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엽 원장의 술이야기(12)
김기엽 (향수을전통주연구원장, 군북면 국원리)

■ 밑술의 가공법

고두밥: 쌀을 증기에 쪄내는 밥으로 개미 유충 같다 하여 '지에밥'으로도 부른다. 그러나 고두밥을 밑술로 사용하기에는 당화 속도가 느려져 효모의 증식과 알코올 발효가 더디 되며 이는 밑술의 목적인 '효모의 증식'에 맞지 않고 초기 발효가 늦게 되면 잡균의 번성으로 술 빚기가 실패하게 된다. 

따라서 고두밥은 밑술보다는 덧술에 많이 쓰이는 쌀 가공법이다.

구멍떡: 물을 적게 넣고 술을 빚는 밑숣법으로 '단맛'이 강한 술을 제조할 때 사용하며 대표적인 술로 "이화주'를 들 수 있다.

■ 밑술 관리법

발효조의 크기: 발효조의 크기를 전체 양의 70%로 잡는 이유는 밑술의 양이 적고 발효조의 크기가 너무 크면 술독 안에 잡균이 먼저 자리를 잡아 곰팡이가 끼는 원인이 된다.

발효 온도: 밑술은 누룩속에 들어 있는 효모의 증식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효모가 성장하고 증식하는데 적합한 온도인 20~25℃를 유지함이 중요하다. 더운 온도에서의 효모보다는 저온에서의 효모가 증식의 시간은 걸려도 더운 온도보다 안정적이다.

밑술 저어주기: '효모 증식'이 주 목적인 밑술은 하루에 1~2회 정도 저어주어야 한다.

■ 밑술에서 쌀과 물의 비율

'쌀 된 되로 물도 된다'의 개념으로 술 빚기를 진행하면서 주로 죽과 범벅, 고두밥의 형태로 쌀을 가공하는데 죽은 1:5의 비율, 범벅은 1:3의 비율, 고두밥은 1:1의 비율로 쌀과 물을 사용한다. 이 비율은 덧술의 시기에도 차이를 가져오는데, 쌀 양이 한정이 된다는 것은 전분의 양과 여기에서 생성되는 당이 한정된다는 말과 같다. 따라서 물이 많은 가공법일수록 덧술 시기를 빨리 잡아줘야 잡균에 의한 오염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물의 양으로 덧술 시기를 조절한다.

고문헌의 술 제조방법에도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물의 양으로 덧술 시기를 달리하여 술 빚는 환경이나 상황에 맞게 술의 진행 과정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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