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대보름 행사 취소 혹은 마을단위로 축소 진행
윷놀이, 강줄다리기, 달집태우기 등 다양한 행사로 구성

청산면 교평리에서 정월대보름 행사가 개최됐다. 사진은 청산향교 앞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청산면 교평리에서 정월대보름 행사가 개최됐다. 사진은 청산향교 앞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됐지만 일부 마을에서는 정월대보름 행사를 축소해 진행했다. 감염자 확산을 막기 위해 예년보다 작게 축제가 진행됐지만 주민들의 얼굴에 아쉬움은 찾아볼 수 없다.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는 것만큼 익숙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 역시 소중하기 때문. 옆에 있는 가족, 이웃들과 쭉 행복하길 기도하며 주민들은 둥근 보름달을 맞이했다.

 

■ 군북면 용목리, 간만의 행사로 주민 단합

용목리에 단비 같은 대보름 행사가 열렸다. 8일 오전 10시 용목리 마을회관 앞에서 대보름 행사가 시작했다. 이날 주민 30여명이 참석해 윷놀이, 달집태우기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대보름 행사가 처음이다", "대보름 행사가 오랜만이다"로 주민들 의견이 분분했지만 오랫동안 대보름 행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은 확실하다. 그동안 5월 경로잔치가 유일한 마을 행사라 주민들의 아쉬움이 컸다고. 이에 노원희 이장을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이 모여 대보름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용목리 노원희 이장은 "주민들이 마을 행사가 아무것도 없다고 해서 대보름 행사를 준비했다"며 "단합이 잘되는 모습을 보니 좋다. 앞으로도 매년 대보름 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 동이면 마티리 '제신탑이 마을 평안 지키길'

민속문화재 1호로 지정된 제신탑에서도 정월대보름을 기념했다. 8일 동이면 청마리 마티마을에서는 옥천문화원과 새천년말티영농조합법인이 주관해 어김없이 탑신제가 열렸다. 

올해는 장승을 새롭게 깎아 제를 올렸다. 마티마을은 4년에 한 번씩 장승을 새롭게 깎아서 제를 올린다. 장승을 깎은 전금득(64, 석탄2리)씨는 "석탄리에 살고 있지만, 나무를 많이 만져봐서 장승을 깎아달라는 부탁을 수락했다"며 "직접 나무를 베어다가 3일에 거쳐 장승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마티마을 주민들은 올해 평안을 빌었다. 동이면 마티리 박희용 이장은 "항상 마을의 평안이 함께하는 올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청산면 교평리 '강줄에 엮인 소원'

지역 전통문화를 그대로 살린 대보름 행사로 유명한 청산면은 올해도 어김없이 그 위상을 보여줬다. 2일 교평리, 대동리, 백운리에서 열린 청산면민속보존회 지신밟기에 이어 8일 교평 마을회가 교평다리밟기를 진행한 것. 이날 주민, 공무원, 각 기관단체장 등 200명이 넘는 인원 참석했다.

교평다리밟기의 백미는 강줄다리기. 윗마을 사람들과 아랫마을 사람들이 줄다리기를 하는데 윗마을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올해는 윗마을이 이겨 풍년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교평리 토박이 김종예(78)씨는 "매년 하는 행사인데 올해도 굉장히 즐거웠다"며 "나라도 잘되고 건강하고 편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평리 장철수 이장은 "바이러스 때문에 고심을 많이 했는데 마을 행사로 조촐하게 치뤘다. 다행히 잘 진행된 것 같다"며 "옥천군과 청산면 주민들이 행복하고 평안한 한 해를 보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 군북면 대정리 '대보름은 어르신들과 함께'

군북면 대정리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해 정월대보름 겸 경로잔치를 진행했다. 8일 대촌리 마을회관 앞에서는 반별·개인별 윷놀이 행사와 상품추첨 등이 진행됐다. 이날 30여명의 주민이 참석했다.

대촌리 류영훈 이장은 "해마다 마을에서 정월대보름 행사를 열고 있다. 다양한 상품도 준비하고 윷놀이도 함께하니 어르신들이 즐거워하셔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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