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어르신들 매일 알뜰살뜰 모여 점심식사

18일 오후 4시, 화인경로당에 옹기종기 모인 어르신들 모습.

[읍면소식-안내면] 안내중을 지나 '인포리'라 써진 나무 표지판을 따라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이 화인경로당이다. 18일 화요일 오후 4시, 9명 어르신들 옹기종기 모여 있다. 대전에서 온 보따리상에게 막 필요한 옷을 산 어르신들, 새 옷을 이리저리 한 번 입어보며 TV도 보고 수다 중이시다. 그러다 반갑게 인사한다. '누구신겨?'

옥천신문이 인포리 화인경로당을 처음 찾아온 게 아니다. 2015년 12월, 한 해 살림살이를 돌아보는 마을회 때 마침 기자 한 명이 화인경로당을 찾았다. 육개장에 흰 쌀밥, 수육에 송편까지 한 상 든든하게 차려먹고 마을 돈독한 정을 듬뿍 느끼고 갔다. 

요새는 뭐하고 지내시나. 이날 어르신들은 점심에 할아버지까지 15명이 모여 다 같이 찰밥과 김, 콩나물국을 시원하게 끓여 점심식사를 했다. 할아버지들이 경로당을 나가자 읍에 다녀온 문기화(81) 할머니가 봉숭아 분말을 슬며시 꺼냈다. 오순도순 둘러 앉아 약지와 검지, 엄지, 저마다 손톱 두어개씩 봉숭아물을 들였다. 맨들맨들 오래오래 가라고 투명 매니큐어도 발랐다. 평소에는 윷놀이를 자주 한다. '화투는 안 쳐. 민화투는 칠 줄 알긴 알지만 윷놀이가 재밌거든.' 

경로당에 필요한 건 없는지 물었다. 냉장고가 더 컸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또 할아버지들 소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른 경로당에 비하면 냉장고가 작아. 다들 음식 조금씩 가져와서 점심 같이 해먹고 요리도 하고 하는데 냉장고에 음식을 다 안 들어가" (구정순,75)  

"할아버지 방에 소파가 필요해. 경로당에 소파가 없어. 할아버지들이 다리를 쪼그리고 못 앉는데... 한 번 땅에 퍼질러 있다 일어나면 한 바퀴씩 돌아 일어나야 해요, 할아버지들이." (김정순,70) 

정춘자(82)·구정순(75)·박금자(79)·최채웅(80)·문기화(81)·김정순(70)·김경연(83)·한동선(82)·홍명표(85) 할머니. 지난 2005년 5월 처음 경로당이 만들어지고 난 뒤부터는 좁은 집집마다 모일 필요가 없어졌다. 아침 먹고 하나 둘 경로당으로 발걸음해 오후 5시 저녁 먹으러 집에 돌아가기 전까지 매일같이 모인다.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경로당, 함께하기에 조금 더 편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18일 오후 4시, 화인경로당에 옹기종기 모인 어르신들 모습.
18일 오후 4시, 화인경로당에 옹기종기 모인 어르신들 모습.
18일 오후 4시, 화인경로당에 옹기종기 모인 어르신들 모습.
18일 오후 4시, 화인경로당에 옹기종기 모인 어르신들 모습.
화인경로당 전경
오후 5시, 저녁은 집에서 먹기 때문에 할머니들은 하나 둘 할아버지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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