를 한다”고 말했다. 
원예학과의 경우 충남대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연구나 취업쪽으로 빠진다. 타학교의 경우는 현장에 가는 경우가 많으나 충남대학교 학생들은 비료나 종자 회사나 농림직 공무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농과대학에서는 생산성을 높이면서 노동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토양이나 온도 등 각종 환경에 대해 분석하고 연구한다. 최종명씨는 그 중에서도 뿌리와 관련된 환경을 주로 연구하는데 토양의 환경이나 영양관계가 식물의 뿌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가장 좋은 조건의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미래에는 농업이 아주 중요한 요소로 부상할 거에요. 딸기와 수박, 고추 등의 작물이 갖는 금전적 가치는 생각보다 높지요. 먹거리는 필수적인 요소이고, 단순히 노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조건이나 생태적 특성을 감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남명현박사 등은 농생명과 출신으로 병충해 전문인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죠”
단, 정부나 기업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에는 염려했다. “정부나 기업이 주도해 토마토온실 등을 한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찬반논란이 있었죠. 전체 시장 자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업이 몇 만평을 움직이면 농산물의 가격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명목상은 수출을 하겠다는 것인데 미국에서는 5만평이나 10만평짜리 유리 온실을 한 번에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전체 면적이 크더라도 2백 평씩 4동, 5동으로 분산할 수밖에 없어 불리한 부분이 있다. 수출을 그만큼 못할 경우 내수로 돌리게 될 수 있으니 농민들이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시설설비비가 농산물 판매금액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농업이 살기 위해서 정책적으로 몇 가지 작물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포도나 사과, 딸기, 토마토 등의 작물을 몇 가지 선정해 육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장수 사과, 금산 인삼처럼 해당 지역의 브랜드가 되기 때문입니다. 전국에서 인삼을 재배하더라도 유통은 금산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는가. 단순히 금액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사를 키우고, 지역의 조건을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사회의 상황에 따른 판단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한미FTA로 인해 포도 농가가 타격을 입게 되었을 때, 옥천은 폐원을 많이 했지만, 영동은 유지하면서 가공을 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였거든요. 보상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 가공품, 와인 등 생산 확장을 도모하고 연구하는 정책을 펼친 경우에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죠. 이처럼 긴 안목이 필요합니다”

 

■ 귀농 청년 위한 정책도 필요해
청년들이 농업에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서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농촌의 붕괴는 궁극적으로 미래의 사회를 위협할 수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농업을 하려고 뛰어들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농사에 처음 뛰어들려면 시설이나 땅 등의 초기 자본이 필요한데 청년들이 선뜻 나서기 어렵습니다. 논산의 경우 ‘귀농귀촌 영농기술교육’이라는 것을 실시하는데 전반기와 후반기에 각각 백 명의 지원자가 찾아옵니다. 실제로 지원과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상당한 인원이 관심을 갖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옥천은 대청댐으로 인해 환경오염을 적게 일으키면서 생산할 수 있는 농업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에요. 논산처럼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종명 교수는 농업의 전망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이야기한다. 
“온실작물의 비중이 늘어났어요. 하우스의 면적만으로는 우리나라가 세계 2위 수준입니다. 게다가 1위는 중국이라 인구비례로 따지면 꼭 그렇게 보기도 어렵습니다. 하우스 작물의 생산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밀한 컨트롤이 필요합니다. AI가 발전하는 시기에 정밀재배를 하게 되면 육체적인 노동도 감소합니다. 병충해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농약의 사용 역시 줄어들어 더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공부하고 연구한 학문이 고향 농촌에 도움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워렌 버핏 역시 앞으로의 희망은 농업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사회적 분위기가 농업에 썩 우호적이지 않은 면이 있지만 관련분야의 교수들은 모두 농업의 전망이 밝다고 판단합니다. 농업, 농촌에 대한 희망을 갖고 옥천도 꾸준히 정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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