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장야초 학습발표회 ‘백호축제’ 열려
부채춤과 치어리딩, 악기연주와 뮤지컬 등 다채로운 공연
깜깜한 다목적실에 빨강 노랑 파랑, 조명이 알록달록하게 무대를 비춘다. 그뿐이 아니다. 무대 위 두 시간 동안의 공연도 카드섹션부터 뮤지컬까지 알록달록하게 꽉 채워졌다. 학생들의 얼굴 역시 어둠 속에서 여느 때보다도 밝게 빛난다. 지난 8일의 백호축제, 장야초등학교는 학부모와 학생들로 가득 찼다.
공연의 포문은 제12회 전국 짝짜꿍 동요제에서 금상을 받은 장야초 높은소리 중창단이 열었다. ‘먹구름이 뚱뚱해’라는 제목의 귀여운 동요가 율동과 함께 흘러나왔다. 그 뒤로 3학년의 소고춤, 5학년의 카드섹션, 2학년의 치어댄스와 1학년의 율동이 줄을 이었다. 4학년의 리코더 연주로 1부는 마무리됐다.
2부 행사는 3학년의 응원댄스, 1학년의 탬버린 댄스, 5학년의 오카리나 연주와 2학년의 부채춤, 4학년의 플래시몹으로 이어졌다.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 6학년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 바로 대미를 장식할 학교폭력 예방 뮤지컬 ‘너나들이’로 왔다.
반에서 시끄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를 향해 “아 좀 조용히 하라고!” 윽박지르며 책상을 발로 차는 연기는 가히 위압적이다. 혼자 남은 학생은 친구와 이하이의 노래 ‘한숨’을 부른다. 정성스러운 개사도 눈에 띄었다.
그 뒤,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이 열린다. 법정에는 판사와 변호인, 증인까지 섰다. 변호인이 물었다. “증인은 정다원 학생이 학교폭력을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요, 다원이는 그냥 조용히 하라고 말하려던 거였잖아요. 책상을 차긴 했지만 때린 것도 아닌걸요.” 변호인은 기세등등해진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어느 하나 모자람 없이 최선을 다해 연습한 성과임이 보였다. 학생들이 공연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기에 학부모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한 번뿐인 공연, 서로서로 모여 스마트폰에 공연 모습을 잘 담기 위해 열심이다. 공연이 끝날 때마다 앞사람과 뒷사람이 돌아가며 자리를 바꿨다.
오주현(38, 옥천읍 장야리)씨는 2살 둘째인 양지안 양과 함께 왔다. 첫째인 양지혁(10, 옥천읍 장야리)군은 2부에서 ‘헤이 미키’ 노래에 맞춰 응원댄스를 선보인 참이다. “그간 연습한 것 생각하니 기특하고 울컥하네요. 잘 해줘서 너무 고맙구요.”
정인해(67, 옥천읍 문정리)씨는 2학년의 손녀 김태경 양을 보러 왔다. “우리 애는 부채춤을 췄어요. 아유, 제일 예뻤어. 그렇죠? 너무 예쁘고 좋아서 눈물이 다 나더라니까요. 어린 것들 가르치느라 선생님들이 너무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엉키는 것 하나 없이 너무 잘 하잖아요. 세상에 못 할 게 없다 싶어요.”
사회와 뮤지컬을 맡았던 6학년의 이우경, 정다원, 김지연 학생은 곧 졸업을 앞두고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사회 보는 것 재미있었어요. 또 하고 싶어요! 졸업하려니 싱숭생숭하고,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후련한데 아쉬워요.” 그 중에서도 시원한 마음을 담아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공연 뒤 학생과 학부모 모두 손에 손을 잡고 귀가했다. 수없이 많은 연습 뒤 한 번뿐이었던 공연이지만, 추억은 마음과 스마트폰에 남아 허탈감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