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농 17,18일 농업기술센터 주자창서 김장봉사
20년 가까이 이주여성과 함께 이웃 사랑 실천해

17,18일 한여농 주관으로 80여명이 모여 농업기술센터 주차장에서 김장봉사가 열렸다.
17,18일 한여농 주관으로 80여명이 모여 농업기술센터 주차장에서 김장봉사가 열렸다.
이웃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김치통에 꾹꾹 눌러담는다.
이웃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김치통에 꾹꾹 눌러담는다.

 

우리 집 김장은 어제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해요~”

한여농 청성지부 부회장을 맡은 이미화(37, 청성면 대안리)씨는 올해로 한국에 온지 13년차다. 고향은 베트남이지만 한국의 겨울김장은 아주 익숙하다. 한여농으로 김장봉사를 한지 3년째. 능숙하게 빠르게 손을 움직이며 말한다. “우리 집 김장은 이미 했지만 한통 가져가려고요. 이렇게 다 같이 모여 김장하니 재밌고 좋아요.”

 

한국여성농업인협의회 옥천지회(이재숙 회장)17, 18일 이틀간 군 농업기술센터 주차장에서 김장봉사를 진행했다. 이주여성 10여명을 포함한 80여명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이번 김장봉사는 배추 300포기 및 모든 재료가 우리지역 농산물로 만들어진 옥천김치. 농업인들의 모임답게 옥천 각지에서 생산된 농산물들이 한데 모였다. 각 회원들이 공수한 재료들은 맛있게 버무려졌다. 한여농은 20년 가까이 묵묵히 김장봉사를 해왔다. 티내지 않고 주변이웃들이 소외되지 않게 노력해왔다. 농촌이주여성들과는 같이 김장을 하며 사회로 이끌었다. 이주여성들은 김장봉사에 참여해 한국의 전통음식인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우고 지역사람들과의 관계망을 형성하게 된다. 김장 후에는 다른 이주여성 친구들을 만나면서 김치를 나눠먹고 김장봉사를 알리는 효과를 얻는다.

태국출신 공가녹펀(43, 동이면 세산리)씨는 같은 동네 사는 홍현희(57)씨와 김장봉사를 해왔다고 한다. “98년부터 한 것 같아요. 오래됐어요. 재밌기도 하고 김장하면서 많이 배워가요. 느끼는 것도 많고요. 제가 매운 것을 좋아하는데 김치가 더 매웠으면 좋겠어요라며 크게 웃어보였다.

 

김장봉사는 17일 아침부터 진행됐다. 겨울비 소식으로 회원들은 아침에 나와 배추를 절이고 채소를 씻었다. 18일 아침에는 더 많은 회원들이 모여 배추를 씻고 김칫소를 만들었다. 김장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천막을 치는 등 공간마련을 위한 사전준비는 미리 했다고 한다. 군 농경과에서 지원을 나와 사전준비 및 포장을 도왔다. 김장 후에 완성된 음식을 나눠먹으며 서로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갓 만든 김치와 구수한 청국장, 그리고 입맛을 살려줄 막걸리 한잔으로 이틀간의 피로를 싹 씻어낸다. 빗물보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회원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린다. 안내지부 회장 우정미(41, 안내면 현리)씨는 아침 9시부터 준비했어요. 그래도 사람이 많으니까 금방 끝낼 수 있는 것 같아요. 한여농 들어온지 7~8년 됐는데 그때부터 계속해왔어요. 한 번도 안 빠지고 참여했는데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힘든 만큼 뜻 깊은 일이라 끝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게 원동력이에요. 앞으로도 계속할거예요라고 말했다.

올해 김장봉사는 300만원의 예산으로 진행됐다. 군에서 100여만원을 지원받고 나머지 예산을 회원들의 회비로 마련했다. 완성된 김치는 매콤한 김치를 닮은 듯 빨간 통에 담겨 전달된다. 한통 당 5~6포기씩 담겨있어 주변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이재숙 회장은 회원들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해요. 그래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선뜻 참여할 수 있는 거죠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회원들 마음만큼이나 빨간 김치통에 가득 찬 김치들, 회원들과 이웃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회원들 마음만큼이나 빨간 김치통에 가득 찬 김치들, 회원들과 이웃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완성된 우리 김치 예쁘게 찍어주세요!"
"완성된 우리 김치 예쁘게 찍어주세요!"
김장이 끝나고 같이 먹을 점심상을 준비하고 있다. "담은 그릇은 옆으로 보내요~"
김장이 끝나고 같이 먹을 점심상을 준비하고 있다. "담은 그릇은 옆으로 보내요~"
입맛을 돋구는 갓 만든 김치로 차린 밥상
입맛을 돋구는 갓 만든 김치로 차린 밥상
한여농 옥천지부 이재숙 회장, '회원들이 아니었으면 못할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여농 옥천지부 이재숙 회장, '회원들이 아니었으면 못할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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