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해물음식과 간드러지는 음악이 한데 버무려진 '이은희 해물전문점'
신선한 해물음식과 간드러지는 음악이 한데 버무려진 '이은희 해물전문점'
  • 김유진
  • 승인 2019.12.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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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안내면 현리 ‘이은희 해물전문점’ 신장개업
40년간 음식과 음악해 온 이은희, 홍세기 씨가 운영
안내면 현리 안읍슈퍼 맞은편 골목 50m 안쪽으로 해물전문 음식점이 생겼다. '이은희 해물전문점'의 주인장 이은희(66) 씨와 홍세기(66) 씨는 40년 가까이 음식과 음악을 해온 장인들이다.
안내면 현리 안읍슈퍼 맞은편 골목 50m 안쪽으로 해물전문 음식점이 생겼다. '이은희 해물전문점'의 주인장 이은희(66) 씨와 홍세기(66) 씨는 40년 가까이 음식과 음악을 해온 장인들이다.

[상가탐방] 자부심과 자부심이 만났다. 한평생 "음식에 미친" 사람과 한평생 "가수 한 직업만 고수해 온" 두 사람이 지난 25일, 안내면 현리에 작은 음악실이 딸린 해물전문 음식점을 차렸다. 현빈이 영화 첫만장자의 첫사랑을 찍어 유명해졌다는 안읍슈퍼 맞은편. ‘이은희 해물전문점이 크게 쓰인 커다란 표지판이 눈에 띈다. 한 개도 아니고 무려 3개나 되는 표지판을 따라 좁은 골목을 50m 정도 더 들어가면, 조그만 주택들 사이로 널따란 마당이 깜짝 등장한다. 그 뒤로 보이는 길다란 검은색 건물 한 채. 집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70석 규모의 좌석을 갖춘 전문 식당이다. 그 한켠에는 색소폰, 기타, 스피커로 작은 무대까지 마련돼 있다. 식당 주인 부부를 쏙 빼닮은 듯 음식과 음악이 적절히 섞인 모습이다.

'이은희 해물전문점'의 이은희 씨와 홍세기 씨. 이은희 씨는 대전 금실대덕밸리CC '오픈'멤버, 상주 오렌지CC·대전 한식당 '한수위' 찬모장 등 경력이 화려하다. 홍세기 씨는 서울에서 '딕훼밀리' 밴드와 일본에서 33년간 피아노 연주자 일했다. 옥천으로 귀촌한 뒤, 보은 시외버스터미널 옆 7080라이브카페 '쎄시봉' 운영과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은희 해물전문점'의 이은희 씨와 홍세기 씨. 이은희 씨는 대전 금실대덕밸리CC '오픈'멤버, 상주 오렌지CC·대전 한식당 '한수위' 찬모장 등 경력이 화려하다. 홍세기 씨는 서울에서 '딕훼밀리' 밴드와 일본에서 33년간 피아노 연주자 일했다. 옥천으로 귀촌한 뒤, 보은 시외버스터미널 옆 7080라이브카페 '쎄시봉' 운영과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부심과 자부심의 만남

아내 이은희(66, 안내면 현리) 씨는 "음식에 미친" 사람이다. 그 첫 시작은 솜씨 좋은 엄마로부터였다. 유달리 맛있었던 엄마의 음식을 먹은 것이 무심결 조기교육이 되었다. 이후 결혼을 하면서 차린 슈퍼마켓에서 심심풀이로 만든 김치가 대박이 났다. 김치를 맛본 손님들이 하나같이 식당을 해보라고 북돋았다. 그 말에 "서른도 되지 않은 애가 겁도 없이" 한식점을 차렸다. 정성껏 만든 요리에 손님들이 맛있다고 내뱉은 한마디를 들을 때마다 희열이 일었다. 욕심이 났다. 정식으로 요리를 배우고 싶었다. 대번에 한식점을 접고 일산 유명 일식점에 들어가 설거지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꾸준히 음식을 했더니 여기저기서 요청이 왔다. 대전 금실대덕밸리CC'오픈' 멤버부터, 상주 오렌지CC·대전 한식당 한수위찬모장까지 이곳저곳에서 스카웃을 받으며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바쁜 나날들이었다. 그러다 문득, 남은 인생을 좀 더 풍부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 ‘사람’, ‘음식’.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살고자 옥천에 왔다. 그때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보은 시외버스터미널 옆 7080 라이브카페 '쎄시봉'에서 멋들어지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이었다.

