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옥천교육도서관 전시실서 16회 미술협회 정기전
압화, 서예, 도자기, 서각 등 다양한 작품, 관람객 시선 사로잡아
옥천 유일한 주요 미술전시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걱정도

옥천교육도서관에서 '제16회 옥천미술협회 정기전'이 열렸다.
옥천교육도서관에서 '제16회 옥천미술협회 정기전'이 열렸다.
11일 오후4시에 시작한 개회식, 커팅식을 준비하는 모습과 화려한 다과상이 눈에 띈다.
11일 오후4시에 시작한 개회식, 커팅식을 준비하는 모습과 화려한 다과상이 눈에 띈다.

가을은 단연 미술의 계절이다. 옥천도서관 1층 전시실이 미술의 향연으로 그윽했다. 지난주에는 민예총 소통전에 이어 이번 주는 예총 미술협회 정기전이 개막되면서 주민들은 다양한 전시 관람의 특권이 주어진 듯하다. 전시 관람은 무료지만, 이것도 알아야 갈 수 있는 법. 모르고 지나치면 옥천에 뿌리내리며 산 작가들의 소중한 작품을 놓칠 수 있다. 일흔이 다 된 성성 백발이 검은머리와 엉긴 미술협회 이미자 회장은 정말 공들인 것이 역력한 꽃과 풀로 압화를 작품에 수놓았다. 조금만 멀리서 봐도 수채화 같은 잔잔한 느낌의 압화는 가까이 보면 생화 그 자체를 완전 재구성했다.

관람객들은 액자 안에 빨려 들어갈 듯 자세히 보았다. 그중 더욱 자세히 보아야 진가를 알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압화. 한국미술협회 옥천지부장인 이미자(70, 매화리)씨의 환희가 바로 그것이다. 꽃잎과 나뭇가지같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을 활용해 하나의 멋진 작품이 나온 것이다. 멀리서 보면 채색을 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물감이 아닌 것. 관람객들은 액자 앞에서 한참을 신기해하며 들여다보았다.

전 미협회장 이상무씨는 이원면 칠방리에서 7월이면 복숭아를 경운기에 덜덜덜 싣고 오면서 나눠주는 이웃의 모습을 엉겅퀴와 함께 정겹게 담았다. 수 백점의 공들인 작품을 무상 기부 의사를 밝히면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현산 강민 작가는 오래된 마을 느티나무 양각으로 사람들이 모여 웃고 떠드는 형상을 즐거울 락자로 형상화해 눈길을 끌었다. 도록에도 실리지 않은 막 바로 구워낸 신선한 작품 청자 도자기를 손미선씨는 전시했고, 맏 언니뻘인 강현순 작가는 언제나 부드러운 필치로 힘 있는 서예작품을 내어 놓았다. 군북면 소정리에 거주하는 도예가 정진철 작가는 자연의 흙 질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도자기를 가져 나왔다. 안남면 청정리 사는 농사짓는 우희문 작가는 고즈넉한 농촌 풍경을 담담하고 맑게 화폭에 담아냈다. 정지용 생가 바로 인근 구읍 한옥에서 지용 시를 담은 서각 작품을 고재만 작가는 공을 들여 전시했다.

11일 오후 4시 미술협회 정기전이 열린 개회식은 작품도 작품이지만, 먹을거리가 놓인 다과테이블에 가을이 고스란히 내려앉았다. 떨어지는 낙엽을 다 긁어모아 테이블 위에 깔자, 그 자체로 가을이 되었다. 11일 오후 4시에 열린 개회식에는 총 18명의 작가와 작품들이 오신 손님들을 정성스레 맞이했다. 지용제 이후 6개월 남짓 작업한 그림은 물론 도자기, 압화, 조각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작가들의 각기 다른 매력을 다양한 기법을 활용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의 향연 늘 맛볼 수 있는 상설 전시관 필요

 

개회식은 여러 이야기와 덕담이 오갔지만, 미술 예산에 관한 지원책과 아울러 이제 곧 사라질지 모르는 옥천교육도서관 전시실에 대한 우려도 바닥에 깔려 있었다.

충북문화재단 지원이 막히면서 이번 미술협회 정기전이 이뤄지지 못할 상황이 됐지만, 갑작스런 긴급 지원으로 군 예산 400만원을 받아 치러진 점을 이야기하며 군에서 안정적인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예총 유정현 회장과 미협 이미자 회장은 한 목소리를 냈다.

작가 전시를 활성화하기 위해 창작지원금 확대와 더불어 상설적인 전시관 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오갔다. 문화관광과 황수섭 과장은 도서관 전시실이 사라지면 전통문화체험관의 전시실이나 도립대학 인근 커뮤니티 센터 한 켠에 전시실을 마련해 활용하면 된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유재목 의원과 미협 박창식 부회장은 다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관광객 접근성이 용이한 구읍보다 주민 접근성이 용이한 시내권에 위치해야 지역 주민들이 오가며 많이 관람할 수 있고 최소한 현재 도서관의 전시실 공간 정도 되어야 다양한 작품을 걸 수 있는데 전통문화체험관안의 전시실은 너무 협소하다는 지적이다.

유재목 의원은 브릴리앙스 호텔 부지나 시내권 다른 군 유지를 찾아서 독립적인 미술관을 짓든지 최소 현재 도서관 전시실만큼의 규모는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박창식 부회장 역시 옥천신문에서도 계속 언급했듯이 미술관을 지으면 지역 출신이나 현재 지역에 거주하는 작가들이 작품을 기증하게 되고 수십억이 넘는 가치의 상설과 비상설 전시관이 구비되어 일년 365일 다양한 미술 관람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이 훨씬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천 출신 작가로는 한국화가 박승무, 서양화가 박석호, 추상화가 하동철 선생 등이 있으며 현재 거주하는 유명 미술인으로는 동이면 석탄리에 사는 성균관대 미대 교수 출신 황인기 작가 등이 있다.

이번 전시회는 지역 예술 활동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한국미술협회 이미자 옥천지부장은 바른 길로 가게끔 도와준 회원들에게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더 좋은 작가와 작품들로 전시가 열리길 바란다며 개회식의 기쁨을 작가들과 나눴다.

장을봉 한미협충북지부장는 작가들은 창작으로부터 자존감이 나온다. 창작 혼을 뜨겁게 펼치길 바란다이번 전시회가 미술인들의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김재종 군수를 비롯한 김외식 군의회 의장은 옥천군 예술 활동을 응원한다며 예술 활동 지원을 약속했다.

전시는 옥천교육도서관 전시실에서 17일까지 열린다. 과거 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전시회가 개최된 것과 달리 이번은 군 예산 400만원을 지원받아 열렸다.

 

다음은 참가 작가들이다.

강민강현순고재만김호성김희자박정훈박창식우희문이기분이미자이상무정가매정명자정선순정옥자정진철조경희조정미

작품 감상하는 관람객들, 마치 액자로 빨려들어갈 것 같다.
작품 감상하는 관람객들, 마치 액자로 빨려들어갈 것 같다.
작품 감상하는 관람객들, 마치 액자로 빨려들어갈 것 같다.
작품 감상하는 관람객들, 마치 액자로 빨려들어갈 것 같다.
대추나무로 조각한 강민 작가의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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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작품 앞에서 수줍게 미소 짓는 이미자 지부장
자신의 작품 앞에서 수줍게 미소 짓는 이미자 지부장
'행복담기'라는 작명답게 행복한 웃음을 보이는 정진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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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옥천을 담은 '여름날에'작품 소개하는 이상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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