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면 은행리서 유기농 토마토 재배하는 최영관씨
포도에서 토마토로 본격 작목 전환
토양병 등 한계 딛고 윤작으로 새 해법 찾는다

4일 오후 군서면 은행리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에서 최영관(55)씨를 만났다.

옥천 토마토 역사를 얘기할 때 안남 배바우 공동체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0년 무농약 토마토 재배를 시작으로 유기 전환을 이뤄내며 친환경 토마토 선두주자로 평가받기 때문. 하지만 농가들은 날이 갈수록 치솟는 생산비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재배를 포기하며 이제는 그 모습을 쉬이 만나볼 수 없게 됐다.

최영관(55, 군서면 은행리)씨도 이같은 토마토 농가의 고충에 동의한다. 토마토는 토양병에 취약하다. 특히 같은 땅에 같은 작물을 해마다 심어 가꿀수록 그 발생 빈도는 더 커진다. 여기에 유기 재배까지 이뤄지면 농부의 세심한 관찰과 섬세한 손길은 배가 된다. 

그럼에도 토마토 재배를 선택한 이유는 노력이 들어간 만큼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작목이기 때문이다. 본래 포도농사를 짓던 그가 과감히 품종을 전환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비닐하우스(군서면 은행리 일원)에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캠벨얼리 포도를 유기로 재배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아예 다 뽑아버리고 토마토를 심을려고 해요. 원래도 군서면과 경계에 위치한 추부면 신평리에서 토마토 농사를 꽤 지었는데 그쪽을 양액 재배 형태로 바꾸고, 이쪽은 구획을 나눠 계획 생산을 해보려고 합니다."

최영관씨가 생산한 토마토. (사진제공: 최영관씨)
최영관씨가 생산한 토마토. (사진제공: 최영관씨)

15년 전 금산군 추부면으로 귀농했다. 그 전까지는 대전에서 일반 회사에 다녔다. 군서면 은행리로 아예 터를 옮긴 건 충북이 농사를 짓기에는 더 적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금산은 아무래도 인삼이나 깻잎 등을 주로 지원하다보니 포도나 토마토를 쭉 재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제 생각에는 충북이 농업하기에는 지원 측면에서나 더 좋다고 봐요."

귀농 후 처음으로 재배한 작목은 포도였다. 본래 유기 재배가 아닌 일반 재배를 선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농약 없이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가족 때문이었다.

"일반 재배로 포도 농사를 짓다 보니까 제가 아프더라고요. 이렇게 재배한 포도를 내 아들에게 먹인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에 걸렸어요. 내 가족도 건강하게 먹을 수 있게 농사짓자는 마음에 유기 재배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레 토마토 농사도 유기로 짓게 됐죠."

한살림, 유성 품앗이마을, 두레생협 등이 주 판로였다. 그러다 학교급식에 토마토를 납품하게 되면서 옥천 로컬푸드 사업과 연을 맺었다. 현재는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도 최영관씨가 생산한 토마토를 만나 볼 수 있다.

"올해 같은 경우는 작황 상황이 많이 좋지 않아요. 본래 400평 규모 토마토 밭에서 9톤 정도 생산량이 나오는데, 올해는 1톤 미만 수준에 그쳤어요. 연작으로 인해서 토양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해당 경험으로 이제는 토양관리를 더 철저히 하고 윤작(한 경작지에 여러 가지의 다른 농작물을 돌려가며 재배하는 경작법)을 통해 타개점을 찾아야죠."

로컬푸드 직매장이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농산물만 연중 공급돼 채워진다면 타지역에서도 많이 찾는 매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전과 인접한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의 지리적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아직까지 다양한 농산물들이 매장에 공급되고 있지 않아서 이 부분을 장기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이것만 해결되면 충분히 좋은 조건이고,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큰 규모 농사는 짓기 더 어렵잖아요. 그렇기에 직매장은 고령화 돼가는 소농들을 위한 적격의 판로라고 생각해요."

그의 남은 목표는 향후 그가 경작한 밭을 아들이 잘 물려 받을 수 있도록 농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27살인 아들이 있어요. 아직까지는 농업에 대한 강요는 하지 않아요. 다만 이후에라도 아들에게 농사를 물려줄 때 안정적인 상태로 물려주고 싶어요. 양액 재배로 일부 변경하는 것도 나중에 좀 더 편하게 농사 지었으면 하는 마음이 작용한 거죠. 지금은 새롭게 시작하는 토마토 윤작 재배에 힘을 쏟을 거에요. 기본을 잘 지킨다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올 거라고 믿어요!"

버섯 배지를 뿌린 밭에서 로타리 작업 중인 최영관씨의 모습.
버섯 배지를 뿌린 밭에서 로타리 작업 중인 최영관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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