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회와 안내면 공동으로 어려운 이웃 구제
지난 5월부터 끈질긴 소통 끝에 헌집 새집으로 탈바꿈

안내면 용촌리에서 연탄봉사를 하는 모습. 

[읍면소식-안내면] 돕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도움을 받아들일 수 있는 관계가 되어야 그 마음이 물처럼 흐를 수 있는 것이다. 일방적인 도움은 어찌보면 사실상 선함을 가장한 폭력일 수 있다. 자존감을 존중하면서 관계를 맺어가면서 하는 도움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내면은 여실히 이를 보여줬다. 

 안내면 용촌리에 사는 여든 가까이 되는 노부부는 마을 주민들과 별다른 소통이 없었다. 하지만, 기초수급생활가정에 탈락된 이후 가정 형편은 더더욱 어려워졌다. 집안은 엉망이었고, 쓰레기는 쌓여가서 도저히 생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5월 안내면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치워주겠다고 몇번 제안했으나 노부부는 이를 완강히 거부했다. 치부를 내보이고 싶지 않았고 관계도 없었기 때문이다. 계속 찾아가서 안부를 묻고 조금씩 말을 건네자, 마음의 빗장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거동이 어려웠고, 할머니도 정신이 깜박하는 등 심신미약의 증세가 계속되면서 시급하게 집안 수리를 해야 했다. 천천히 했다. 화장실과 욕실을 새로 교체하고 도배 장판도 바꿨다. 마음이 움직이는 만큼 사업도 추진됐다. 보일러도 교체했다. 외부는 그대로지만, 내부는 그야말로 신식 원룸이 됐다. 보일러는 바꾸고 보니 쌓인 연탄이 문제였다. 연탄도 마침 안내면에 필요한 가구가 있어 싸게 팔아주는 것까지 새마을회와 안내면에서 나섰다. 1천100여 장을 35만원에 팔고, 그 만큼 기름을 넣어주기로 했다. 28일에는 그 작업을 안내면 직원 4명과 새마을회원 10여 명이 같이 했다. 

 안내면 새마을회 한종환 회장은 “집 수리할 재료는 새마을회 기금 200만원으로 보탰고 나머지 인건비는 새마을회원들이 다 몸으로 봉사를 했다”며 “일반 가정집을 이렇게 공사를 하면 거진 800만원이 넘어가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보태 적은 비용으로 사업을 완수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안내면 주민복지팀 윤인경 담당자는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자주 발걸음을 할 수록 닫힌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 저도 감동했다”며 “올 겨울에 노부부가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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