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열린 안내중 인포축제, ‘과학쇼, 매직마술, 퍼즐 만들기’등 열려
이색적으로 안내초, 안남초에서도 찾아와 함께 축제 즐겨
학생들이 직접 기획 참여하는 부분은 아쉬움

전시장 뒷편에 전교생의 독사진이 걸려 있다.
전시장 뒷편에 전교생의 독사진이 걸려 있다.

 

중학교 운동장에 노란버스 두 대가 서있다.

축제가 한참인 다목적실에서 초등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축제를 보러 안내초와 안남초 4~6학년 30여 명의 학생들이 안내중을 찾아온 것이다.

이는 전교생이 14명 뿐인 안내중학교의 작은 몸부림이다. 지난 15일 조금은 색다른 축제, 안내중학교 제21회 인포축제가 열렸다. 학생들이 직접 사물놀이로 축하공연을 열고 이어 한국교통대 이동 과학쇼 함께 배워보는 매직마술 퍼즐 만들기가 진행됐다.

인근 초등학생 초청은 학생수가 적어 축제도 풍성하게 즐길 수 없는 한계도 극복하고 동시에 인근 안남초, 안내초 학생들을 중학교 입학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만든 나름 고육지책이다. 고요한 중학교 교정이 이 때문에 시끌벅적해졌다. 작은 학교 축제는 안 그래도 한계가 많다. 적은 학생 수로 여러개 부스를 만들기도 그렇고 농사짓느라 바쁜 학부모들이 축제 참여도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썰렁한 축제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을 인근 초등학생을 초청하면서 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 것. 다만 아쉬움도 있다. 학생이 직접 기획하는 행사가 아니라 전문 업체들이 와서 부스를 만들어서 그 부스에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것은 아무래도 작은학교 축제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단 동네 형, 누나, 언니들과 같이 어울려 하루종일 노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은 즐거웠다.

안남초 권영춘 교사는 4년을 빠짐없이 안내중 축제에 찾아왔다. “아이들이 입학할 수도 있으니 와서 함께 구경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아이들은 오면 다 아는 선배들이니 반가워하고 저도 오랜만에 제자들 보니 반갑더라구요권영춘 교사는 중학생이 된 제자들과 키를 맞대어 본다.

안내중 중앙현관으로 가까이 갈수록 팝콘냄새가 진하다. 학생들이 팝콘을 한 컵씩 가지고 들어간다. 중앙현관 앞에는 팝콘을 튀기는 박소용(2학년) 학생이 있다. 옥천읍에 살지만 아버지의 모교를 따라 안내중에 입학했다는 소용 학생. “교감선생님이 팝콘 튀기는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재밌어요. 친구들도 신나서 받아가구요소용 학생이 빙그레 웃었다.

소용 학생이 만들던 팝콘이다. 사진을 찍으려니 어디론가 도망간다.
소용 학생이 만들던 팝콘이다. 사진을 찍으려니 어디론가 도망간다.

 

중앙현관에는 작은학교 학생들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깜짝 놀랄 만큼 많은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나노블럭 포토콜라주 한지공예 구조물 만들기 청자도자기 교량모형 미니어처 시화 등 종류도 갖가지다. 조수자 전문상담사는 학교 수업시간에 차근차근 만들다보니 벌써 작품이 이렇게 쌓였어요. 14명 학생들이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정말 많죠.” 환하게 웃으며 아이들 자랑이다.

갑자기 어디선가 !’ 소리가 난다. 무대에서 한국교통대 이동과학쇼의 풍선폭탄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풍선이 큰소리를 내며 터질 때마다 놀라 쑥덕거린다. 고병덕 강사는 수소를 넣은 풍선은 불과 만나면 큰소리를 냅니다. 수소와 산소를 넣은 풍선은 불과 만나면 더 큰 소리를 내며 터지죠라고 원리를 설명했다. 수소로 홈런볼을 얼려 먹어보는 시간도 있다. 학생들이 줄을 서서 홈런볼을 하나씩 받아먹는다.

안남초 민나현(6학년) 학생은 홈런볼이 입에 딱 붙어요. 맛있는데 차가워서 혀가 얼얼해요라며 홈런볼을 먹고 하얀 연기를 내뿜었다. 안내초 김나래(5학년) 학생은 작년에 공연하러 왔었어요. 이번엔 과학실험이 가장 재밌었어요. 올해는 공연이 많이 줄었는데 둘 다 다르게 재밌는 것 같아요. 내년에도 또 오고 싶어요라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수소와 산소를 넣은 풍선이 불을 만나 큰소리를 내며 터진다.
수소와 산소를 넣은 풍선이 불을 만나 큰소리를 내며 터진다.
무대로 나가 공연의 보조 역할을 하는 재형학생의 모습
무대로 나가 공연의 보조 역할을 하는 재형학생의 모습
수소로 얼린 홈런볼을 받아먹는 학생의 모습
수소로 얼린 홈런볼을 받아먹는 학생의 모습

 

대전에서 전학 온 김재형(3학년) 학생은 축제라고 하면 춤, 노래하는 화려한 걸 생각했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아서 아쉬워요. 체육관을 빌려서 크게 했으면 좋겠어요. 아까 사물놀이 공연했는데 그건 재밌었어요라고 말했다. 청주에서 전학 온 염종수(3학년) 학생은 전학 오기 전에는 별로일 것 같았는데 너무 재밌어요. 원래는 사물놀이랑 같이 난타공연도 있었는데 취소됐어요. 연습 많이 했는데 내심 아쉬워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안내중 학생회장 황지수(3학년) 학생은 사물놀이에서 상쇠를 맡아 했는데 친구들이 잘 따라와 주지 않을 때 힘들긴 했지만 공연이 하나뿐이어서 확실히 부담이 덜 했어요라며 미소지었다. 임선우(3학년) 학생은 작년에 컵타와 연극 공연을 했는데 틀리면 창피했었죠. 이번에 사물놀이에 참여했는데 북을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하여서 부담스럽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안내중으로 첫 발령받은 유혜빈 교사는 매일 느끼는 거지만 자연경관이 참 좋아요. 풍경이 좋은 만큼 아이들도 성격이 참 좋아요. 3학년 수업은 안 들어가는데 학년 상관없이 모두 잘 지내고 있어요. 안내중학교 축제는 다른 학교랑 좀 달라요. 아무래도 학생 유치 서비스 성격을 띠기도 하구요. 그래도 재밌는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이 준비하고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와는 거리가 멀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외부인의 공연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하지만 학생들에게 축제 때 이런 프로그램할건데 어때?’라는 식의 질문뿐이었다. 축제를 관람한 학부모 박연화(41,안남면)씨는 축제 때마다 방문해요. 작년에도 수업 학예발표회 같은 형식으로 비슷하게 했던 거 같아요. 매년 똑같은 방식이라 아쉬워요.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축제니까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게끔 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소용 친구가 만들어준 팝콘을 다들 한 컵씩 들고 과학쇼를 보고 있다.
소용 친구가 만들어준 팝콘을 다들 한 컵씩 들고 과학쇼를 보고 있다.
14명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14명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14명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14명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14명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14명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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