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충북도립대 기숙사 건물로 성큼성큼 가보자
과학기술 모르는 ‘과기알못’도 열렬하게 환영한다고
충북도립대 메이커스페이스 송윤희 팀장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충북도립대 메이커스페이스에서 백종명 연구원이 특강을 하고 있다.  

 메이커 스페이스에 대해 들어보았는가? 기발한 상상을 하고 무언가 만드는 것에 흥미가 있는 이들은 그리로 가보라. 상상한 것들이 어렵지 않게 이뤄질 수 있다. 전문서적에만 있을 줄 알았던 과학기술이 내 눈앞에 너무도 손쉽게 펼쳐진다. 3D 프린터로 상상한 물체가 바로 현실에서 구현되고 레이저 커팅기로 원하는 모양을 너무도 쉽게 커팅할 수 있다. 오픈소스로 여기저기 있는 코딩을 가져와서 실용적인 물체를 만들 수 있다. 사물 인터넷도 즉석에서 구현할 수 있다면 흥미가 좀 당겨지지 않는가. 누구나 아마추어도 할 수 있다. 일단 충북도립대 기숙사 건물로 뚜벅뚜벅 걸어가보자. 

우리 쫌 메이커 스페이스에 대해 알아볼까?

 기술은 늘 상상하는 대로 발전해왔다.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실체를 만드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 ‘전문적’에서 탈피해 ‘대중화, 보편화’의 과정을 거치는 기술들은 더 창의적으로 발전해왔다.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상 4관왕을 기록하며 수상 소감으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명언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문턱이 낮아진 기술은 창의성을 갖고 다양하게 진보해왔다. 옛날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지작 거리고 과학상자 키트를 방학숙제로 내고 고무동력기와 글라이더를 만들어 그나마 과학의 언저리에서 맴돌던 세대는 빠르게 명멸하고 있다. 그 보다 더 깊숙하게 모든 것이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또한 생활속에서 바로 구현될 수 있는 과학기술들이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잉태되고 있었다. 상상만 하면 쉽게 구현되는 곳, 상상이 현실이 되도록 안내와 교육을 해주는 곳, 과학과 생활이 밀접하게 만나는 접점, 다양한 아이템으로 창업을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이름하여 '메이커 스페이스’, 영어이름 그대로 모든 것을 만드는 공방이다. 유리공예, 나무공예 모든 것을 아우르면서 거기다 실용적으로 코딩으로 사물인터넷까지 구현하는 여러 기술들을 탑재할 수 있는 곳이다. 원하는 모양이면 뭐든지 3D 프린터로, 레이저 커터기로 뭐든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일단은 무료다. 향후 수익 창출로 자생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공간인건 맞지만, 시범 교육 운영기간인 향후 몇 년간은 무료 이용이다. 한껏 언제든 맘 내키는 대로 가서 물어보고 배우고 사용하면 된다. 뭐든 만들 수 있는 신기한 공간이라니 참 매력적인 곳 아닌가? 몰랐다면 찾아가보자. 바로 지척에 있다. 무얼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자유자재로 조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엘이디 등을 만들수도 있고, 헤드폰 거치대도 쉽게 만들며, 조그만 수납장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아이들 장난감을 물론 체스판도 가볍게 만들 수 있다. 기술은 여러 코딩과 디자인 등이 많이 공유되어 있어서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메이커스페이스 운동을 통해 공유된 코딩과 디자인으로 변주하게 되면 다양한 창작물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메이커’란 ‘스스로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DIY의 방식에서 발전하여 자신이 만드는 방법에 대한 경험과 기술을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지식을 창조, 공유, 협업, 융합하여 가치를 확대하는 생산적으로 제작하는 사람’을 뜻한다. 메이커 스페이스란 ‘시초는 1995년 독일 베를린의 c-base로 원하는 것을 만들고 구성원들 누구에게나 묻는 과정을 주고 받는 모임이다. 현재와 같은 메이커스페이스 문화는 실리콘밸리의 차고문화에 더 가깝고 만드는 즐거움의 순수한 본질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공간이다. 이런 내용은 메이커 스페이스 크리에이터 냥의 소개글에서 발췌한 글이다. 일명 크냥은 고양이를 테마로 무언가를 뚝딱 뚝딱 계속만드는 넷상의 동호인이다. 지식백과의 메이커 스페이스의 정의를 살펴보자. ‘3D 모델 파일과 다양한 재료들로 소비자가 원하는 사물을 즉석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작업공간, 이는 전통적 제조업의 과정을 넘어 굴뚝없는 비트 제조업으로 도약하는 가상 세계의 객체를 현실화하는 방법이다. 제조업 자체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켜 일반 개인도 최종 완제품을 생산해 내는 개인제조업의 부상을 예고하고 있다. 

