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찾아간 농부네카페 강소연씨 인터뷰

농부네카페에서 추천하는 대추차. 대추청을 직접 만들었다. 가격은 3천원. 11일 촬영.

[읍면소식-안남면] 한여름 단단한 대추가 한 잔의 차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나?

솥에 잘 말린 대추를 넣고 물을 부어 대추가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뭉근하게 끓인다. 대추가 물렁해졌다 싶으면 큰 체에 대추를 붓는다. 장갑을 끼고 문질러 으깬다. 대추씨와 껍질만 남으면 이걸 다시 솥에 넣고, 물이 자박자박해지게 붓고, 다시 끓인다. 알맹이까지 꾹 짜야 제대로 된 진액이다. 진액이 빡빡하게 반만 남을 때까지 졸이고, 계피가루와 생강가루를 넣고, 설탕을 좀 넣어주면 12시간 가까이 정성 들여 만든 대추청이 된다.

잔에 뜨거운 물을 붓고 대추청을 두 스푼, 대여섯개 잣을 올려준다. 실같은 과육이 느껴질 정도로 진하고 고소한 대추차. 쌀쌀한 찬바람이 불 때 한 잔 마시면 몸 깊숙히 열이 오르고 움츠러들었던 몸에도 한층 기력이 날 테다. 안남, 농부네카페표 대추차다. 

강소연(37,연주리)씨가 안남에 농부네카페 문을 연 것은 지난해 7월 여름이다. 옥천 안남이 고향인 남편과 결혼해 아이 셋을 낳고 읍 옥향아파트에서 살다가 남편이 안남에서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하고, 또 4살 셋째 때문에 층간소음 등 이웃들에게 미안한 일들이 빈번해지자 안남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식당이 좋을까 무엇이 좋을까, 안남에서 제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카페가 생각났어요. 읍에 빵집에서 일하면서 커피 등 음료 만드는 법을 배웠었거든요. 대추차처럼 친정 어머니가 직접 알려주시는 레시피도 있고요. 미숙한 부분도 있지만 조금씩 보완해나가려구요."

이전에는 천안에 살았고 읍에서는 아이 셋을 키우고 일하며 바삐 살다보니 안남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다. 그래서 소연씨가 새로 안남에서 일을 시작하기에 카페가 더욱 좋기도 하다. 주민들이 오가며 안남 새댁인 소연씨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이다.

"근처에 안남초와 배바우도서관이 있어서 학생 손님도 많이 와요. 학생들은 특히 많이 궁금해요. 첫째 진철이가 이제 중학교에 올라가는데 안내중학교에 진학할 예정이거든요. 학생들이 진철이 오빠 누나거나 친구, 동생이 될 테니 자꾸 눈길이 가요(웃음).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인데, 친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저도 진철이도, 농부네카페도 잘 부탁해요." 

정성스럽게 우린 차 한 잔을 들고서 안남에 새로운 식구가 등장했다. 배바우 학생들의 새로운 사랑방이 될지도 모를 농부네카페, 잘 부탁드린다.

 

농부네카페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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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네카페 강소연씨
농부네카페 강소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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