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학회 글로벌캠프, 완전 공모방식으로 패러다임을 바꾼다면

 [상상하라! 옥천] 올해부터 어학연수(4주)로 초등학생 50명과 문화탐방(2주)으로 중학생 30명을 해외로 보내는데 3억원의 예산을 쓰겠다고 군과 교육지원청은 밝혔다. 자부담은 1인당 100만원이다. 지원금은 각각 초등학생 180만원, 중학생 120만원 가량이다.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데 이런 정책이 과연 온당한 가 하는 논란이 여전히 일고 있다. 어떻게 선발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지역의 공익적 측면에서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 묻고 싶다. 

 물론 초중학생 때 해외를 다녀가면서 견문을 넓히는 것은 중요한 공부이다. 다만, 이런 예산을 조금 공익적이고 효용성 있게 쓰다면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상상을 해본다. 진천 서전고는 1월6일부터 10일까지 지역 인물인 이상설 국외탐방 특사단을 꾸려 서전서숙이 있는 중국 북간도 지역과 이상설 선생의 유허비가 있는 러시아 연해주 지역을 탐방한다. 20명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서전서숙터에서 서전고 교가를 합창하고 발해 유물이 있는 거북이공원에서 환경정화활동도 벌일 예정이란다. 또한 진천 출신 항일문학가 조명희 선생의 독립운동 활동도 살펴볼 계획인데, 러시아 연해주에 있는 조명희 문학비와 그가 교사로 있는 고려교육전문학교를 찾아가고 중국 연길에서는 연변 포석 조명희 기념사업회와 시 낭송회와 간담회를 하며 국제교류를 진행할 예정이다. 진천 서전고의 사례가 정답일 수는 없겠지만, 옥천군과 교육지원청이 기획한 어학연수와 문화탐방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 

막연한 어학연수와 틀에 박힌 문화탐방의 전례는 이제 그만해도 될 듯 하지 않은가. 기실 여행사만 돈 벌어주는 일이 될 수 있다. 차라리 공모를 했으면 좋겠다. 모두를 보낼 수 없다면, 모두에게 기회를 줘서 다양한 아이디어로 팀을 짜서 어디를 왜 가겠다는 목적의식이 과연 지역 공익성에 얼마나 부합하는 지 공개적으로 논의하여 더 많은 팀이 국내외 견학을 다니는 비용지원으로 했으면 좋겠다. 무조건 해외로 보내려고만 하지 말고 국내외 공모전을 따로 만든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갈 수 있지 않을까. 

 영어실력, 봉사활동, 임원 경력으로 선발을 하겠다는데 그럼 벌써 누가 될 지 답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미 굳어있는 기준표를 들이대어 청소년들에게 괜한 좌절감과 위화감을 조성하지 말고, 아예 다양한 계획서로 응모해 누구나 갈 수 있도록 열어놓으면 어떠한가? 청소년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지도를 펼쳐놓고 사전조사를 하면서 본인들이 어디를 갈 것인지 상상하여 쓴 계획서를 보는 것 만으로 가슴이 콩닥콩닥 설레일 것 같다. 

 만들어놓은 프로그램에 특정 청소년들을 실어 보내려 하지 말고, 스스로 기획하고 만들어서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인생 여행을 다녀왔으면 좋겠다. 

 이렇게 된다면 출발하기 전 부터 백인 백색 계획서가 다양하게 나올 것이고, 다녀오면서 어떻게 다녀왔다는 보고서도 의회 해외연수 결과보고서보다 훨씨 나을 것 같다고 자부한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 뿐 아니라 모든 청소년으로 확대해서 더 열어놓는다며 더 많은 참가자가 나올 지도 모르겠다. 

 관료주의적 행정이 얼마나 많은 상상력과 창의성을 죽일 수 있는지, 조금만 열어놓고 상상을 해보면 창의성이 얼마나 살아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다. 스스로  교통과 숙박 비용까지 산정하며 무엇을 보고 올 것인가까지 계획을 세우는 것 부터가 중요한 공부다. 자료 검색하느라 책을 뒤적이고 인터넷을 찾아보고 선생님께 물어보고 하는 것 부터가 공부다. 

 많이 응모한다면 계획서로  일차를 걸러내고 최종 발표와 면접을 통해 걸러낸다면 그것마저도 훌륭한 교육과정이 될 듯 하다. 심사위원 중에는 청소년 당사자 심사위원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두가 보는 곳에 공개해 지역 주민 누구나 평가할 수 있는 점수도 합산하면 더욱 좋겠다. 

 과연 '청소년 배낭여행 공모방법’과 ‘짜여진 어학연수와 문화탐방'중 어떤 것이 공익성이 있을 지 함께 고민해 볼 문제이다. 이것 말고도 3억원이라는 예산을 쓰는데 또 다른 상상이 가능할 지 모른다. 그 방법에 대해 다같이 고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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