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 문학의 향연

눈이 내리는데

눈이 내리는데

 

산이 잠들고

강도 잠드는데

촛불 한 촉 저 혼자 깨어

가뭇거린다

잠든 바람이 이따금 뒤척이고

먼 데 그리움이 소리없이 찾아와

창문을 흔들었다

 

소리 없는 소리

자취 없는 발자국

길게 기일게 빈 들로 떠나고

빈 가지에 쌓이는 그리움

 

눈이 내리는데

눈이 내리는데

촛불 하나 저 혼자 흔들리는데

-서형석, 옥천문학 제9그가 들꽃을 꺾어왔다,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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