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군남초 운동회에 온 가족이 함께 참여
학년 구분 없이 모둠으로 활동하는 ‘무학년제’
임난주 교장 “학생들이 더 주인 되는 학교생활 됐으면”
바깥은 기온이 영하까지 부쩍 떨어졌지만, 군남초등학교(교장 임난주)에는 훈훈한 기운이 가득 감돈다. 15일 장날인데 읍내 장터보다도 더 붐빈다. 군남초등학교의 서당골 한마당 잔치 행사에 가족들이 열 일 제치고 찾아와서다. 유치원, 학교, 회사, 오늘만큼은 다음주로 안녕이다. 이번 행사는 새로 지어진 강당 ‘해솔관’의 첫 개시 행사이기도 하다. 해솔관에 들어오는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혹여 추울세라 잘 덥혀둔 공기에 한 번, 깔끔하고 널찍한 새 건물에 한 번 놀란다. 학생들도 새로 생긴 체육관이 아직은 조금 어색하고 신기하다.
“나, 너, 우리가 주인 되어 꾸려가는 학교를 실천 중인 우리 학생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행사도 여러분이 주인이 되어 진행했습니다. 학부모님과 교직원 분들도 오늘은 모두 가족이 되어 참여해주세요.” 임난주 교장의 여는 말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해솔관은 해처럼 밝고, 교목인 소나무처럼 한결같다는 뜻이다. 새로 생길 다목적체육관의 이름 공모에 학생과 학부모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어떻게 해야 학생들이 더 주인 되는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해요. 오늘 서당골 한마당 잔치도 학생들 중심으로, 학생자치위원회와 협의하면서 준비한 거예요. 보세요, 여기 안내문의 그림과 글씨도 학생들 것을 넣었어요. 너무 예쁘죠?” (임난주 교장)
군남초등학교는 무학년제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활동은 유치원생까지 전 학년이 섞여있는 모둠을 위주로 이루어진다. 이날의 운동회도 청군 백군에 각각 6모둠씩으로 진행되었다. 학생 수가 적다 보니 학년별로 갈라서는 이만큼의 에너지가 나오지 않는다고. “보면 큰 언니오빠들이 유치원 동생들을 업어주기도 하고요(웃음). 더 친해지고 끈끈해지고, 더 행복해해요.”
운동회에 함께하기 위해 찾아온 가족들은 어린 동생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양하다. 김서원(6, 옥천읍 문정리)군은 3학년의 형을 보러 아빠와 함께 유치원도 빠지고 왔다. “형은 원래 운동을 잘 해요. 더 많이 잘 하게 열심히 응원할 거예요.”
한만득(50, 옥천읍 금구리)씨는 큰아들인 한인구(18, 옥천읍 금구리)씨와 함께 왔다. 휴가 좀 내고 학교 좀 빠지는 것이 대수랴, 오늘은 막둥이의 운동회인 것을. “모처럼 휴가 내고 함께 시간을 보내니 즐겁고 좋네요. 한참 전부터 운동회에 오라고 자주 말했거든요. 큰아들도 일부러 시간 내서 왔어요. 아무래도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내기 힘든 때인데, 이런 기회로 같이 있을 수 있으니 아이도 좋아하지요.”
박연하(10, 옥천읍 성암리)양은 박관우(10, 옥천읍 성암리)군과 쌍둥이 남매다. 3살짜리 어린 동생에 부모님, 조부모님까지 골고루 모시고 왔다. “할머니 할아버지 경기 하고 있는데, 관우가 먼저 할머니를 데려가 버렸어요! 저는 청군이고 관우는 백군이거든요. 할머니가 잘 못 하셔야 할 텐데(웃음). 다같이 운동회 하니까 너무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