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300여명 수복봉 올라 새해 맞이 행사

"소담아, 새해에는 공부 잘하게 해달라고 빌어." 조카, 제부와 함께 새해를 보기 위해 수복봉에 오른 이은정(47, 천안시 서북구)씨.
산 정상에 오르자마자 손녀딸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는 신한나씨(58, 안내면 방곡리)의 모습.

 

"벌써 일어났어? 새해에는 건강하고 행복하자"

산 정상에 오르자마자 손녀딸과 영상 통화를 한다. 강원도에 있는 손녀딸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신한나씨(58, 안내면 방곡리). 새해 소망이 뭐냐고 물으니 "셋째 손녀 딸이 5월5일에 태어나는데 건강하게 순산했으면 좋겠어요. 가족들 모두 건강하길 바라고요. 큰 아들은 장가 좀 갔으면 좋겠어요"라고 웃으며 말한다.

1일 오전7시 안내면 주민 300여명이 안내면 수복봉에 올라 새해맞이 행사를 가졌다. 매년 이뤄지는 행사지만 면민들의 표정에는 웃음과 설렘이 가득했다. 면민들의 소망은 다르지 않았다. 건강과 행복, 두 단어였다.

어두운 새벽녘, 안내면사무소로 주민들이 한두명씩 모였다. 쌍화탕을 마시며 서로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주민들은 준비운동을 하며 가볍게 몸을 풀었고, 새해를 보기 위해 수복봉에 올랐다.

주민들은 수복봉 정상에서 기원제를 지낸 후, 소지를 태우며 새해 소망을 빌었다. 산 너머로 새해를 보기 위해 기다렸지만 해는 끝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아쉬움을 드러내지 않고, 서로를 향해 웃어보였다.

조카, 제부와 함께 수복봉에 오른 이은정씨(47, 천안시 서북구). 친정이 안내면에 있어 이번 새해맞이는 옥천에서 보내게 됐다. 이은정씨는 "새해에는 가족들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친정 엄마가 많이 아프거든요"라며 "다른 거 필요 없어요. 건강이 최고잖아요"라고 말했다.

안내면 주민자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성융씨(62, 안내면 현1리)는 안내에서만 봉사활동 경력이 24년이 넘는다. 감자 농사를 짓는 농부이기도 한 이성융씨는 "나라 걱정은 필요 없어요. 우리 집만 걱정해야지"라며 호쾌하게 웃는다. "올해는 농작물 가격이 형편없어서 힘들었는데, 내년에는 농부들 살림살이가 더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이날 행사를 주관한 안내면체육회 조군호 회장은 "안내면 주민들, 그리고 군민 모두 새해에는 건강하고 원하는 일 다 이뤄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해맞이를 끝낸 후 현2리 마을회관에 모여 떡국을 나눠 먹으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군비 180만원과 안내면체육회 기금 150만원이 사용됐다. 해맞이 행사 참가자들에게는 기념품으로 양말이 지급되기도 했다.

 

수복봉 정상에서 새해 맞이 기원제를 지내고 있는 안내면 주민들의 모습. 
불꽃을 바라보며 간절히 소원을 빌어본다. 
수복봉에 오르고 있는 안내면 주민들의 모습.
새벽부터 안내면 주민들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어르신의 모습.
불꽃을 바라보며 간절히 소원을 빌어본다. 
수복봉 정상에서 새해 맞이 기원제를 지내고 있는 안내면 주민들의 모습. 
"춥다, 추워." 수복봉에서 내려온 주민들이 몸을 녹이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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