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은 사진으로 남들과 이야기할 때 가장 행복해요”
“내가 찍은 사진으로 남들과 이야기할 때 가장 행복해요”
  • 김유진
  • 승인 2019.11.28 1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인포토클럽 회장 안치성 씨 인터뷰
남의 기준보다 자기만족이 더 중요
좋아하는 취미를 남들과 나눌 때 가장 행복해
나인포토클럽 안치성 회장은 "나인포토클럽 회원들과 사진 이야기를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죠"라며 사진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25일 카페 둠벙에서 만난 안치성 회장.
나인포토클럽 안치성 회장은 "나인포토클럽 회원들과 사진 이야기를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죠"라며 사진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25일 카페 둠벙에서 만난 안치성 회장.

내가 보는 것과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은 다르잖아. 사진 취향이 다 다른데 추천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에요.”

 그는 옥천 풍경 추천 하나에도 조심스러웠다. “내 기준에서 좋은 것이라며 끝내 추천지를 답하지 않았다. 대신 누가 좋다고 하는 포인트보다 자기만의 장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인포토클럽(9PHOTO) 안치성(63,옥천읍 성암리) 회장은 인터뷰 내내 선을 그었다. ‘다른 사람을 명확히 구분하는 그의 모습에서 언뜻 다가서기 힘든 사람이라는 생각이 불현 듯 들었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그의 취미활동을 들여다보면 겉보기와는 달리 사교성과 활동성을 아예 몸에 장착하고 있었다. 사진을 좋아하는 9명이 모인 사진 동호회 나인포토클럽만이 아니라 옥천의 전통 서예 동호회 심향회’, 거기에 산악회 활동까지. 그는 항상 사람들과 함께였다. 공동체의 강요와 부담에 지쳐 혼술, 혼밥이 늘어나는 사회에서 공동체의 을 충분히 누리고 있는 안치성 씨를 지난 25일 카페 둠벙에서 만났다.

다른 사람보다 스스로의 만족이 더 중요한 사람

 안치성 씨는 경찰 생활을 34년간 했다. ‘심향회에 가입해 서예를 한 지도 10년째다. 그는 자신이 결정한 바를 부단히 해나가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일상 속에서 가장 묵묵히 하는 것은 사진이다. 경찰 재직 중 취미를 하나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옥천사진협회 사진강좌를 하나 들었던 것이 벌써 20년째 이어지고 있다.

산에 가지 않으면 거의 출사를 나가. 사실, 등산할 때도 사진을 찍으니까 거의 매일 사진을 찍는 셈이지.”

 같은 장소를 일주일 내내 간 적도 허다하다. ‘어제의 바람이 오늘의 바람과 다르고, 어제의 꽃이 오늘의 꽃과 다르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매일 똑같은 곳을 가도 매일 다른 사진이 찍힌다. 좋은 사진 한 장을 만나기 위해 같은 곳을 가고 또 간다.

 그가 말하는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좋은 사진이란 건, 인터넷에 올라오는 전문가들의 사진이 아니에요. 저희는 그 정도의 고가 장비를 살 수도 없고, 다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시간도, 여유도 없죠. 저희가 아무리 해도 전문가들을 따라갈 순 없어요. 대신 저희에게 좋은 사진이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진, 원하는 사진 한 장이 좋은 사진이에요

 그가 말하는 사진의 재미를 물었다.

사진이란게 묘해요. 눈으로 보는 것과 카메라로 보는 것은 달라. 우리는 항상 무엇인가를 보면서 살아요. 보는 모든 것에 큰 감흥을 느끼진 않죠. 그런데 매일 봐왔던 일상에 카메라를 대고 포커싱을 맞추면 한순간에 색달라져요. 그때, 이곳은 어딘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가고 싶어지죠. 그건 사진만이 할 수 있는 묘미예요.”

좋아하는 것을 함께 나눌 때 가장 행복한 사람

 사진은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취미다. 게다가 좋은 사진의 기준이 자기만족이라면 다른 사람은 더더욱 필요없다. 하지만 그는 항상 혼자 있지 않았다.

오래된 친구와 만나면 시시껄렁한 이야기 좀 하다 보면 할 말이 없어져요. 한시간이면 이제 집에 가자라는 말이 절로 나오죠. 그런데 취미를 같이 나누는 사람과는 이야기 소재가 끊이질 않아요. 예를 들어, 제가 엊그제 부소담악을 갔어요. 이게 그날 찍은 사진이에요. 보통 사람들은 황용사 가기 전에 찍는데, 저는 황용사 가는 등산로 우측으로 빠져서 찍은 사진이에요. 이게 부소담악이고 이게...”

 엊그제 찍었다는 부소담악 사진을 들고 그는 한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러다 문득 이렇다니까.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면 끝나질 않아요. 몇월 며칠이 적기다부터 해서 각도를 어떻게 했더니 이렇더라까지 하루 종일도 모자라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나인포토클럽도 이렇게 만들어졌다. 평소 알던 사진 후배 8명과 출사 이야기에 술 한잔을 기울이며 어울렸다. 딱히 이름 지을 필요도 없었다. 어떤 모임이라 명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모이는 동료들이었다.

 그러다 우리가 찍은 사진을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하면 어때?”라는 말이 나왔다. 다들 사진의 매력을 알려보자며 좋아했다. 부랴부랴 이름부터 만들었다. 9명이 사진찍는 클럽이라해서 나인포토클럽. 옥천교육도서관 전시실도 섭외해 하루 2만원씩 들여 전시회를 열었다.

 그렇게 시작한 전시회가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첫해는 가족들만 겨우 관람하러 왔다. . 두 해가 지나니 생판 처음 보는 주민들도 사진을 보러왔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진행된 올해 전시회에는 방문객이 더 많았다. 한 젊은 청년은 사진을 배우고 싶다며 일부러 전시회를 찾기도 했다.

젊은 친구가 그렇게 찾아오니 욕심 아닌 욕심이 나대요. 내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 말고 함께 사진 찍으면 서로 견문도 넓힐 수 있고 좋겠다 싶었어요. 강의는 내가 부담스러워요. 서로 즐기면서 해야지, 강요하고 부담을 주는 사이는 오래 못가더라고요. 너무 딱딱한 관계는 지양하고 싶어요.”

 부담을 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배려가 보였다. 부담을 주고받지 않는 것. 그것이 자신의 세계를 지키며 남들과 함께 나누는 방법이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그에게 다음 일정을 묻자, “헬스하러 가요. 헬스 4시 타임에 가면은 순대 한 사발하는 멤버들이 있거든이라며 씩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렇게 또다시 좋아하는 것을 사람들과 나누러 발걸음을 향했다.

다음은 나인포토클럽 회원 명단.

안치성(63, 옥천읍 성암리) 남승주(56, 옥천읍 장야리) 박병노(56, 옥천읍 장야리) 박종우(61, 옥천읍 장야리) 서상숙(49, 옥천읍 문정리) 신현자(55, 옥천읍 양수리) 신혜정(57, 옥천읍 양수리) 유성찬(48, 옥천읍 양수리) 윤진섭(57, 옥천읍 죽향리)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