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읍 가화리 꿈꾸는 도예공방 모모 운영하는 손미선씨
우연찮게 시작한 도예 취미, 인천미술전람회 4번 특선으로 초대작가 반열에
강습, 작품 활동, 마을 학교 강사로 활동, 전통문화체험관 체험 강사로도 선정

 

마을 깊숙한 골목, 부러 찾지 않으면 찾지 못하는 그 곳에 꿈꾸는 도예공방 모모가 있다. 남향의 낮은 햇살이 비추면 조막만한 마당의 화분의 꽃들이 방긋방긋 웃지만, 그 안에 들어가면 도자기들이 서로 맘깊은 대화를 하는 공간이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동화읽는 어른모임 활동을 하다가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해 클레이, 서양화, 요리, 바리스타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 나갔다. 여러 분야를 유람하다가 정착한 곳이 바로 도자기였다. 처음에는 평생학습원에서 하던 두드림강좌가 시작이었다. 2015년부터 안내면 월외리 양금석 선생의 청자 공방에서 열심히 배웠다. 청자 색의 신비함도, 도자기의 흙냄새도, 익숙치 않고 새로웠을 떄였다. 일주일에 세번 가는 강습일, 하루 갈 때마다 6시간씩 푹 빠져들었다. 매력은 차차 드러났고 진득하게 빠져들기 시작했다. 하면할수록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도예의 너른 품에 폭 빠져드는 것 같았다. 안정된 작업실, 그만의 공방이 필요했고, 함께 공유하고 싶은 ‘플랫폼'이 간절해졌다. 평소 친분이 있던 전향숙씨가 장애인 아동 돌봄교실로 빌려놓았던 공간을 그대로 인수받았다. 월세가 비교적 저렴했고 처음 시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격이었다고 생각했다. 벌써 3년차, 손미선(49, 옥천읍 매화리)씨의 자립도예공간이기도 한 꿈꾸는 도예공방 모모를 찾았다. 

 

■ 정지용 시인을 테마로 기념품도 만들다

 눈에 바로 띄는 것은 정지용 시인이다. 충북도 기념품 공모전에 두번이나 입상한 이력, 정지용 시어등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가 기념품으로 만들었다던 정지용 명함꽂이도 투박하지만, 정감있다. 손으로 다 직접 만든 것들이다. 안동시가 주최한 기념품 공모전에서도 간고등어를 주제로 장려상을 받았다. 그는 어느덧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인천광역시 미술전람회 전에서 연거푸 특선 4번을 하면서 초대작가 점수를 다 채워 조금 있으면 작가증이 나온다. 짧은 시간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안에 감춰져 있던 끼와 재능, 그리고 노력 덕분이었다. 도내 신진작가로 초대전을 열기도 했다. 출품한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취미 이상의 실력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청자로 만든 두꺼비 가족은 부모 두 마리와 다섯 세끼 두꺼비가 올망졸망 모여 있는 것이 보고만 있어도 흡족하다. 두꺼비 눈은 여러번 거쳐 금으로 도금할 정도로 정성이 깃든 작품이다. 청자 모란함과 청자 봉황편호 같은 작품도 마치 언뜻 보면 문화재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정교하게 잘 만들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얻었다. 취미가 업이 되고, 작가로 되기까지 많은 열정의 시간과 애정의 공간이 열려야 했다. 배운 것들을 쏟아부으며 다지고 싶었다. 나만의 공간, 작업실이 필요했다. 

 

■ 영동이 고향, 다양한 취미 섭렵 후 도예에 안착

 영동이 고향이다. 모교인 영동읍 주곡리에 있던 화곡초등학교는 졸업 후 폐교가 되어 싸또마니 와인회사가 들어섰다. 옥천과는 별 연고가 없었다. 대구에서 결혼하고 신혼 생활을 한 후 대전으로 이사 와 살다가 옥천에 주택 가격이 저렴해 이사를 왔었다. 그런 연고로 옥천에 와서 산 지도 20년이 다 되어 간다. 얼리 때 왔던 큰 아들 금성이는 벌써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고 연주는 중학교 2학년이 됐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장야주공아파트에 살다가 자연과 함께 하고픈 마음에 매화리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했고 동화읽는어른모임을 거쳐 칼라믹스, 요리, 바리스타 다양한 분야의 취미 활동을 하다가 도예로 모아졌다. 흙을 만지면 만질수록 깊숙하게 빠져들었고 몰입하면 할 수록 여러 잡생각이 자연스레 정리되었다. 치유의 시간이었고 마음이 한껏 고양되는 시간이었다. 이 좋은 것을 나만 할 수 없기에 과감히 공방을 내었던 것. 공간을 얻었지만, 고정비용으로 들어가는 월세와 전기가마가 잡아먹는 전기세 등 이것저것 들어가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전업 예술작가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막상 닥치고 보니 월세라도 벌어야 겠다는 요량으로 방과후 교육도 하고, 마을학교 강사로도 적극 뛰었다. 최근에는 새로 개관하는 전통문화체험관 강사에 응모해 선정되었다. 
 “공간을 얻으면서 자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벌인 일인만큼 집에 도움 받지 않고 스스로 건사해보자고 그랬지요.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도예공방을 열어 개인 강습도 하고 있는데 요즘은 코로나 시국인지라 거의 사람이 없네요. 이 공간에서 강습도 열고 외부 출장 강좌도 나가고 작품을 만들어 인터넷 판매도 하고, 작가적 활동도 계속 병행해 나가고 싶은데 아직까지 모두 시작단계입니다.”


 

 

■ 공방에 갤러리도 만들고, 개인전 여는 것이 꿈

 “옥천을 상징하는 기념품이 없잖아요. 정지용 시인의 시어 콘텐츠로 다양한 도예 기념품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제가 여러 기념품 공모전에 응모했던 것도 그런 작업 중 하나구요.”
  전통문화체험관이 활성화되면 그 한켠에 기념품 코너에 안정적으로 기념품을 납품하는 것도 손미선 작가의 미래계획 중 하나이다. 그런데 쉽지 않다. 전사 작업을 하면 작품이 일정하고 쉽지만,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일일히 다 손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인건비와 시간 등은 바로 가격과 연계되어 어느정도 경쟁력을 가질지 아직 고민이다. 그럼에도 지역 작가들이 이런 고민을 놓지 않고 한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나중에 더 큰 공방으로 옮겨서 작품 갤러리도 만들고, 도반들과 도예작업을 맘껏 하고 싶은 것이 꿈이다. 작품이 모아진다면 개인전도 열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취미생활이라는 것이 경기를 타거든요. 조금만 힘들고 어려우면 접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그 반대로 팍팍한 일상생활에 숨통을 틔워주기도 하거든요. 많은 주민들이 도예를 할 수 있는 여유, 이런 것들을 통해서 삶이 더 풍요로워지길 바라죠.”
 도예를 배우고 싶은 분은 멀리 대전까지 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일주일에 한번, 오전, 오후를 정하고 조금씩 배우기 시작하면 금방 실력은 늘 거라고. 시간 도둑을 잡는 모모 이름을 딴 ‘꿈꾸는 도예공방’ 모모에서 도예에 대한 꿈도 꾸고일에 잠식당한 시간을 되찾아 삶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지 또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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