충북도립대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에 놓여있는 3D프린터 기계와 레이저 커터기
충북도립대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에 놓여있는 3D프린터 기계와 레이저 커터기
충북도립대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에 놓여있는 3D프린터 기계와 레이저 커터기
충북도립대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에 놓여있는 3D프린터 기계와 레이저 커터기
충북도립대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에 놓여있는 3D프린터 기계와 레이저 커터기
충북도립대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에 놓여있는 3D프린터 기계와 레이저 커터기

 일단 도립대 기숙사 건물로 가자

 충북도립대 기숙사 정문을 열면 바로 오른 편에 메이커 스페이스 작업 공간이 떡하니 나타난다. 보기만해도 가격대가 상당해 보이는 기계들이 분위기를 압도하긴 하지만, 전혀 기죽을 필요없다. 우리에겐 친절한 안내자 송윤희 팀장이 있기 떄문이다. 엄마손분식 맞은편에 카페 빌을 운영했던 주인장, 디자인에 목말라 있었던 그는 특히 3D프린터와 캐드에 관심이 많았고 카페를 그만두고 배재대학교 3개월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메이커스페이스 운동에 본격 빠져들었다. 발을 들이면 들일 수록 늪처럼 빠져드는 이 운동에 묘한 매력을 느낀 그에게 충북도립대에 마침 생긴 메이커 스페이스는 맞춤형 공간이자 일터였다. 충북도립대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지난해 3월16일 옥천군, 옥천교육지원청과 함께 해당사업 최종 대상자로 선정된 것. 선정으로 인해 향후 5년간 국비 2억4천만원을 지원받아 기숙사 1층인 산학연지원센터에 메이커스페이스 공간(담당교수 김평중)을 마련한 것. 

 사실 중소벤처기업부가 이 사업을 국비로 지원한 가장 큰 이유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통해 혁신적인 창작 지원 및 교육, 활발한 청년창업을 지원해 일자리를 늘이기 위함이다. 도립대는 청년 창업에만 주안점을 두지 않고 주민과 학생, 기업가가 활발히 소통하는 개방형 공동체로 만들겠다 천명하고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든 것. 

 그곳의 상근 운영자로 송윤희씨가 여러 지원자 중에 최종 낙점되었다. 주민들과의 친화력은 물론, 스페이스 공간에 대한 이해, 메이커 스페이스에 대한 열정과 노력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현재 1기 20명이 수료를 마친 가운데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있다. 1기는 총 8주과정이었는데 직장인들이 있어서 야간 7시에서 10시까지 일주일에 한번 목요일에 교육을 했다.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참여할 정도로 다양했다고. 

군서면 금산리로 귀촌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백종명 연구원이 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군서면 금산리로 귀촌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백종명 연구원이 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군서면 금산리로 귀촌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백종명 연구원이 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군서면 금산리로 귀촌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백종명 연구원이 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시골로 간 메이커 군과 AI양’책을 읽어보면 쉽게 이해가 돼

 메이커 스페이스는 옥천신문 지면에 한차례 소개된 적이 있다. 군서면 금산리에 귀촌한 백동명, 신성희 부부를 인터뷰하면서다. 그들 부부는 메이커스페이스를 알기쉽게 소개한 옥천 귀촌 버전 ‘시골로 간 메이커 군과 AI양’ 책까지 펴낸바 있다. 백동명씨는 카이스트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부 석사를 마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0년 넘게 이동통신과 가상네트워크 분야에서 연구한 유능한 연구원이었고, 인문학도였던 신성희씨는 남편 백동명씨의 과학기술을 인문학적으로 알기쉽게 ‘당의정'을 입혀 쉽게 읽히는 책을 만들었다. 그들은 이미 옥천에서 메이커 스페이스란 단어를 알린 선구자이다. 군서초등학교와 함께 메이커스페이스를 교육했고 그가 운영하는 펜션에서 전국에서 온 학생들이 메이커 스페이스의 ‘세례'를 받고 갔다. 그의 책을 살펴보면 귀촌한 집에 CCTV도 직접 만들어 설치하고, 방마다 원격 온습도계를 설치하고, 근접 센서등도 뚝딱 만들었다. 과학 기술의 영역, 감히 침범할 수 없는 전문분야를 너무도 쉽게 전복한 즐거운 일탈이었다. ‘과기알못'인 신성희씨의 눈으로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읽기만 해도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듯 하다. 

