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안내면사무소 두 나무 크리스마스 트리로 변신
면사무소 직원, 이장협의회 십시일반 성금
안내초 아이들과 주민들, “나무 덕분에 설렌다”며 호평

지난 10일 저녁, 안내면사무소 입구의 주목나무 두 그루가 크리스마스 트리로 깜짝 변신했다. 이번 변신은 면사무소 직원들과 안내면이장협의회가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진행됐다. 안내초 학생들과 주민들은 "안내면에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난다"며 좋아했다.
지난 10일 저녁, 안내면사무소 입구의 주목나무 두 그루가 크리스마스 트리로 깜짝 변신했다. 이번 변신은 면사무소 직원들과 안내면이장협의회가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진행됐다. 안내초 학생들과 주민들은 "안내면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꼈다"며 좋아했다.

하나, , ! 점등!”

 안내면사무소(면장 이상길) 앞이 환하게 밝아졌다. 지난 10일 저녁. 안내면사무소 입구 양옆에서 면민들을 맞이하던 나무 두 그루가 크리스마스 트리로 깜짝 변신했다. 면사무소 직원은 물론, 바로 옆 안내초등학교 학생들과 주민들 30여명은 각자 희망을 적은 엽서를 트리에 걸며 조금 이른 새해 소원을 빌었다.

 두 나무의 변신을 이끈 건 면사무소 직원들. 여느 때처럼 다목적복지회관 방과후활동을 위해 면사무소 앞을 지나가는 안내초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창문으로 흘러들어오던 어느 날, 한 직원이 문득 아이들이 매일 지나가는 이 길을 꾸며보자라고 한마디 툭 던졌다. 이에 다른 직원은 밖에 있는 나무 생긴 게 딱 크리스마스 트리 같지 않아요?”라며 주목나무 두 그루를 가리켰다. 위로 좁아지는 삼각형 모양이 영락없는 크리스마스 트리였다. “저 나무를 한 번 꾸며보자!”

 깜짝 서프라이즈 계획이 마을에 전해지자, 안내면이장협의회(회장 정은영)좋은 생각이라며 화답했다. 이장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돈을 모았고 면사무소 직원들도 함께했다. 그렇게 이장들과 직원 18명이 30만원을 마련했다.

 고대하던 점등식 당일. 직원들은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나무에 조명줄을 빙빙 두르고, ··눈모양 장식구를 곳곳에 달았다. 나무 밑둥에 큼직한 양말주머니도 걸었다. 거기에 여러 사람이 다함께 누를 수 있는 점등기구와 희망을 적어서 걸을 엽서더미도 함께하니 준비하던 직원들 마음도 괜스레 설렜다.

 오후 520, 푸르스름한 어둠이 깔린 면사무소로 주민들과 안내초 학생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모두의 대화주제는 화려해진 나무 이야기. 안내면 이장들도 면사무소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라며 점등식을 기다렸다.

 10분 뒤. 5개의 점등기구 뒤로 주민들이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 그럼 점등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점등기구 버튼 위에 손을 올려주세요.” 고사리 같은 조그만 손, 농사일에 거칠해진 거뭇거뭇한 손, 차가운 바람에 나무를 꾸미느라 새빨개진 손들이 차곡차곡 포개졌다. “하나, , , 점등!” 딸깍. 버튼이 눌리자 주민들 등 뒤로 빛이 쏟아졌다. 주민들은 반짝반짝 빛을 내뿜는 나무들을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안내면 직원들이 가장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아이들은 폴짝폴짝 뛰며 좋아했다. 눈모양, 별모양 장식구들을 하나하나 만져보고 양말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가 빼기를 반복했다. 한 아이는 노란 조명을 만졌다가 뜨거워!”라며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 다른 한쪽에서는 볼펜을 꾹꾹 눌러가며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희망엽서를 썼다.

저희 마을 사람들이 다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고 적었어요!”(김나래, 안내초5, 원외리)

친구랑 우정 깊어지게 해달라고 적었어요.”(이세영, 안내초3, 정방리)

우리 가족이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썼구요, 주님께 감사하다고도 썼어요!”(남은율, 안내초4, 도율리)

학교 갈 때마다 매일 들려서 보고 갈거예요! 가족들끼리 싸우지 않고 오랫동안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저희학교(안내초)가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어요!”(남하린, 안내초6, 도율리)

트리가 생기니까 기분도 좋고 사진도 찍어서 행복해요. 내년이나 성인이 돼서 볼 추억이 생긴 것 같아요!”(육성재, 안내초4, 동대리)

 생각지도 못한 깜짝 이벤트에 신이 난건 어른들도 마찬가지였다. 바로 옆 복지회관에서 근무하며 15년을 매일 면사무소 앞을 지나다녔다는 장 영(53, 도이리) 씨는 안내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껴본 적은 처음이라며 그냥 나무만 살짝 꾸며놓은 건데, 그걸 보고 설레는 제 마음이 새삼스럽네요. 옛날 생각이 많이 나요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상길 안내면장도 희망엽서를 한 장 보탰다. ‘2019년 한 해 동안 안내면민들 모두 고생 많으셨고. 내년도에는 더 행복하고 부자되시길 바란다는 내용을 적은 이 면장은 저희 직원들이 아침부터 열심히 준비했는데 많이들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주민들이 계속해서 나무를 보며 힘을 얻을 수 있게 내년 설까지 장신구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아침부터 나무를 꾸미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할까마음 졸였던 직원들은 뜨거운 반응에 잔뜩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안내면사무소 이기운 주무관은 아이들이 사진도 많이 찍고 진심으로 좋아해서 다행이에요. 저희는 이제껏 행사라고 하면 딱딱하게만 진행했었는데, 오늘 주민들도 좋아하시는 걸 보고 놀랐어요. 정기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가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망설이지 않고 시도해볼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나무에 조명을 달고 작은 소원을 적은 엽서를 걸었던 하루. 큰 비용이 들지 않았지만, 안내면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하게 밝았다.

안내초등학교 학생이 희망엽서에 소원을 적고 있다. 안내초 학생들은 화려하게 변신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요리조리 둘러보며 즐거워했다.
핸드폰 불빛 속에서 안내초등학교 학생이 희망엽서에 소원을 적고 있다. 한 글자 한 글자 소원을 적는 손끝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조명 사이사이로 작은 소원이 적힌 희망엽서가 걸렸다. 안내면 주민들은 희망엽서를 걸면서 조금 이른 새해 소원을 빌었다.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조명 사이사이로 작은 소원이 적힌 희망엽서를 거는 학생. 안내면 주민들은 화려하게 변신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요리조리 둘러보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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