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천 포기 전달에 이어 올해는 2천 포기 전달

'가족사진 앞에서'. 19일 안남면 화학리 집에서 촬영. 왼쪽부터 김영래(58), 제판권(59) 부부.

[읍면소식-안남면] "영생원 차미현 복지사님께 배추를 보낸 게 벌써 4년째네요. 개인적으로 원래 좀 알고 지내던 사이였어요. 처음에는 김장 배추가 필요하다길래 배추를 구할 수 있게끔 도와줬고 그 다음해에는 저희집 배추가 좀 남아 가져다줬지요. 3년차부터는 8월 배추를 심을 때쯤에는 문득 생각이 났어요. 올해도 영생원 겨울나기가 필요할 텐데, 하고요. 지난해 1천 포기를 보냈고 올해는 300평 밭에 2천 포기를 심어서 수확해가시라 땅을 내드렸어요." (안남면 이장협의회 제판권 회장,59,안남면 화학리)

한여름 밭을 일궈 미리 준비해둔 배추다. 8월 초 씨앗을 파종해 말일 파종한 씨를 땅에 심는다. 속이 꽉 차길 바라며 비료를 뿌리고, 배추가 슬슬 자라기 시작하면 약을 쳐서 진딧물이나 배추벌레를 방지한다. 햇볕과 바람을 맞으며 배추는 11월까지 알아서 속을 채웠다. 다음 김장철이 올 때까지 한 해 영생원 가족들의 귀한 식량이 될 테다. 

내년에도 계속 영생원에 배추를 보낼 생각이시냐 물었다. 제판권 회장은 "우리 식구가 씨 뿌리고 보살핀 건데, 식구가 바란다면야 계속 할 수 있지요" 대답했다. 김영래(58,안남면 화학리)씨는 "내가 몸 안 아플 때까지는 계속 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웃었다.

"영생원에서 일하시는 분들 진짜 좋은 일하시는 거 같아요. 한 번 가봤는데, 정말 큰마음 가지고 하지 않고서는 안되겠더라고요. 이 배추가 일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어요." (김영래씨)

'함께 사는 법'이란 별다른 게 아니다. 사람마다 각자 자리에서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다르고, 자기 자리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역할을 다하는 것, 그 힘으로 우리가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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