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용 (안남 화인산림욕장 대표)

수달은 보고 있기만 해도 눈을 즐겁게 하고, 경쾌하고 열정적이고 활달한 행동에 누구나 매료 되게 한다.

분포지역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유럽 남부지역,아시아 중.남부지역,북 아프리카 지중해식 기후대와 말레시아,인도네시아에 비교적 널리 분포되어 있다.

아마존강 유역에도 자이안트 수달( Giant otter)이 난개발에 맞서 영역을 고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강과 하천의 지류가 전국적으로 많아, 수달이 고르게 분포되어 서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옥천군은 대청호를 사방팔방으로 접하고 있어 수달에게는 천혜의 서식지로 혜택 받은 명소라고 할 수 있겠다.

향수신협 이사장인 민춘식(閔春植) 향우 (鄕友)로 부터 수년전에 어망에 수달이 걸였으니 생각이 있으면 하향하여 함께 하자는 연락도 받았었고, 가끔 로우드 킬( Road kill=길위의 참변)을 당한 수달의 사체를 뉴스로 접할 때가 있을 정도로 가까이 대할 수 있는 동물 이다.

수달은 족제비과의 식욕이 왕성한 육식동물로서 매끈하고 촉감이 좋은 모피 때문에 세계 도처에서 남획되고 있는 모피수( 毛皮獸) 이다..

족제비과의 상징적인 동물은 해달을 들 수 있다.

해달(海獺=Sea Otter)은 북 태평양 베링해 연안에 서식하는 아주 앙증맛고 귀여운 동물로서, 배영상태에서 새끼를 안고 두 앞발로 조개를 깨는 모습은 너무나 귀여운 나머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필자가 목재 관계로 자주 갔던 알래스카 앵커리지(Anchorage)에서 가끔 크루저(cruiser)을 타고  코디액 (Kodiak) 섬과 카트마이 국립공원(Katmai National Park) 사이의 해협을 지날 때 이 해달들의 향연( 饗筵)을 만끽할 수 있었고, 미국의 국조 (國鳥)로서 백악관 브리핑 때에 브리핑 데스크 정중앙에 박힌 국장(國章)의 힌머리독수리를 비롯하여 덩치 큰 회색곰(Grizzly Bear),순록, 말코손바닥사슴(moose) 등 야생의 진면목을 어감없이 볼 수 있는 유명한 장소이다.

해달은 모피중 모피로 인기가 있어 무분별한 남획으로 한때 800 여 마리 밖에 남지 않아 멸종위기에 까지 이르렀으나, 미국정부의 눈물겨운 보호정책 아래 지금은 개체수가 많이 불어나 거의 복원된 상태란다.  현재의 해달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일등공신으로,모피로 팔때 보다 수백배의 수익을 올리는 견인차가 되어 달러 박스( Dollar Box)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일본은 우리 보다 수달 서식환경이 좋아 北海島(Hokkaido)까지 영역을 확대하여 전국적으로 분포된 아주 친숙한 동물 이었었다. 

필자가 일본 대도시를 제외하고 200번 이상 다닌 중,소도시는 高知?(Kochikeng) 須崎市(Susakisi)가 유일하다.

왜냐하면 조부가 경북 달성 출신으로 파찐코 7개점(店) 을 경영하는 평화상사(平和商事) GROUP의 재력가인 박명서(朴明緖) 사장이 필자와 형제 처림 지내는 절친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필자를 위해 언제나 편히 쉬어 가라고 편백나무로 내장을 한 단독주택을 지어 주어 골프,바다낚시,온천,국빈대우가 울고 갈 정도로 매일 진수성찬의 향연 (饗宴)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의 특별 배려로 지금까지 필자의 친구,지인들을 연인원 300명 이상을 데리고 가 덧없이 흐르는 인생을 즐기고 오는 충전소와 같은 곳으로 되어버렸다.

사실 시코꾸(四國=愛媛,高知,香川,島)섬은 여행자유화 이전에는 한국인들에게는 교통도 불편한 외전 곳인 데다 교포수까지 아주 적어 외면시 되어 온 곳 이다.

1977년 3월 벗꽃 만개일에 즈음하여 수사끼 친구집에 갔다가 우연히 화지(和紙=닥나무로 만드는 우리의 한지) 제조 공방을 가게 되었다..

바로 이웃에 수달박물관이 있어서 들어가 견학 후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이곳이 일본에서 수달이 1974년 9월 최후로 서식했던 곳으로 마지막인 수달을 박제하여 전시해 두었으며, 수달 모양을 한 과자,인형,그롯, 수달이 그려진 손수건,샤쓰,앞치마를 비롯하여 수달을 테마(Thema)로 한 온갖 잡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주말이면 전국각지에서 수달을 추모하는 관광객이 몰여와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세계 각지에서 수달연구가들이 수달이 어떻게 이곳을 교두보로 알고 끝까지 버티다 죽어 갔는지 알고싶어 현지 답사차 수사끼에 온다.

시고꾸산맥에서 발원하여 일본에서도 청정지역으로 첫 손을 꼽는 四万十川(Shimantogawa)의 지류인 은어와 각종 어족이 풍부하며 깨끗한 물을 좋아하는 수달에게 명경지수 같은 新壯川(Shinjogawa) 에서 수달이 종말을 고하다니... 도무지 이해가 안갔다.  필자의 짧은 식견으로는 서식환경이 우리 보다 월등히 좋은데도......의아하기 그지없었다.

