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수 줄인 대신 주문 즉시 만들어
이면희-김혜규-이장원의 사사 계보
2대째 중식집, 맛에 대한 자부심 크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안 매운’ 짬뽕이 주력

장야주공 상가에 자리한 일심짬뽕. 짬뽕을 연상시키는 빨간색의 간판이 돋보인다.
장야주공 상가에 자리한 일심짬뽕. 짬뽕을 연상시키는 빨간색의 간판이 돋보인다.
일심짬뽕을 운영하는 이장원(33, 옥천읍 금구리)씨다.
일심짬뽕을 운영하는 이장원(33, 옥천읍 금구리)씨다.

[상가탐방] 장야주공 앞 상가, 익숙해질 만하면 간판이 바뀌는 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25일부로 빨간색 간판과 함께 자리 잡은 이름은 지금까지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 이장원(33, 옥천읍 금구리)씨의 ‘일심(一心) 짬뽕’이다. 짬뽕 하나에 모든 걸 건다! 그런 패기가 엿보이는 이름이다.

 빨간 간판에서 이미 짬뽕이 연상되어 군침이 돌기 시작한다. 가게 안에 들어서면 어라? 생각보다 메뉴가 적다. 중국집에 으레 있는 빼곡한 메뉴판은 보이지 않는다. 일심짬뽕의 메뉴는 모두 8개. 일심짬뽕과 짬뽕밥, 짜장면과 짜장밥, 탕수육, 군만두, 볶음밥, 짬뽕탕이 전부다.

 “원래 중국집 주방 구성에 요리장, 면장, 칼판, 튀김장 등이 다 필요해요. 그런데 혼자 다 하려다 보니 메뉴가 많으면 감당이 안 되는 거죠. 아무래도 중식은 ‘빨리빨리’ 느낌이 강하니까요.” 물론 음식을 미리 만들어놓으면 빠르게 내갈 수 있다. 하지만 이장원씨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때그때 맛있게 만드는 게 그의 욕심이다. 맛이라는 대를 위해서 포기한 소, 그것이 바로 메뉴 수다. 이것저것 하다가 이도저도 못 하느니 짬뽕 하나를 맛있게 만들겠다는 것.

 그만큼 이장원씨의 맛에 대한 자부심은 크다. 가게 외벽의 문구에서도 그 자부심이 물씬 드러난다. “저희 어머니가 대전에서 연변짬뽕이라는 중국집을 하고 계셨어요. 그래서 저도 일찍부터 중식을 접했죠. 어머니 가게에서 요리장으로 일하다가 스승님을 찾아갔어요.”

 이장원씨의 스승은 대구에서 중식을 하던 김혜규씨. 스타킹, 생활의 달인, VJ특공대 등 TV출연 경력이 상당하다. 그도 그럴 것이 김혜규씨의 스승은 우리나라 중식 기능장 1호인 이면희 선생이라고.

 “그런 분한테 어떻게 배웠느냐구요? ‘좀 알려주십시오’ 하고 조르고 다녔죠 뭐(웃음). 처음에 오징어 자르고, 그런 일부터 시작하고요. 뭐라고요, 소년 요리만화 같다고요(웃음)?”

 그런 이장원씨의 주력메뉴는 역시 일심짬뽕. 육수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채수만으로 만든 국물이 특징이다. “채수로만 구수한 맛을 내니까 입에 텁텁한 맛이 없고 시원한 맛이 나게 되죠.”

 지금 어머니 가게인 연변짬뽕에 있는 사람은? 이장원씨의 또다른 스승인 이형준씨가 그곳의 요리장으로 있다. 일심짬뽕에서 함께 일하는 처남도 연변짬뽕에 일을 배우러 다닌다고. 이장원씨의 중식 인연이 뿌리깊게 얽혔다.

대전에서 요리를 배울 당시의 모습이다.(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요리를 배울 당시의 모습이다.(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요리를 배울 당시의 모습이다.(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요리를 배울 당시의 모습이다.(사진제공:이장원)
대구에서 중식을 배우던 시절의 모습이다.(사진제공:이장원)
대구에서 중식을 배우던 시절의 모습이다.(사진제공:이장원)

 

■낯익고 물익은 동네, 옥천

 이장원씨는 지난해 3월25일 개업과 함께 옥천에 살게 됐다. 본디 안양 사람으로, 대전에 살다가 옥천으로 오게 됐다고. 그렇다면 옥천에 온 지는 채 1년이 안 되었다. 그래도 옥천은 그에게 '낯익고 물익은' 동네다. 대전 사람보다 옥천 사람을 더 많이 알고, 심지어 옥천 지리까지 다 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특히 '물'이 익은 동네일 터다.

 “워낙 낚시를 좋아해서 옥천에 자주 왔거든요. 사실 대전 살면서 대전보다 대청호에 더 오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낚시 카페 분들이 옥천에 많으시더라고요. 수북리, 추소리... 물 있는 곳은 다 다녔어요.”