이은희 씨가 한평생 음식만을 해온 사람이라면, 남편 홍세기(66, 안내면 현리) 씨는 "66살 먹을 동안 딱 한 가지 직업, 음악"만을 고수해 온 사람이다. 서울에서 딕훼밀리로 활동하다 76년에 일본으로 넘어가 피아노 연주를 하며 33년을 살았다. '그래도 죽을 때는 한국에서 죽어야지'란 생각에 한국에서 새롭게 정착할 곳을 찾다가 우연찮게 둔주봉을 올랐다. 그때 빠알간 노을과 끝없는 산줄기에 폭 안겨 있는 안내면 현리가 마음에 콕 박혔다. 그 길로 곧장 내려와 초가집과 재래식 화장실이 딸린 365평 땅을 바로 계약하고 깨끗한 집과 음악실로 채운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후배가 하던 7080 라이브카페도 인수했다. 보은 시외버스터미널 옆 지하의 자리한 '쎄시봉'. 아침이면 안내면에서의 조용한 전원생활을 즐기고 저녁이면 쎄시봉에서 피아노를 치고 색소폰도 불었다. 그러던 와중에 또 한 번 마음을 울렁이는 존재가 나타났다. 이은희 씨였다.

그렇게 음식과 음악이 만났다. 결혼 초반에 두 사람은 '쎄시봉'만 운영하며 한갓진 생활을 즐겼지만, 홍 씨는 아내 이 씨의 손때 가득한 레시피 노트가 먼지 속에 쌓여만 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 나이에 새벽 한 시까지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힘든 것도 모르고 해요. 나이가 더 들어도 계속하고 싶죠. 내가 이런 것처럼 제 아내도 음식을 하고 싶을 것 같았어요. 지금 움직이지 못한다면 모를까, 한창인데 더 늙기 전에 아내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하길 바랐어요.”(홍세기 씨)

그렇게 음악실이었던 공간을 2층으로 옮기고 식탁과 의자를 놨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위와 딸이 3개월간 한땀한땀 공들여 식당 준비를 도왔다. 가족 모두의 노력 끝에 실내 50석과 테라스 5, 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은희 해물전문점이 탄생했다.

'이은희 해물전문점'에서 문어를 제외한 모든 재료는 산지직송이다. 전복은 보길도, 아귀는 포항, 미더덕은 마산, 젓갈은 남해에서 생산자를 통해 직배송된다. 이에 더해서, 표고탕수육, 새우튀김, 동태포전, 탕평채 등 최소 7가지 반찬부터 음식에 들어가는 소스까지 이은희 씨가 직접 만든다.
'이은희 해물전문점'에서 문어를 제외한 모든 재료는 산지직송이다. 전복은 보길도, 아귀는 포항, 미더덕은 마산, 젓갈은 남해에서 생산자를 통해 직배송된다. 이에 더해서, 표고탕수육, 새우튀김, 동태포전, 탕평채 등 최소 7가지 반찬부터 음식에 들어가는 소스까지 이은희 씨가 직접 만든다. 사진은 이은희 씨의 해물찜.

맛에 대한 자부심은 정성에서 나온다

이은희. 자신의 이름을 가게에 내 건다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식당을 오는 손님뿐 아니라 모든 익명의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려도 창피하지 않을 만큼, 음식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자부심의 표현이다. 그리고 그 근간에는 그가 내놓은 음식들 하나하나에서 드러나는 정성이 있다.

일단, 음식에 들어간 재료들은 대부분 산지직송이다. 이은희 씨가 해당 지역에 직접 내려가 양식장, 경매장 이곳저곳을 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전복은 보길도, 아귀는 포항, 미더덕은 마산, 젓갈은 남해. 딱 하나 문어를 제외하고 그 외 모든 재료는 국내산만을 사용한다.

수입산이 싸긴 훨씬 싸죠. 하지만 유통단계가 늘어나면 날수록 재료가 변질될 가능성이 있잖아요. 저는 손님들을 제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제 가족이 먹을 것인데, 하자 있는 재료를 사용할 순 없죠.”(이은희 씨)

메인요리뿐 아니라 반찬에서도 그 정성이 보인다. 한 끼 식사에 나오는 반찬 수는 최소 7가지. 이은희 씨가 일일이 직접 만든 반찬들이다. 표고 탕수육, 새우튀김, 동태포전, 탕평채. 하나하나 살펴보면 메인요리라 해도 손색없는 것들이다. , 그만큼 품이 많이 드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건강을 생각한 옥수수, 파인애플, 올리브 등을 직접 갈아 만든 소스까지. 일주일에 2번은 새벽 2시부터 일어나 겉절이를 담그고, 소스를 만든다.

