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면 오덕1리 이규훈 이장

 

안내면 오덕1리 이규훈 이장. 11일 촬영.
안내면 오덕1리 이규훈 이장

 

'이장님, 우리 마을을 부탁해요!' 2020년 각 마을별 바뀐 이장을 소개합니다. 올해 우리고장에서는 총 21명의 이장이 새로 선출됐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옥천읍·동이면·이원면·군북면·안내면·안남면 신임이장 11명을 만나봅니다. 다음주에는 청산면과 청성면 신임이장 인터뷰가 보도됩니다.

이규훈(69) 이장은 본래 오덕 1리 출신이지만 집에서 700m 거리 산모퉁이 돌아가면 오일장이 서는 보은군 삼승면 원남리에서 오래 장사를 했다. 성실하게 일하다 90년도에 영업용 화물차 운행을 시작했고, 무사고 10년이 되니 개인택시를 운영할 수 있게 돼서 또 10년을 일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고 집집마다 차량이 한 대씩 생기자 택시 일은 그만 접었다. 

"일을 접고 나서 오덕리에 들어왔습니다. 돌아와 아버지 어머니에게 이어 받은 5천 500여평 농토에 복숭아와 벼농사를 시작했어요. 농사는 열심히 지었지만 마을 구석구석을 모두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믿고 일을 맡겨준 주민분들에게 참 감사하지요."

적성에 맞든 안 맞든 무슨 일을 하든 10년 이상 묵묵히 해나가는 모습은 고지식해보이지만 또 달리 보면 신중하고 우직해 보인다. 그 모습이 주민들에게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오덕1리에는 42가구 86명 주민이 산다. 실거주자는 64명이다. 이장 일을 시작하게 되어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직책이 무겁다. 일을 맡고 한분한분 찾아다니며 인사를 드렸다. 빈집에는 신임 이장 전화번호라고 메모를 붙여 놨다. 혼자서는 모자라겠지만 함께 잘 해나갈 수 있도록 주민과 지혜를 모으려 한다.

주민들을 위해, 또 서로 돈독해지기 위해 뭘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다가 단합대회와 걷기대회를 준비했다. 맛있는 것 함께 먹고, 어울리고, 운동하고. 비용은 이규훈 이장의 지인들이 선뜻 보태주겠다고 나섰다. 알음알음 900여만원이 모였다. 1월21일 포항 죽도시장으로 단합대회를 갔고 2월8일에는 걷기대회를 열었다. 싸리재고개까지 2.5km를 걷고 다녀와서는 노래자랑와 윷놀이를 했다. 

"농기구, 갈퀴, 괭이, 세제, 사실 작은 상품 몇 개 걸었을 뿐인데 어르신이나 주민분들이나 모두 정말 좋아하셨어요. 이런 자리를 많이 마련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돌아올 음력 초하루에는 농사 시작하기 전에 남은 돈으로 마을회관에서 삼계탕을 대접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규훈 이장은 주민 건강과 화합 위해 고민하고 일하는 이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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