박명서 사장이 작은 낚싯배 2척과 화장실,샤워실,조리실이 잘 갖추어진 12승 쌍발 대형 엔진이 장착된 낚싯배를 2척 구입하여 마리나(Marina=요트나 모터보트 등을 위한 육상 보관시설)를 조성하여 그 관리인 겸 책임자로 吉野寬昭(Yoshino Hiroaki) 씨에게 맡겠다.

마리나는 박 사장 자비로 설치 했지만, 요시노 씨가 자신의 개인 사업체로 등록하여 운영과 관리를 맡아 어느덧 200 여 척으로 불어나자 그 관리비가 짬짤하게 되어 여유가 생겨, 1998년 1월에 필자가 갔을 때 요시노군(君) 이 숙소로 찾아왔다.  방문목적은 자기가 시의회의원으로 입후보 하고 싶은데,박 사장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파찐코 내 한 모퉁이에 조그만 선거사무실을 설치하고 싶다고 했다.

자기는 감히 입이 떨어지지 않으니 필자 말은 박사장이 틀림없이 잘 들을 것 같아 야밤에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 왔단다.

필자가 생각하니 재일동포인 박 사장은 선거권이 없을 지라도 각 점포에 선거권이 있는 일인들을 수 백명 고용하고 있어, 당선은 따놓은 당상 같기에, 그 대신으로 당선되면 한국의 수달을 입양토록 조건을 붙였다. 요시노 씨는 박 사장과 평화상사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TOP으로 당선되어, 당선 축하연회에서 필자가 농담으로 월급의 반은 필자에게 주어야 된다고 했더니 모두가 장내가 떠나가도록 파안대소 했다.

시의회 회의 때 그가 한국의 수달 입양 프로젝트(project)건을 발의하여 갑론을박하는 TV 중계 장면을 필자가 방문시에 보여주곤 했다.

30년 전만해도 족제비과의 대부인 족제비를 화인산림욕장 입구 개울과 계곡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귀염둥이 이었었다.

그러나 무분별 하게 들어선 콘테이너에서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로 야생 고양이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에서인지 20여 년전부터는 도통 볼 수 없게 되어 당황모(唐黃毛) 에 일필휘지(一筆揮之)란 말도 옛말이 되겠다고 생각되었다.

필자가 MDF(Midium Density Fiberboard= 나무를 분쇄하여 가루로 만들어 압축하여 만든 건축,가구용 판재) 소재 관계로 호주의 태즈메이니아(Tasmania)섬을 1990초에 유카리나무를 조사하려 갔었다. 현지에 가서 가장 놀란 것은 가축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만으로 태스메이니어 주머니늑대(일명 태스메이니어 타이거)를 닥치는대로 총으로 쏘아 죽여 1936년에 지구상에서 완전 멸종시켜 버렸다는 슬픈 소식 이었다.

초식을 하는 캉거루와 코알라 처럼 주머니낭 (새끼를 넣어 기르는 주머니)을 갖고 있으면서도 육식을 하여 동물계의 이단자였기 때문에 더욱 애석했다.

주둥이와 다리는 늑대와 비슷하나 등과 꼬리에는 얼룩무뉘줄이 있어 호랑이 처럼 생긴 주머니늑대를 주도(州都)인 호바트(Hobart) 박물관에서 실물 박제와 멸종되기전의 생생한 동영상을 보았고, 귀로에 멜버른(Melbourne) 박물관에 설치된 멸종 주머니늑대 복원 연구소에서 정부로부터 수백원을 지원 받아 불철주야 복원에 사투하고 있는 연구진들을 대할 수 있었다..

한때는 정부에서 마리당 25센트 까지 지원금을 주며 포획을 독려했던 주머니늑대를, 이제는 죽은 사체에서 DNA까지 추출하여 복원에 혈안이 되어 있으니 아이러니하기 그지없었다.

금년으로(2020) 5선에 접어든 관록의 요시노 의원이 고군분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의회는 2017년 생태계를 교란 시킬지도 모른다는 염려로 외래종을 받아 드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일본 환경청(우리의 환경부)도 일본열도에서 야생 수달은 한 마리도 남김없이 완전히 멸종 되었다고 2013년 8월에 정식으로 RED LIST에 올려 멸종선언을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말고, 일본수달과 호주 주머니늑대를 반면교사로 삼아 한번 사라진 동물을 복원 하기가 얼마나 난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수달도 개발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서서히 개체수가 줄어 들고 있어,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에 일본 처럼 어느날 갑자기 자취를 감출것을 대비하여 화천에 있는 수달연구소를 국토의 중앙이며, 개체수가 가장 많은 옥천으로 초치하여 대대적인 연구를 할 수 있게 행적력을 발휘 할것을 건의하고 싶다.

정부도 수달을 1982년 11월 4일에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한 후, 불과 30년만인 2012년 7월 27일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서둘러 지정 했고, 아울러 개발에 따른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에서 수달을 구하기 위하여 매년 5월 마지막 수요일을 세계가 수달의 날로 정했음을 상기해 주시길 바라 마지않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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