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딸기영농조합 지키는 터줏대감 안성원 농가
향수딸기영농조합 지키는 터줏대감 안성원 농가
  • 박해윤
  • 승인 2020.01.08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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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조합원 9명으로 시작한 향수딸기조합
6년 새 군서·동이·청산·안내 등 13명 조합원으로 구성
옥천 딸기 명성 알리는 새로운 판로 확장으로 소득 보장
6일 오후 4시 군서면 은행리에 위치한 딸기 농원에서 안성원(67), 이명일(62)씨를 만났다.

[옥천을 살리는 옥천푸드] 지난 2014년 조합원 9명으로 시작한 향수딸기영농조합(대표 안성원)이 설립된 지 어언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소규모 신생조합으로 시작된 향수딸기영농조합은 이제 13명의 조합원이 옥천 딸기 부흥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향수딸기영농조합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안성원(67, 군서면 은행리)씨의 존재다. 

"현재 조합원은 군서 9명, 동이 2명, 청산 1명, 안내 1명으로 구성돼 있어요. 창단할 때는 6명이였는데 두배 가량 늘어난 셈이죠. 못해도 한 달에 한 번은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향수딸기영농조합이 생산한 딸기가 공판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까지 꽤 오래 고생했다. '옥천 딸기'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여서 공판장 가격도 시세보다 더 낮게 받기 일쑤였다.

한차례 수확이 끝난 안성원씨네 딸기 밭. 다음 수확 전까지 크고 단단하게 자라 날 딸기의 모습.

"한 번은 농산물 공판장에 갔는데 실제 농사 지은 것에 반값을 받았죠. 초기에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힘이 들었어요. 그래도 1~2년 사이에 브랜드가 많이 알려진 편이죠." 

지난해 12월부터는 백화점 납품을 시작했다. 향수딸기영농조합과 계약을 맺은 업체가 매일 딸기를 가져가는데 그 양이 평균 1톤정도다. 

"아무래도 공판장에 가져갈 때보다는 판로가 확실해진 상태죠. 저희 딸기를 먹어 본 업체가 올해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납품을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한번씩 정산되는 시스템이라서 아무래도 소득 면에서는 더 안정적이죠."

농사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판로 확장 문제다. 아무리 농사를 잘 지어도 판로가 보장되지 않으면 헛수고이기 때문이다.

"요 근래 딸기 가격에 대한 고민이 많죠. 농부 입장에서 판매가격이랑 소비자 가격이 배로 차이가 나면 투자 대비 소득이 안 맞게 돼요." 

딸기의 고품질 생산 전략으로 향간에서는 킹스베리, 왕딸기 등 새로운 형태의 딸기가 재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당 전략이 소비자 시장에서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킹스베리는 실제 보면 계란 크기에요. 왕딸기도 그렇고요. 하지만 시장 반응은 글쎄요. 워낙 소량으로 출하되니까 아직 성공을 체감하기는 어렵다고 봐요. 또 제 개인적인 생각은 딸기의 상품성은 25g~30g 정도에서 제일 크다고 봐요. 아무래도 큰 딸기는 칼로 잘라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요."

수경재배에 쓰이는 흙을 보여주고 있는 안성원씨의 모습.

안성원씨는 아내 이명일씨와 함께 '부티 딸기 체험 농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4월 말부터 본격 개장하는데 체험비로 딸기 1kg 당 1만원을 받는다. 현재 딸기 체험 농장은 군서면에만 3곳이 존재한다. 안성원씨네도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하면 할수록 어려운 일이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직접 딸기를 따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았으면 해서 시작했죠. 그런데 요즘은 체험농장을 운영하면 할수록 손해라는 생각이들어요.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오가니까 밭이 망가지기도 하죠. 그래도 지금 생각에서는 계속 유지해볼 생각이에요."

옥천에서 딸기 농사를 짓기 전만 해도 그는 대전에서 오랫동안 유통업에 종사한 일반 직장인이었다. 군서초-옥천중을 졸업한 옥천 토박이지만 자연스레 옥천을 떠나 타도시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다시 옥천으로 돌아왔다.

"귀농을 한 이유를 묻는다면 솔직히 말해서 농사로 돈을 벌려고 했죠. 사실 돈이 수반이 되야 일을 이어갈 수 있는 거니까요. 그렇게 기대를 안고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시는 군서면 은행리로 왔습니다."

귀농의 성공 여부를 경제적 안정이라 본다면 아직까지도 회의감이 든다. 실제 농사를 짓기 위해 투자한 자본에 비해 소득은 들쑥 날쑥 불안정하다.

"시설 투자 대비 소득이 현저히 확보되지 않은 경우도 비일비재한데 컨설팅 업체는 밝은 미래만 강조하죠. 하지만 저는 귀농귀촌을 결심한 분들에게 '너무 환상이나 기대에 젖어서 결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실제 수익을 부풀려서 말하는 컨설팅 업체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실과 동떨어지는 상황으로 귀농귀촌을 좋게만 이야기하는 이들을 잘 걸러내야 한다.

"정말 귀농귀촌을 원하는 분들은 진짜 농사의 속사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가야해요. 어쭙잖게 비현실적인 것을 강조하는 컨설팅 업체는 잘 가려내야 합니다."

귀농귀촌인들이 안정적으로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지원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

"논산 같은 경우는 자체적으로 딸기 품종을 개발해서 해당 지역 농민들에게 보급하고 있어요. 논산농업기술센터에서 '설향'이라는 품종을 개발했는데 사실 가장 좋은 모종은 해당 지역 농민에게만 가고 있어요. 지자체 차원에서 농산물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이처럼 품종 개발 등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고 봐요."

마지막으로 안성원씨는 농민들의 소득이 보장되는 농업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1천200평 규모로 딸기 농사를 짓고 있지만, 여러 변수로 인해 실제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변수에 농민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가합니다. 실제 농민들이 농사를 짓는 목적은 '소득'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농산물이 제값을 받고 편하게 농사 지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제 몸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농사를 짓고 싶네요."

6일 오후 4시 군서면 은행리에 위치한 딸기 농원에서 안성원(67)씨를 만났다.
6일 오후 4시 군서면 은행리에 위치한 딸기 농원에서 안성원(67), 이명일(62)씨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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