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목리 출신 조진국 한국민속예술 연구가 인터뷰
“전통문화 보전 위해 군 차원의 관심 및 지원 필수”

효목리 출신 조진국 한국민속예술연구가(52, 한국교원대 출강교수·신명풍물예술단 단장)와 18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진국씨는 청산면 정월대보름 지신밟기를 복원했다. 사진은 조진국씨가 기자에게 소리를 들려주는 모습.
조진국씨

[읍면소식-청산면] ‘뿌리 깊은 나무’

조진국 한국민속예술연구가(52, 한국교원대 출강교수·신명풍물예술단 단장)를 보며 떠오른 말이다. 고향 청산으로부터 예술가의 끼를 물려받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청산뿐만 아니라 옥천의 문화유산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에게서 고향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왔다.

조진국씨는 효목리 출신이다. 청주 운호중, 세광고를 거쳐 청주사범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해 풍물동아리 활동을 한다. 넘치는 끼와 실력으로 23살의 어린 나이에 신명풍물예술단을 창단한다. 이후 전세계 곳곳에서 공연을 펼치며 대한민국을 알리는 ‘문화사절단’ 역할을 했다. 그의 공연 경험은 문화공연 연출가의 안목을 다지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대한민국 최우수 축제로 손꼽히는 광주 춘장로 축제, 전라남도 해남의 명량대첩 축제, 전라남도 함평 나비축제 등 그의 손을 거쳐 간 축제도 많다. 직접 공연을 하며, 또 공연을 연출하며 직간접적으로 받은 대통령상만 6개에 달한다고.

이랬던 그가 청산의 소리와 문화를 살리기 위해 다시 돌아왔다. 1997년부터 풍물을 가르치기 위해 청산에 돌아온 그는 끊어진 정월대보름 지신밟기의 맥을 다시 되살리고 싶어 마을 주민들과 공연 기획을 하기에 이른다. 어린 시절 어른들의 공연과 소리를 보고 들으며 음악과 예술을 온 몸으로 체득하게 된 것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이 컸다. 더불어 단순히 풍물공연만 해서는 청산만의 특색을 살릴 수 없고 경연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도 있었다. 그를 포함한 청산 주민들의 노력 덕분에 올해 청산민속보존회(회장 김기화)는 10월에 열린 제25회 충청북도 민속예술축제에서 단체부문 대상, 개인 부문에서 김기화 회장이 대상을 수상했다. 충북대회에서 대상을 타면서 내년 열리는 한국민속예술축제에 도 대표로 출전할 자격을 얻게 됐다. 청산면민속보존회는 2012년에 도 대회에서 대상을, 2013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고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은 만큼 지역의 문화예술 사업 정책에 대해 쓴소리도 이어졌다. 우선 그는 현재 기획되고 있는 특산물 판매 중심의 지역 축제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축제는 특산물 판매가 아닌 지역의 특색을 갖춘 문화 공연 및 콘텐츠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축제에서 특산물이 잘 팔린다고 해서 좋은 축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축제는 판매량을 증진하기 위한 하나의 이벤트에 지나지 않아요.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가 확보돼야 합니다. 묘목 축제를 예로 들어볼까요. 이원면에는 고유의 나무지게 두드리는 소리나 밭매는 소리, 정월대보름 민속놀이가 있어요. 지역의 정서가 담긴 문화유산을 재현하며 볼거리를 확보하는 게 진정한 축제 아닐까요. 문화적 가치뿐만 아니라 부가가치도 높은 축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청산 섭다리 등 옛 풍경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옛 풍경 자체도 문화·관광적인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조진국씨는 옥천이 진정한 향수의 고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옛 풍경을 복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옛날에는 청성부터 청산 위 보은까지 보 마다 섭다리가 있었어요. 콘크리트 다리가 생기면서 다 없어졌죠. 그런데 강원도 영월, 정선 이런 곳에서는 주민들 주도로 섭다리를 다시 놨는데 풍경이 너무 예쁜 거에요. 옛것을 살리니까 향수도 불러일으키고 문화 관광지가 된 거죠. ‘향수의 고장’으로 불리는 옥천이 섭다리 놓을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게 안타까워요. 옥천을 산업도시로 만들기보다는 문화관광자원을 개발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생선국수라는 정겨운 전통음식이 청산의 대표 브랜드가 된 것처럼 말이에요.”

조진국씨는 문화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군 차원의 움직임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함께 공연하는 청산민속보존회의와 응원해주는 청산면민에 감사를 표했다.

“군북면 농요, 이원면 집터다지는 소리 등 우리 지역에서는 복원할 가치가 높은 문화자원이 많아요. 더 늦기 전에 향토적인 민속문화를 재현해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먼 훗날 옥천군은 내세울 전통문화가 없는 비참한 지경의 지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군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고생해주시는 청산면민속보존회 회원분들을 비롯해 성원해주시는 청산면민 및 청산 기관단체분들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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