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덕·김성임씨 인터뷰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안내면 현리 만물상, 종합슈퍼. 3대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강병덕·김성임 부부의 모습이다. 11일 촬영.

[읍면소식-안내면] 24년 전인 1996년 8월10일 옥천신문 상가탐방 기사를 보면 이은심 기자가 안내면 현리 종합슈퍼를 찾아간 이야기가 나온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은 강병덕(73)·김성임(73) 부부다. 기사에서는 휴가철 피서객들이 김치와 쌀, 고춧가루 등을 찾으면 취급하지 않는 물건이라고 매정하게 대할 수 없어 집에 있는 조미료도 덜어준다는 두 부부의 이야기가 나온다. 슈퍼에서 판매하는 물건뿐 아니라 넉넉한 인심까지 챙겨준다는 이야기다.

현리 종합슈퍼는 강병덕씨 할아버지가 강병덕씨가 태어나기 전부터 운영했다고 하니 역사가 족히 80년은 될 테다. 처음 할아버지가 두부를 만들어 팔고, 거기에 생선과 고무신을 더했고 아버지는 과자와 제수용품을 더해 팔았다. 강병덕씨가 83년도 가게를 물려받아 또 품목을 늘렸다. 안내면 현리 길가에서 아무나 붙잡고 '여기 만물상회가 어딘가요' 물으면 하나같이 종합슈퍼를 가리키는 것은 당연하다.

대를 이어 지켜졌던 만물상회가 이제는 정말 추억 속에 남겨질지도 모르겠다. 11일 가게에서 만난 강병덕씨는 슈퍼로는 더 이상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있어야 장사할 맛이 나는데 이제는 사람이 줄고 안 다니니까 아무래도 어렵지요. 길도 좋아져서 필요한 게 있으면 바깥으로 사러 나가거나, 그게 아니면 대부분 하나로마트로 가요. 옥천사랑상품권이 생기고 나서는 하나로마트를 더 많이 찾아요. 간혹 외지 사람들이 올 때 아니고선... 더 이상 슈퍼로는 어렵겠구나 싶죠. 감자나 콩, 쌀, 고추, 참깨, 들깨 조금씩 농사 지으면서 산다고 보면 돼요. 소일거리로 닭 몇 마리 키우고요." (강병덕씨)

80년 가까운 세월 종합슈퍼가 든든히 서 있었던 것은 종합슈퍼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터. 사람이 줄어드니 이제 슈퍼가 나이가 든 게 느껴진다. 

"물 긷는 바구니라던가 오래된 농기구들, 신철물점에서는 이제 안 파는 물건들이 저희 가게에 있는데 종종 그걸 찾으러 오는 손님들이 있기는 해요. 손에 익은 것들을 찾는 거죠. 그래서 오래된 것들은 일부러 치우지 않고 두기도 하는데, 이런 것들도 이제 얼마 안 남은 거 같아요." (김성임씨)

오래 설득해 강병덕씨와 김성임씨, 그리고 종합슈퍼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강병덕씨는 멀뚱히 서 있다 카메라를 떼니 그제야 웃었다. 80년 역사, 현리 종합슈퍼의 시간이 저물어간다.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안내면 현리 만물상, 종합슈퍼. 3대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강병덕·김성임 부부의 모습이다. 11일 촬영.
이제는 종합슈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바구니들. 종종 손에 익은 물건을 찾는 어르신들이 있다. 이밖에 다양한 농기구도 있다.
안내면 현리 만물상인 종합수퍼
안내면 현리 만물상인 종합수퍼
안내면 현리 만물상인 종합수퍼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안내면 현리 만물상, 종합슈퍼. 3대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강병덕·김성임 부부의 모습이다. 11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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