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서 (전 옥천군친환경농축산과 과장)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집에서 콩나물을 직접 길러 먹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특히 겨울에는 시골에서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채소가 콩나물이었다. 집안에 결혼이나 회갑 등 잔치가 있을 때도 콩나물을 길러 먹었다.

콩나물 콩은 일반 콩과 좀 다르다. 

쥐눈이콩이라 하여 종자가 따로 있다. 크기가 쥐 눈처럼 아주 작다 하여 쥐눈이콩이라 불렀다. 지금은 사시사철 싱싱한 채소가 흔하고 바쁜 세상이라 콩나물을 직접 길러 먹는 것을 보기가 매우 힘든 실정이다.

옛날 집에서 길러 먹던 콩나물과 요즘 시장에서 사 먹는 콩나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양 자체가 크게 다르다. 

집에서 길러 먹던 콩나물은 우선 볼품이 없다. 몸통은 실같이 가늘고 잔뿌리가 많았다. 요즘 콩나물은 우선 보기가 좋고 먹음직스럽다. 몸통은 희고, 통통하며 잔발이 거의 없다. 소비자들의 눈을 유혹하기 충분한 몸매와 미모를 갖추고 있다.

몇 해 전 종합편성 채널에서 먹거리 x 파일이라는 프로를 방송한 적이 있다. 여기서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던 내용이 있다. 시판되는 콩나물 9개 중 2개의 콩나물에서 허용되지 않는 농약 '카벤다짐'이 검출된 바 있다. 즉 농약콩나물이 발견된 것이다.

또한 '6BA'라는 생장 조정제에 대해서도 함께 문제점을 제기했다. 6BA는 농진청에서 허용된 저독성 농약이다. 그러나 콩나물은 재배 기간이 워낙 짧아 농약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생장 조정제를 사용하게 되면 잔뿌리가 없고 몸통이 굵어진다. 수확량이 많아지고 소비자들이 보기에 먹음직스러운 콩나물이 된다. 시장에서 사 먹는 콩나물 100%가 6BA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간혹 허용되지 않은 농약 카벤다짐을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보다 더 큰 문제점이 콩나물 속에 또 하나 숨어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콩나물 콩은 전량 수입이다. 수입 산은 유전자 변형(GMO) 식품으로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콩이다. 

다국적 기업자들이 유통과정에서 장기간 운송과 보관 과정에서 어떤 처리를 하였는지 확인하기도 불가능하다. 2015년에는 '한국의 GMO 재앙을 보고 통곡하다'라는 오로지 선생의 저서가 발간된 바 있다. 질병을 급증시키고, 국민을 죽이고, 대한민국을 쇠멸시키는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우려를 담은 책이다. 

실례로 요즘 우리 주위에 자세히 살펴보면 의외로 난임, 불임부부, 선천성 기형아, 아토피, 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환경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먹거리 환경, GMO 식품이 주 원인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당국은 물론 소비자들도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요즘 같은 세월에 모두가 집에서 콩나물을 길러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옥천군에서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지난 5월 말 개장하였다. 개장한 지 5개월 만에 매출액 10억 원을 돌파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향수 한우타운 옆에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에 가면 안남지역에 생산한 콩을 원료로 직접 기른 싱싱하고 안전한 콩나물을 항상 만날 수 있다. 또한,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두부도 100% 수입산 콩으로 만든다. 우리지역에서 생산한 콩을 원료로 만든 따끈따끈하고 고소한 손 두부도 있다. 유정란,쌀 등 400여 품목의 지역농산물이 생산자 사진과 함께 곱게 단장하고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최소한 어린이, 청소년, 임산부들만이라도 로컬푸드 직매장 콩나물, 두부, 유정란, 쌀 정도는 먹였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옥천 주민들은 물론이고, 대전, 청주 등 외지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도 퇴근하면서 로컬푸드 직매장에 잠시 들러 싱싱하고 안전한 콩나물 한 봉지, 두부 한 모라도 사준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옥천지역발전에도 기여하고 가족들 건강도 챙기게 되는 가재잡고 도랑치는 일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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