 대전에 있을 때도 옥천을 많이 다녔지만 이제 가족이 함께 이사를 오니 더 정겹다. 일심짬뽕이 장야주공 상가에 자리잡는 동안 함께 옥천에 온 아이들도 각각 학교로, 어린이집으로 자리를 잡았다. ‘원래 있던 곳 같다’ 싶을 만큼 옥천에 뿌리를 내렸단다.

불꽃이 화려하게 올라왔다! 중식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불꽃이 화려하게 올라왔다! 중식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불꽃에 매료돼 셔터를 계속 누르다 보니 왠지 이장원씨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연기 때문이었다.
불꽃에 매료돼 셔터를 계속 누르다 보니 왠지 이장원씨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연기 때문이었다.
완성된 일심짬뽕. 고기, 해물, 채소, 빠짐없이 풍성하다.
완성된 일심짬뽕. 고기, 해물, 채소, 빠짐없이 풍성하다.

■이장원씨의 중식은 이렇습니다

 인터뷰 중 마침 손님이 한 명 들어왔다. 또 마침 주문메뉴가 주력인 일심짬뽕. 이장원씨의 조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누구나 볼 수 있게 열려있는 주방에 화려하게 올라오는 불꽃이 눈을 사로잡는다. 주방 앞에 서 있는데도 열기가 느껴질 정도. 어쩐지, 겨울인데도 이장원씨의 복장은 반팔 티셔츠다. 눈요기도 잠시, 손님들 자리에서는 알 수 없었던 연기가 주방에 가득하다.

 “아무래도 불을 계속 입혀야 하다 보니까 연기가 많이 나죠. 눈이 따갑기도 하고. 중식 특성상 불도 기름도 많이 쓰다 보니 손에도 계속 화상을 입어요. 하도 데어서 이제는 좀 데는 걸로는 별 느낌도 없어요(웃음).”

 그럼 중식을 하면서 재미있던 적은? “대전에 있을 때 초등학생이 한 40명 온 적이 있어요. 그러면 팬을 한 8번 돌려야 하거든요. 그 아이들이 전부 무슨 관중처럼(웃음) 불이 올라올 때마다 함성과 박수를 마구 보내더라고요. 그게 참 재미있었죠.”

 지금의 일심짬뽕은 보통의 짬뽕처럼 매운맛이 강하지만, 이장원씨의 주력은 원래 ‘초등학생도 먹을 수 있을 만큼’ 안 매운 짬뽕이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옥천에서 가게 하면서 ‘짬뽕이 너무 안 맵다’고 많이 혼났거든요(웃음). 그래서 지금은 짬뽕이 좀 많이 매워졌는데, 주문하실 때 말씀해주시면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가게 이름처럼 일심으로, 짬뽕 하나에 모든 걸 걸어서 항상 최선을 다해 맛있게!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이다(“사장님, 이러면 다른 메뉴 주문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에이, 설마 그러진 않겠죠.”). 시원하고 따끈한 짬뽕 한 그릇이 당기는 날, 장야리의 일심짬뽕을 찾아가보자. 이장원씨의 자부심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옥천읍 장야2길 7 1층
043)731-0802
오전 11시 ~ 오후 8시 영업
매주 수요일 휴무

가게 내부 모습. 주방이 열려있어 누구나 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가게 내부 모습. 주방이 열려있어 누구나 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바깥의 모습도 잘 보인다. 일심짬뽕은 장야주공아파트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바깥의 모습도 잘 보인다. 일심짬뽕은 장야주공아파트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빨간색 간판이 돋보인다. 빨간색에서 짬뽕이 연상돼 벌써 군침이 돈다.
빨간색 간판이 돋보인다. 빨간색에서 짬뽕이 연상돼 벌써 군침이 돈다.
이장원씨가 짬뽕에 들어갈 면을 뽑고 있다.
이장원씨가 짬뽕에 들어갈 면을 뽑고 있다.
일심짬뽕의 이장원씨.
일심짬뽕의 이장원씨.
대전에서 만들었던 음식들이다. 사진은 고추잡채.(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만들었던 음식 사진이다. 사진은 고추잡채.(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만들었던 음식 사진이다. 사진은 유린기.(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만들었던 음식 사진이다. 사진은 유린기.(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만들었던 음식 사진이다. 사진은 깐쇼새우.(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만들었던 음식 사진이다. 사진은 깐쇼새우.(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만들었던 음식 사진이다. 사진은 깐풍기.(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만들었던 음식 사진이다. 사진은 깐풍기.(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만들었던 음식 사진이다. 사진은 팔보채.(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만들었던 음식 사진이다. 사진은 팔보채.(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만들었던 음식 사진이다. 사진은 양장피.(사진제공:이장원)
대전에서 만들었던 음식 사진이다. 사진은 양장피.(사진제공: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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