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엽 원장의 술이야기(8)
김기엽 (향수을전통주연구원장, 군북면 국원리)

지난 글에서 찹쌀막걸리 빚기를 하며 고두밥과 누룩즙(수곡)을 섞어 발효조에 넣고 숙성시키는 기간을 10~15일 정도로 하였다. 이는 우리술 전통주에서는 비교적 짧은 발효시간을 갖는 경우이고, 밑술에 덧술과 덧술이 더 해지는 삼양주의 경우 한 달에서 길게는 삼 개월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생물인 효모가 활발한 증식과 알코올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발효조의 선택을 신중하게 해야 함은 당연하다.

조선시대 최초 음식조리서인 "음식 디미방"에는 술독은 관독이 좋고 노란독이 좋다하였으며, 청솔가지로 항아리를 엎어 쪄내라는 내용이 나온다.

발효조의 선택과 살균법이 예부터 중요시하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리라.

예로부터 토기로 만든 항아리는 무겁고 깨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꾸준히 사용되는 이유는 자연 친화적인 재료이고 미생물의 성장과 증식에 이상적임에 있다.

술 항아리는 입구가 넓고 두꺼운 것이 좋다. 술을 빚는 과정에서 쌀과 물, 누룩 등을 혼합하여 항아리에 담거나, 거르기를 할 때 퍼내는 등의 과정에서 술 항아리의 입구가 넓어야 작업이 쉬우며, 장시간의 발효 기간이 필요한 전통주의 경우 항아리가 얇으면 외부의 온도 변화에 따라 항아리의 품온 온도가 급변하게 되면 미생물의 생육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두꺼운 항아리가 좋다.

최근에는 스테인레스 용기가 많이 사용되는데 가볍고 깨지지 않으며 살균과 세척이 쉬운 반면

외부온도에 민감한 단점이 있다. 전문 양조장에서 이중 겹 스테인레스 발효조를 사용하는 이유도 온도변화에 대처하기 위함이다. 살균 역시 스테인레스 발효조에 물을 넣고 끓여주면 쉽게 살균이 된다.

항아리나 스테인레스 발효조에 비해 저렴해서 근래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 발효조는 환경 호르몬등의 이유로 사용함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