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엽 원장의 술이야기(21)
김기엽 (향수을전통주연구원장, 군북면 국원리)

막걸리도 저온상태에서 오래두면 맑은 술과 앙금이 분리되고, 약주나 과일주도 마찬가지로 맑은 술이 생겨난다. 그러나 색이 맑아진 부분을 청주(淸酒)라 하지는 않는다. 청주란 이름을 가지려면 삼양주 이상의 술 빚기를 거쳐야 하며 쌀, 물 , 누룩이외의 재료를 사용하지 말아야하고 재료는 우리의 것이어야 하며 인위적인 온도 관리보다는 겨울철 저온숙성을 거치며 100일 이상 여과후 숙성이 되어야 기본적인 淸酒의 조건이 된다고 본다. 

고려도경-송나라의 사신 서긍(徐兢, 1091년 ~ 1153년)이 1123년에 고려를 방문하여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보고서-의 기록에 보면 '왕이 마시는 술을 양온(良溫)이라 하는데 좌고(左庫)의 맑은 법주다'라고 하였는데 왕실의 술을 빚는 기관인 양온서에는 좌고와 우고가 있는데 왕이 마시는 술은 좌고에서 빚었으며, '좌고의 맑은 법주는' 궁중에서 제례나 왕에게 올리는 맑은 술 청주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1000년전에도 청주를 빚어 사용하였으며 모든 사람이 즐겨 마실수 있는 술은 아니었다. 고문헌에서도 언급되는 청주는 절기와 계절에 따라 대표적인 술들이 있다. 음력 1월1일부터 해일까지 빚는 '삼해주',정월에 빚어 4월에 완성하는 '소곡주', 가장 추울 때 빚어 삼월에 쓰는 '백일주',정월에 빚어 복숭아꽃이 필 때 맑은 술이 되는 '도화주'등이 있다. 이들의 술은 추운 겨울에 빚어 여름이 되기 전 만들어지며 쌀과 물, 누룩만을 이용하여 빚는 맑은 술이다. 양력으로 시기를 보면 1~2월에 술을 빚어 5~6월에 완성되는 술로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에 걸쳐서 빚어지는 술이다. 청주는 단양주로는 빚지 않고 이양주 이상의 술 빚기를 통해 만들어지는데 대부분의 청주는 삼양주 이상의 술 빚기를 통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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