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쌈채' 농사짓는 김윤종·이미령 부부
직매장 생기며 소규모로 귤 납품해 '눈길'
최근 무화과 재배도 시작…"농사, 재밌어서 힘든지도 모르겠다"

19일 오후 3시 군북면 증약리에 있는 '믿음농장'에서 김윤종(63), 이미령(63)씨를 만났다. 비닐하우스 한편에 심어진 귤나무에 귤이 한아름 달렸다.

[옥천을 살리는 옥천푸드] 4~5년 전 제주도로 놀러 갔을 때 관상용으로 심어보고자 현지에서 사 온 귤나무 3그루. 믿음농장 김윤종(63)·이미령(63) 부부는 그렇게 '귤 농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엄밀히 따지면 '농사'를 짓는다는 표현보다는 '한 번 심어본다', '가꿔본다'라는 말이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그저 믿음농장(군북면 증약길37)을 방문하는 지인들에게 재밌는 볼거리 하나 제공하고자 시작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귤나무를 사오기 전에 그러니까 7~8년 전부터 귤 나무 7그루가 비닐하우스에 심겨있었어요. 옛날에 농업기술센터에 황관만 선생님이라고 계셨는데 그분이 7그루 정도를 한번 심어보라고 주셨거든요. 저희가 포도대학 4기 졸업생인데 어떻게 연이 닿아서 심게 됐죠." (이미령씨)

이미령씨가 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귤 나무에 귤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1그루 당 평균 30kg 수확이 가능하단다.

반신반의하며 심어 본 귤나무에 1년이 지나자 신기하게 열매를 달렸다. 귤나무를 키워보고 싶다는 지인들에게 화분으로 몇 개 나눠주기도 했는데 다들 열매 맺기에 실패했다. 김윤종·이미령 부부는 '온도'가 열매를 맺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유추했다.

"900평 규모로 유기농 쌈채 농사를 하고 있어요. 귤나무가 심어진 곳은 쌈채 모장으로 쓰이는 곳이죠. 아무래도 비닐하우스가 온도 조절을 할 수 있으니까 귤이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든 것 같아요." (김윤종씨)

처음 수확한 귤만 해도 껍질과 과육이 분리되지 않아 껍질채 통으로 먹곤 했다. 하지만 몇년이 지나자 새콤달콤한 귤들이 주렁주렁 달렸다. 황금향, 레드향 같은 품종은 물론 일반 귤까지. 귤나무 1그루당 평균 30kg 정도 수확할 수 있는 양이다.

"처음에는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저희도 따서 먹고 그랬죠. 그런데 로컬푸드 직매장이 생기면서 재미로 한 번 내봤죠. 1봉지에 2~3천원 정도로 냈는데 진열하자마자 바로 사가더라고요. 귤을 내니까 뜰팡 노추리 팀장님이 귤 에이드를 만들게 10kg 정도 따다 줄 수 있냐고 물어서 따다 줬죠." (이미령씨)

지인들과 가족들이 자급자족하던 귤은 로컬푸드 직매장이 생기면서 옥천 주민들에게까지 선보여졌다. 귤나무가 10그루밖에 되지 않아 많은 양을 제공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소량으로 내기에 직매장만큼 제격인 곳은 없다.

뜰팡에서 파는 귤에이드. 김윤종·이미령씨가 직접 농사 지은 귤로 만들었다.

김윤종·이미령 대표는 직매장이 생긴 이래로 다양한 농산물을 납품했다. 주작목인 쌈채류를 포함해서 귤, 포도, 쑥갓, 시금치, 무, 아욱, 근대, 머위잎, 알로에 등 그 수를 헤아리면, 60여가지 품목 정도 된다. 

"지역을 살리자는 취지로 로컬푸드 직매장이 문을 열었잖아요. 저희라도 조금 더 다양한 품목을 내보자고 마음먹었죠. 납품을 계속하면서 직매장이 정말 고령 소농들에게 도움이 될 꺼라는 확신이 생겨요. 저희도 쌈채를 제외한 다른 품목들은 정말 작은 규모로 심었거든요. 조금씩 자주 내니까 소득도 자연스레 보장되더라고요." (이미령씨)

김윤종·이미령 부부는 올해 새롭게 무화과를 심었다. 직접 맛본 무화과는 달고 맛있었다. 여름에는 이보다 더 달고 수분이 많은 무화과가 달렸단다.
11월임에도 무화과가 자라고 있다.
비닐하우스 한 편에는 알로에도 자라고 있다.

김윤종·이미령 부부는 최근 무화과 키우는 재미에 빠졌다. 올해 해남에서 15그루 정도를 공수해 심었다. 1년생이었음에도 다행히 열매를 맺었다. 올여름에는 정말 달고 맛있는 무화과를 맛봤다.

"어려서부터 무화과를 좋아했어요. 제 고향이 전남 강진군인데 갈 때마다 무화과를 사먹어요. 아예 내가 더 달고 맛있는 무화과를 키워보면 어떨까 싶어서 시작했어요. '행복한 무화과'라고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여기서 많은 정보를 얻고 있죠. 올해는 하우스에만 심었는데 내년에는 노지에서도 해보고 싶어요. 잘 된다면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어보고 싶기도 해요." (이미령씨)

워낙 새로운 작물을 심고, 가꾸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그들이다. 정말 키우는 '재미'가 크기 때문에 다양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천안에서도 황금향이나 레드향 재배를 전문적으로 한다는 기사를 봤어요. 저희도 키워보니까 정말 되더라고요. 비닐하우스 1동이 남아서 여기에 심어볼까 고민 중이긴 해요. 지금까지는 소규모로 해왔으니까 전문적으로 하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하겠죠. 농사짓는 일은 정말 재밌어요. 재밌어서 힘든 줄도 모른다니까요. 나이가 있기 때문에 우선 건강만 하다면 계속 농부로 살고 싶네요." (김윤종·이미령씨)

19일 오후 3시 군북면 증약리에 있는 '믿음농장'에서 김윤종(63), 이미령(63)씨를 만났다. 비닐하우스 한편에 심어진 귤나무에 귤이 한아름 달렸다.
19일 오후 3시 군북면 증약리에 있는 '믿음농장'에서 김윤종(63), 이미령(63)씨를 만났다. 직접 딴 귤이다. 새콤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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