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 선생의 조선화, 분단의 세월을 넘어 한반도에 피어나다
화봉 선생의 조선화, 분단의 세월을 넘어 한반도에 피어나다
  • 양수철
  • 승인 2020.02.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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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출신 월북화가 황영준 화백 대규모 전시회 열려
북한작가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회고전은 처음
황영준 화백 조선화 장르 개척, 공훈화가 칭호도 받아
황영준 화백이 화실에서 사진 촬영한 모습(사진제공:경인일보)
황영준 화백(사진 가운데)과 수양아들 황금철(사진 왼쪽), 며느리와 딸이 함께 찍은 사진이다.(사진제공:경인일보)

 

옥천출신으로 알려진 북한 최고의 조선화가 화봉 황영준 화백의 전시회가 대규모 열렸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황영준 화백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황영준 화백은 6.25전쟁 당시 월북해 북한에서 조선화의 장르를 개척해 북한에서 공훈화가의 칭호를 받은 인물이다. 남한에서 북한작가 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회고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작가의 경우에도 전 생애 그림을 전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조선화는 북한 미술의 대표 장르로, 동양화를 의미한다.

 

■ 옥천 출신으로 알려진 황영준 화백, 6.25전쟁 당시 월북

황영준 화백의 출생지는 옥천 또는 논산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옥천읍에서 살고 있는 황영준 화백의 막내동생(90, 옥천읍)에 따르면 출생지는 논산이지만 옥천에서 가족들과 유년시절을 보냈다. 황영준 화백의 가족들은 매화리 구덕재에서 살았다. 황 화백을 포함해 형제들은 대부분 죽향초등학교를 다녔다.

1930년대 초반 황 화백의 가족들은 전답을 팔아 서울 마포구 도화동으로 이사를 갔다. 황 화백은 인천에 있는 이당 김은호 선생의 화실에서 그림을 배우며 실력을 키웠다. 이당 선생은 조선의 마지막 어진을 그린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후 교통부(일제 강점기 당시 철도청)에 취직해 사무직을 맡으며 일제 강점기에도 그림대회에서 입선·특선을 하고 동아백화점 전시회에 출품도 했었다고. 그러던 중 6.25전쟁 당시 월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영준 화백의 동생은 황영준 화백이 교통부에 전시된 본인의 그림을 지키기 위해 서울에 남아있다가 북으로 넘어갔다고 보고 있다. 황영준 화백의 동생은 "형님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이야 말도 못한다. 한편으로는 가족들이 본의 아니게 고통을 겪기도 했다. 시대가 시대이다보니 연좌죄가 있었던 셈이다. 형제가 월북했다는 이유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엄청났다"며 "죽향초 교사였던 다른 형님은 승진이 계속 안되자 결국 교사를 그만두시기도 했다. 큰형님(황영준 화백)의 큰 아들은 군생활을 하다가 진급이 안돼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형님도 힘드셨겠지만 가족들 모두 아픔을 겪으며 살아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영준 화백과 가족들은 2001년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9.11테러가 발생하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취소됐다. 이듬해 이산가족 상봉 일정이 다시 잡혔지만 2002년 3월5일 황영준 화백이 갑자기 위명을 달리하면서 가족들은 다시 만날 수 없었다.

 

황영준 화백(사진제공:경인일보)

 

■ 황영준 화백 북한 최고의 조선화가로 인정받아, 제자양성에도 힘써

황영준 화백은 북한에서 최고의 조선화가로 인정받았다. 북한의 미술 장르인 조선화를 개척하고 주체미술계 이론을 제공한 탁월한 화가라는 것. 남한 출신이었지만 북한의 예술인들에게 수여되는 최고 칭호 중 하나인 인민 예술가 칭호를 받은 황 화백이다. 황영준 화백은 화려한 색채와 선묘·점묘법을 바탕으로 독특한 그림체를 구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인민, 풍경, 인물 등 다양한 대상의 그림을 그렸지만 특히 금강산·묘향산 등 자연경관의 현장성을 가미해 특색있게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양미술대학(북한의 권위있는 미술대학)의 교수로 제자 육성에도 힘쓴 황영준 화백이다.

전시회를 총감독한 고려문화연구소 이양재 대표는 황영준 화백이 조선화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체화했다고 여겼다. 더불어 화려한 색채와 풍부한 점묘·선묘를 구사해 새로운 실경산수를 구현해냈다고 보고 있다. 황 화백의 작품이 생생한 자연의 현장성과 조형미가 들어간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양재 대표는 "북한의 현대 조선화에서 가장 개성이 강한 그림이 황영준 화백의 그림이다"라며 "황영준 화백의 작품은 전통적인 조선시대 화풍과 채색화로 넘어가는 시점의 근대화풍 모두를 담고 있다"라며 "주체미술의 핵심은 인민 계몽과 화가 개개인이 민족적 특성을 갖추는 것이다. 북한 미술계에서는 황영준 화백이 주체미술의 이론을 제공한 탁월한 화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조화 등 남한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이 그림으로 표현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인일보는 지난달 10일부터 부터 오는 18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황영준 탄생 100주년-봄이온다' 전시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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