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의 꿈을 간직한 안내 청년, 한영순 씨

안내면 도촌리에 사는 21세 한영순 씨
안내면 도촌리에 사는 21세 한영순 씨

"1월1일을 맞아 삭발을 해보았어요. 특별히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고 한 번쯤 해보고 싶었어요. 더 미루면 못 해볼 것 같아서 시도했어요" 한영순(21, 안내면 도촌리)씨가 웃으며 말했다. 한영 씨는 지난 해 청산고를 졸업하고, 올해 인천대학교 패션산업학과 1학년이 된다. 개강 전까지 안내면사무소에서 대학생 동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할 예정이다. 대학생 동계 아르바이트로는 주로 사무를 보조하고 있으며 일이 많지 않을 때에는 개인적인 공부를 한다.

한영순씨는 아직 젊은 나이인데도 지역에 대한 관심이 많다. 옥천신문에서 풀뿌리언론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원래 한 달의 과정이었는데 함께 취재하던 김유진씨, 이정은와 함께 하고자 2주의 과정을 추가적으로 다녔다. "글을 쓰는 것이 느리고, 다른 생각이 들 때가 많아서 힘들기도 했지만 재미있고 유익했어요. 처음 취재 갔던 것이 가장 인상적이에요. 유치원 아이들이 두부 만들기 체험을 하는 것을 취재했는데, 아이들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말을 너무 잘 하더라고요."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배우는 점이 많았다. 공동생활을 하는 것 역시 즐거움이었다고 한다. "영화도 같이 보고, 크림짬뽕을 만들어 먹기도 했어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들이 매우 즐거웠습니다."

한영순씨의 집에서는 가산에서부터 목격되었던 유기견을 기르고 있기도 하다. 품종은 그레이 하운드인데, 사람을 좋아하고 애교가 많다고 한다. "풀뿌리언론학교를 다니던 때였어요.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발견했는데 너무 말라서 눈에 띄었어요. 일단 밥을 주고 돌보다가 주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옥천동물병원에 맡겼는데 찾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정이 많이 들어서 결국 다시 데리고 왔어요. 이름은 만돌이에요." 그레이하운드는 체력이 좋고 근육이 발달되어 있어, 속도가 빠르다. 산책을 시키기 어렵지만 꾸준히 데리고 다닌다. "워낙 빨라서 우리가 아무리 뛰어도 만돌이는 걸어요. 아버지가 오토바이를 타고 계속 만돌이를 살피면서 산책을 시켜요. 강아지 운동장 같은 곳은 집에 차가 없어서 찾아가기가 어려워서요"

한영순 씨가 안내면사무소에서 대학생 동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한영순 씨가 안내면사무소에서 대학생 동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한영순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등록금을 모으기 위해 일 년간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대학에 가서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타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길을 찾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특별히 지역의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소모임은 많은데, 청년들에게 홍보가 덜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사람들과 청년들이 연결되고, 청년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 형성되었으면 좋겠어요." 청년의 입장과 시각으로 자신의 지역을 사랑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취업 후, 어느 정도 자금을 모으면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 '사랑방'을 재건하고 싶다고 한다. 안내면에는 다른 면처럼 작은 도서관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마땅히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 한영순 씨는 자신이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사랑방을 지역의 아이들에게도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안내초등학교 앞에는 사랑방이 있었어요. 초등학교 때 그 기억이 너무 좋아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다시 내려와 사랑방을 재건할 생각이에요. 학생들이 외곽으로 나가지 않아도 모여서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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