 “백동명, 신성희 선생님의 인터뷰 기사를 옥천신문에서 봤어요. 여기 초청해서 여러번 특강도 했는 걸요. 그런 분들이 옥천에 있다는 것이 큰 자산이죠. 메이커 스페이스를 어떻게 운영해볼까 많이 자문도 받는답니다.” 

송윤희 팀장이 직접 고안해 만든 휴대폰 거치대
송윤희 팀장이 직접 고안해 만든 휴대폰 거치대
송윤희 팀장이 직접 고안해 만든 휴대폰 거치대
송윤희 팀장이 직접 고안해 만든 휴대폰 거치대

메이커 스페이스 송윤희 팀장의 생각

  “누구나 만들어보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해요. 기계를 사용할 줄 모르셔도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배울 수 있어요. 국내에는 정말 다양한 메이커 스페이스가 있어요. 가마를 놓고 도자기를 만드는 곳도 있고, 유리를 접목한 곳, 심지어 천문학을 하셨던 분이 아이디어를 내서 망원경을 제작하기도 해요. 내가 무엇을 만들어내고 싶은가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곳이 바로 메이커 스페이스입니다”

  메이커 스페이스 일단 문을 열었는데 어떻게 운영을 해볼까 고민이 많다. 

 “일단 장비 값이 비싸요. 연간 운영비는 9천만원 정도인데, 여기서 인건비를 제외하고 5천만원정도가 구축사업을 위해 사용돼요. 3년간 사업을 운영한 후 평가를 통해 좋은 점수를 받으면 2년 간 추가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그 후에는 자립하게 됩니다. 자립한 이후에는 장비에 대한 지원이 없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많은 노력을 해야 하죠”

 송윤희씨는 메이커 스페이스에 가고 싶어 18년 한 해 동안 라이센스를 여러 개 땄다. 본인이 혼자 구축을 하기에는 IT, 전기회로 등 여러 전문가와의 인프라가 없어서 취직을 원했었고, 우연찮게 전담인력을 따로 구해서 기회가 되었다.

 송윤희씨가 느끼는 메이커 스페이스의 매력은 가장 큰 매력은 ‘공유’이다.

 “아이디어나 정보를 갖는 것은 나만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거든요. 그런데 갖고 있는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더 좋은 것이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죠. 융합적인 사고가 참 매력적이죠. 옥천이라는 곳이 아직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공유에 대해 어색해 하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익숙해지면 정말 재미있거든요.”

 메이커 스페이스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누구나 올 수 있어요. 일단 오시면 메이커 스페이스 운동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장비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 드리죠. 3D프린터나 레이저 커팅기까자 사용하기 어려우면 유튜브 사나고 채널로 유명한 3D펜으로 익숙하게 한답니다. 앞으로 초급, 중급, 고급반으로 나눠서 강좌를 진행하려고 하구요. 일반 주민 대상 특강도 하려구요.”

 군단위에 메이커 스페이스 공간이 설치된 곳은 드물다고 맘껏 이용하라고 덧붙인다. “조금더 실력이 되면 대전에 가면 시민창작센터에 전문랩이 있거든요. 거기는 고가의 설비나 장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것을 구현할 수 있을 거에요. 옥천에서 기본기를 다진 후에 대전 전문랩을 이용하면 좋겠지요”

 “기업의 경우 하나 모델을 만들기 위해 사출을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샘플을 만들기에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이용하는 곳이 비용 절감에 좋아 인력을 파견해 일부러 교육시키는 경우도 많답니다"

 그런데 3D프린터가 생각보다 금방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적층 구조로 서서히 쌓아가기 떄문에 보통 11시간에서 24시간, 길게는 며칠 걸리는 것도 있다고. 

 하지만, 이도 기술 발전으로 쉽게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커 스페이스 기사를 쓰다가 한 기사가 눈에 탁 걸려들어왔다. 최근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응용과학기기연구실 연구진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적층 방식 대신 감광성 액체 수지를 원통에 놓고 회전시키면서 레이저로 굳히는 방식을 개발했다는 것. 입체 모델링을 위해 쓰는 엑스선 단층 촬영방식을 응용한 것. 기존 3D프린터보다 10배나 빠른 속도라니,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폭발적으로 다양한 창작물이 나올 듯 하다. 도립대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이 기대가 되는 이유다. 

풀씨 이해수, 황민호 기자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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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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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교 교육받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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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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