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엽 원장의 술이야기(18)
김기엽 (향수을전통주연구원장, 군북면 국원리)
술 빚기의 횟수에 따라 단양주와 이양주, 삼양주라는 명칭을 전통주 빚기에서는 많이 사용한다. 한번에 술을 빚으면 단양주, 여기에 덧술을 한번 더 하면 이양주, 두 번 더 하면 삼양주라 하며 문헌상에는 십양주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필자는 오양주까지 빚어 전통주 교육원 개원식에 사용한 경험이 있다. 그럼 주변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고 구입이 쉬운 막걸리는 어디에 속하는 술일까? 대부분의 막걸리는 단양주로 만들어지며, 일부의 막걸리는 이양주로 만들어져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전통주법으로 만들어지는 막걸리는 단양주법으로 빚으며 10일 이내의 짧은 기간에 만들어 먹는 속성주이며, 대부분 여름에 만들어 시원하게 마시는 제조법으로 되어 있다. 이양주나 삼양주는 죽이나 범벅 또는 고두밥을 혼용하면서 술 빚기를 하나 막걸리는 호화나 당화가 잘 되도록 찹쌀로 고두밥을 쪄내 사용한다. 술 빚기 과정에서 생성되는 당을 이용한 효모의 알코올 생성은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아도 달달한 맛의 막걸리를 만들어 낸다. 숙성된 술에 물을 첨가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물과 이산화탄소의 결합으로 탄산도 만들어 내는 것도 자연스러운 우리술 빚기의 우수성이라고 본다. 반면 시판중인 막걸리는 대부분 아스파탐이나 아세설팜 등의 인공감미료나 스테비오사이드 등의 천연감미료를 첨가하여 술에 단맛을 더 한다. 특히 아스파탐은 저렴한 가격으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이 재료는 열과 용액 상태에서 안정성이 떨어진다 하여 업계에서도 사용을 꺼리는 형편이다. 막걸리의 대량 생산을 위한 물의 첨가로 단맛이 적어지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감미료를 사용하여 단맛을 더 하는 것이 식품 위생법상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전통주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막걸리의 고급화를 위해서는 한번쯤 재고해야 할 고민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