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첫날인 어제 무궁화 열차를 타고 충북 옥천으로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고(故) 신영복 선생의 서체와 사상을 계승한, 시인이자 서예가인 김성장 충북문화재단 이사의 어머님인 신용란 어르신이 2019년 마지막 날 운명하셨다는 부음을 동료 교사인 조만희 선생님이 전해주셨습니다.

제가 작년(2019년) 6월 생전의 신용란 어르신(당시 89세)을 인터뷰해 옥천신문에 실었던 은빛자서전이 대형 걸개로 제작되어 옥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 걸려 있었습니다. 류봉열 전 옥천군수, 오성택 동신철물 대표에 이어서, 은빛자서전이 타계하신 어르신 자신의 장례식장에 걸리는 세 번째 사례가 되었습니다.

은빛자서전 프로젝트는 '풀뿌리 감사나눔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어르신의 일생을 기록한 은빛자서전에 자녀와 손주의 감사편지를 받아서 실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당시 신용란 어르신의 장남인 김성장 이사가 보내온 감사편지는 너무나 절절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문득 서예가라는 사실이 떠올라 글의 제목을 친필로 써줄 것도 부탁드렸습니다.

은빛자서전 기사 제목인 "남의 맘 아프게 할 일은 아예 꿈도 꾸지 않았다"는 신용란 어르신이 생전에 5남매 자녀에게 강조해온, 이제는 유언으로 남게 된 다음과 같은 말씀에서 뽑아낸 것입니다.

"첫째, 양심적으로 살아라. 아무리 어려워도 다른 사람을 속이지 마라. 둘째,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되어라. 어른을 만나면 하루에 열 번이라도 고개를 숙여라. 셋째,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말거라.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나 눈물 흘리게 하는 일은 아예 하지 마라."

김성장 이사의 고교 시절 문예반 연합써클 동료였던 정운현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어제 문상을 오셨는데, 은빛자서전 걸개를 배경으로 상주인 김성장 이사와 필자인 저의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아주셨습니다. 

마지막 열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와 신용란 어르신의 은빛자서전 파일을 뒤져보았습니다. 옥천신문에 미처 싣지 못한, 6월 6일 촬영한 것으로 표시된 몇 장의 사진을 여기 소개합니다.
(출처: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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