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 운영지원팀 시설관리 담당 신영환씨를 만나다
일찍이 사회생활 시작하면서 다양한 시설조작 공부
"고생하며 삼남매 키운 부모님 덕분에 사명감 갖고 일해"

31일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신영환(48, 청산면 지전리) 시설관리사를 만났다. 사진은 밝게 웃고 있는 신영환씨의 모습.

공공시설, 특히 노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복지관은 안전한 시설 설치와 관리가 중요하다. 청장년기의 사람, 혹은 비장애인에 비해 위험시 크게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에는 신영환(48, 청산면 지전리)씨가 어르신들과 장애인들의 안전한 이용을 위해 시설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부드러운 미소의 소유자이지만 가슴 속에는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고향도, 현재 살고 있는 곳도 청산면 지전리지만 쭉 살았던 건 아니라고 한다. 스무 살부터 30대 중반까지는 안산 등 다른 지역에서 거주했다. 집안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일찍 사회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서 자신의 삶을 이어나가던 그가 돌아온 건 10년 전, 그의 아버지 故신유교씨가 향년 61세에 당뇨 합병증으로 타계하면서부터다. 그는 홀로 계실 어머니 권길순(73)씨의 곁을 지키기 위해서 청산에 돌아왔다.

복지관 시설관리자로 일하게 된 건 재작년부터다. 소방안전관리자 모집 공고가 나자 덥썩 지원했다. 다행히 결과는 합격. 주로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대피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화재경보기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일을 한다. 아직까지 큰 화재위험은 없었지만 이용자들로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단다.

“연기로 인해서 화재경보기가 울린 적은 아직까지 없었어요. 그런데 이용하시는 분들이 소화전을 잘못 누르면서 오작동이 일어난 경우가 많아요. 빨리 화재수신기를 이용해서 (경보기를) 꺼야하는 상황인 거죠. 다른 직원들이 잘 대처해주셔서 시끄러운 상황은 크게 없었어요.”

소방안전뿐만 아니라 복지관 시설점검과 간단한 보수도 그의 몫이다. 작년 준공된 복지관 리모델링에서도 담당자는 아니지만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시설관리자로 일한 건 아니다. 복지관에 들어오기 전에는 주로 생산직, 운전직으로 일했다. 직업을 바꾸는 사이 특별한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다. 그의 시설관리능력은 일찍부터 시작한 사회생활 현장에서 습득했던 것들이다. 

“예전에는 생산직으로 기계같은 걸 만들거나 운전직으로 납품하는 일을 했었어요. 시설관리는 복지관에서 처음해본 거예요. 따로 공부를 했다기보다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제 나름대로 어깨 너머에서 배운 거죠. 공장 기계소리가 크잖아요. 그래서 대처해야하는 상황이 나타날 때 동료들에게 물어보면 답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거예요. ‘그것도 못 알아먹냐’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나이가 젊든 많든 배우게 된 거예요. 내가 배워야지만 언제든 스스로 할 수 있으니까요. 배우지 않으면 간단한 것도 누구한테 요청해야 하잖아요.”

지난달 30일 군청에서 진행된 2019년 연말시상식의 모습. 왼쪽에서 두번째가 신영환씨.

열심히 배우고 세심하게 일했다. 작은 흠조차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런 그의 노력을 다른 사람들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먼저 말을 건네고 인사해주는 이용자들이 생긴 것. 일한지 1년 정도 지나자 “선생님 오셨어요”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2019년 사회복지 유공자로 선정된 것. 지난달 30일 군청에서 진행된 2019년 연말시상식에 참석해 상장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년병이고 도와주신 분이 많은데 제가 받을 수 있는 건지…. 참 민망해요(웃음). 그래도 더 노력하라고 준 거니까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요.” 

그가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었던 건 삼남매를 위해 밤낮으로 고생한 부모님 덕분이라고 한다. 

“아버지가 갓난아기 시절 대청마루에서 떨어졌는데 침을 잘못 맞아서 한 쪽 다리가 불편했어요. 다리가 가늘었고, 걷는 건 괜찮은데 제자리에 서있는 걸 어려워 하셨어요. 지탱이 잘 안되나봐요. 아버지는 이용원 일을 하셨는데, 일을 마치고 들어올 때 어머니가 많이 걱정하셨어요. 길가에 돌이라도 있을까봐요. 부모님이 하신 고생에 비해 제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는 겸손한 태도로 하루하루 발전해나가면서 복지관에 뿌리내리고 있다. 그런 아들을 어머니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꽃다발이랑 상장을 들고 집에 가니까 어머니가 ‘너 상 받았냐’고 하시면서 좋아하셨어요. 아는 분에게 먼저 들은 것 같기도 한데 함구하신 것 같아요. 아버지도 살아계셨다면 좋아하셨을 것 같아요.”

그는 복지관에서의 일이 만족스럽다.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직원들과 계속 사이좋게 지내는 거예요. 또, 앞으로 많은 이용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 열심히 점검하면서 일하고 싶어요.”

31일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신영환(48, 청산면 지전리) 시설관리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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