이은희 해물전문점의 직원은 이 씨 혼자. 점심과 저녁 시간에 잠깐 아르바이트를 쓰긴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은 서빙만 한다. 재료 손질부터 음식 만드는 것까지 모두 이 씨 혼자서 하는 일이다. 언뜻 들으면 혼자서 가능할까 싶은데 이 씨는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한다.

“4년 만에 다시 음식 장사를 시작했는데, 제 자리로 다시 돌아온 기분이에요. 게다가 제 이름까지 걸고 하니까 더 욕심이 나요. 이은희 해물전문점은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음식점이 되길 바라요. 저는 음식을 통해서 손님들께 제 마음을 전하고, 손님들은 제 음식을 또 먹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시 방문하는 그런 곳이요.”(이은희 씨) 

 

다른 듯 비슷한 둘, 새로운 시작을 함께하다

4년 전, “늘그막에 만났다는 두 사람은 이제 쿵하면 짝하듯 가게를 꾸려가고 있다. 일본에서 오래 살아 세심하고 깔끔한 홍세기 씨는 아침 일찍 일어나 식당과 마당을 쓴다. 라이브카페에서 퇴근하면 새벽 2시에 오는 쓰레기 수거차에 맞춰 쓰레기를 내놓는다. 트랜드와 유행에 밝은 이은희 씨는 네이버, 맛집사이트 등에 식당 주소를 올리고 젊은 사람들도 손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했다.

남편은 저의 단점을 보완해줘요. 그렇게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욕심내지 않고 사는 거죠.”(이은희 씨)

음식과 음악, 두 장인의 만남. 분야는 다르지만 한 직종만 40년 이상을 꾸준히 해온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대하는 태도는 같았다.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

저희 가게에 특별한 장점은 없어요. 그저 제가 최선을 다할 뿐이죠. 손님 한 분이라도 저희 가게에 또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묵묵히 가게를 해나갈 거예요.”(이은희 씨)

사실 저희는 평범한 사람들이죠. 근데 남은 인생 열심히 살아보고 싶어서 매일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제가 음악을 그러했던 것처럼 욕심부리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하면 식당도 발전이 있지 않을까요.”(홍세기 씨)

'이은희 해물전문점'은 안내면 현리 안읍슈퍼 맞은편 골목 50m 안쪽에 위치해 있다.
'이은희 해물전문점'은 안내면 현리 안읍슈퍼 맞은편 골목 50m 안쪽에 위치해 있다.
'이은희 해물전문점'은 넓은 마당과 테라스 5개, 70석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이은희 해물전문점'은 넓은 마당과 테라스 5개, 70석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이은희'라는 이름을 당당하게 내걸은 '이은희 해물전문점'. 식당 이름부터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이은희'라는 이름을 당당하게 내걸은 '이은희 해물전문점'. 식당 이름부터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이은희 씨는 "주력 메뉴는 없다"며 "모든 메뉴가 다 자신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씨는 "주력 메뉴는 없다"며 "모든 메뉴가 다 자신있다"고 말했다.
“저희 가게에 특별한 장점은 없어요. 그저 제가 최선을 다할 뿐이죠. 손님 한 분이라도 저희 가게에 또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묵묵히 가게를 해나갈 거예요"라고 말하는 이은희 씨 모습.
“저희 가게에 특별한 장점은 없어요. 그저 제가 최선을 다할 뿐이죠. 손님 한 분이라도 저희 가게에 또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묵묵히 가게를 해나갈 거예요"라고 말하는 이은희 씨 모습.
식당 한켠에는 색소폰, 기타, 스피커 등이 자리한 작은 무대가 있다. 홍세기 씨는 종종 이곳에서 깜짝 공연을 벌이기도 한다고. 사진은 색소폰을 불고 있는 홍세기 씨의 모습.
식당 한켠에는 색소폰, 기타, 스피커 등이 자리한 작은 무대가 있다. 홍세기 씨는 종종 이곳에서 깜짝 공연을 벌이기도 한다고. 사진은 색소폰을 불고 있는 홍세기 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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