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8년째 국제기계 기계수리 기술자인 동시에
14년째 복숭아 농사 지어온 농사꾼
꾸준한 공부와 노력으로 땅 일궈온 강점수씨를 7일 만났다

지난 7일 옥천읍 양수리에 위치한 복숭아 밭에서 강점수(60)씨를 만났다. 그는 28년째 기계수리 업무를 맡고 있는 베테랑 기술자인 동시에 14년간 복숭아 농사를 지어온 농사꾼이기도 하다. 

[옥천을 살리는 옥천푸드] 1992년 국제기계에 입사한 강점수(60, 옥천읍 양수리)씨는 벌써 만 28년째 기계수리 업무를 맡고 있는 베테랑 기술자인 동시에 14년간 복숭아 농사를 지어온 농사꾼이기도 하다. 평일에는 국제기계 사원으로, 주말에는 800평 남짓한 복숭아밭을 돌보는 농부로. 24시간이 모자라다는 말은 그를 위해 존재하는 듯하다.

처음 강점수씨에 대한 이야기를 접한 건 옥천농협 농산물가공사업소 직원들로부터였다. '공판장에 나오는 강점수씨네 복숭아는 품질이 좋기로 유명해요. 더 특이한 건 이분이 국제기계에서 일하면서 복숭아 농사를 지었는데 이 정도로라는 거죠'라는 말에서 시작한 인터뷰다.

강점수씨를 섭외하기 위해서 꽤 설득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자신의 복숭아 농사에 어떠한 비법도, 특이점도 없기 때문에 인터뷰에 응하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강점수씨는 특출나는 비법은 없지만 꾸준한 공부와 노력으로 땅을 일궈온 성실한 농사꾼이었다.

그가 부모님이 물려주신 땅에 처음으로 복숭아 나무를 심었던 2006년. 그해는 첫째 딸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이었다. 1남 1녀를 슬하에 둔 그는 학비를 조금이나마 더 보태기 위해 농사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복숭아 수확을 했다.

남들은 수확에서 기쁨을 느낀다지만, 강점수씨는 2010년 그날의 기억을 아직도 잊기 힘들다. 말그대로 엉망인 복숭아가 나왔다. 당도도 떨어지고 품질도 최하라 상품가치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작황이었다. 

"작황이 이렇다보니 첫 수확에 기쁨은커녕 재미가 하나도 없었죠. 오죽하면 농사를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다니까요. 그래도 다시 마음을 잡고 실패의 원인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죠."

평일에는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었던 그는 주말만 되면 다른 농부의 밭을 방문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소득을 얻기는 어려웠다. 평일에 일하는 시간이 더 많은 여타 농부들과는 시간대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은 돌파구가 농기센터다. 

"시간 날 때마다 농기센터를 방문해서 유선으로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그때 정용식 담당자(현재 기술지원과 소득작목팀 팀장)한테 참 많이 물어본 거 같아요. 그때마다 얼마나 자세히 답변해주던지. 직접 만난 건 아니지만 목소리가 정말 익숙해요. 퇴직하고 나면 꼭 한 번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을 정도로요."

농촌진흥청 홈페이지에 수시로 들어가 각종 정보를 찾기도 했다.

"인터넷상에 좋은 정보가 많더라고요. 실패의 원인을 찾기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다양한 정보가 있는데 어떤 건 제 상황에 맞고, 어떤 건 아니더라고요. 그렇게 하나씩 도입해가면서 제 밭에 맞는 걸 찾아갔죠."

3년 정도는 계속 도입과 실패가 이어졌다. 그때마다 일지를 써서 기록으로 남겼다.

"어떤 나무에는 어떤 농약과 영양제가 맞는지 늘 기록했죠. 3년간 일지가 쌓이다 보니까 답이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3년간 실패를 반복하다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을 때 복숭아를 공판장에 출하했어요. 상품이 최하에서 중으로 그다음은 특으로까지 올랐고. 이후에는 계속 특등급을 받고 있어요."

강점수씨네 복숭아 밭은 공교롭게 국제기계 옆 부지에 자리잡고 있다. 평일 퇴근 후 밭을 돌보기도 하지만, 주말에 집중적으로 농사를 짓는다. 

강점수씨는 옥천농협을 통한 계통출하가 주된 판로다. 입소문을 타고 방문한 소비자를 위한 택배 판매도 이어가고 있다. 농번기인 7월 말부터 8월까지는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주로 토요일 오후부터 밤까지. 혹은 일요일 새벽부터 나와 수확한다. 평일을 이용할 수 없기에 시간을 쪼개 쓰고 있는 그다.

"다행히도 여름 휴가 날이랑 복숭아 출하 무렵이랑 겹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나마 수월한 편이에요. 여기에 아내, 아들, 딸도 수확 철에는 휴가를 가지 않고 도와줘요. 고마운 마음뿐이죠."

올해 여름 출하한 마토카와 천중도는 17브릭스까지 나올 정도로 당도가 높았다. 이를 직접 맛본 소비자들이 '어느 복숭아보다 제일 맛있다'고 말할 때가 가장 뿌듯한 그다.

"소비자들이 직접 먹어보고 평가할 때 가장 뿌듯해요. 제가 농사를 짓는 원동력이죠. 복숭아를 출하할 때면 자식을 시집, 장가보내는 마음이 들어요. 농사도 결국 애정이 기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6월 퇴직을 앞둔 그는 노후에 큰 욕심없이 복숭아 농사를 짓고 싶다고 말했다.

"퇴직하고 나면 복숭아 농사를 지으면서 그 외 시간에는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노후생활을 즐기고 싶어요. 지금은 복숭아 전지를 한 후 내년 농사를 준비해야 할 때네요.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복숭아를 생산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지난 7일 옥천읍 양수리에 위치한 복숭아 밭에서 강점수(60)씨를 만났다. 그는 28년째 기계수리 업무를 맡고 있는 베테랑 기술자인 동시에 14년간 복숭아 농사를 지어온 농사꾼이기도 하다. 
지난 7일 옥천읍 양수리에 위치한 복숭아 밭에서 강점수(60)씨를 만났다. 그는 28년째 기계수리 업무를 맡고 있는 베테랑 기술자인 동시에 14년간 복숭아 농사를 지어온 농사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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