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의 이해관계도 함께 고려하는 세심한 정책설계 필요

 

[상상하라! 옥천]순환버스가 면지역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옥천 인구의 절반 이상이 되는 읍지역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면 지역은 면소재지에 작은 도서관을 짓고 도서관 순환버스로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안남면 방식으로 마을 순환버스를 기획한다면 어렵지 않게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다. 인건비와 운영비를 더 지원해 365일 지원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 주민들에게 혜택이 되는 공공일자리가 될 것이다. 자본이 이미 철수한 면지역은 오히려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식이 어렵지 않은데 읍은 복잡하다. 택시 때문이다. 2017년 당시 택시 숫자는 159대, 무상순환버스의 실행과 택시 운전사의 생계는 서로 동전의 양면처럼 설계되어 있다. 읍지역은 주거단지와 시가지의 교통체계가 매우 불편하게 노선이 만들어지면서 걸어오기에는 애매하고 택시를 타기에는 비용부담이 있어 아예 자가용을 사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자동차대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무언가 교통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적신호다. 시간을 거슬러 2016년 옥천 가구수는 2만3천가구에 불과했지만, 자동차 등록대수는 가구수를 훨씬 상회하는 2만5천424대였다. 이것의 진폭은 안타깝게도 더 커질 것이다. 인구는 줄어드는 데 차량대수는 늘어난다. 이건 분명 교통체계의 문제가 가장 크다. 시가지와 약간 떨어져 있어 걸어다니기에는 힘들고, 택시차기엔 비용부담이 만만찮은 지역은 구읍과 옥천읍 양수리, 주공아파트가 있는 장야리와 문정리, 군남초 학구인 삼청리, 가풍리, 원각리 등 지역과 군북에 가까운 서정리, 옥각리 등이다. 시가지와 다소 떨어져 있지만, 주거지역이 있는 이 곳을 둥그렇게 원형으로 만들어 무상순환버스가 운영된다면 주민들의 삶의질은 확 높아질 것이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청소년이나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의 삶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오죽하면 중고등학생이 순환버스를 강렬하게 원하겠는가. 또한 밤 10시까지 버스가 다니게 해달라고 요구하겠는가. 나름 시내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있고 싶은데  자주 없고 일찍 끊기는 버스 시간은 청소년들의 삶을 멍울지게 한다. 데려오라고 집에 전화하는 것도 한 두번이지, 가정환경에 따라 함부로 못 할 수 있는 ‘부모찬스'는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순환버스가 밤 늦게까지 다닌다면 도서관, 영화관, 체육센터, 수영장, 생활체육관, 문화원 등 공공인프라 프로그램들을 이용할 수 있고 시가지도 활력이 생겨날 것이다. 사회적 필요는 무엇보다 강렬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택시 기사들의 생계와 맞부딪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데 있다. 택시는 버스 등 대중교통이 채워지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그 빈틈을 메우면서 틈새 시장을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데 사실 무상순환버스가 생기면 택시업계한테는 직격탄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순환버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택시기사들의 반발이 크고, 더구나 무상이라 하면 난리가 날 것이다. 삶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도 허투루 그냥 흘려들을 수가 없다. 그래서 고민이다. 택시는 꾸준히 감차를 하고 있다. 개인택시 감차보상비로 8천300만원, 법인택시 감차보상비로 2천620만원(2017년 당시)을 주면서 감차하고 있지만, 시장이 작다 보니 150여 대의 택시도 먹고 살기 빠듯하다. 그래서 대중교통 정책은 이들의 삶까지 변수로 넣어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 시장에서 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업계를 완전 무시하고 공공성을 이야기 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버스가 들어가지 않은 지역에 운용하고 있는 다람쥐택시를 적극 활용하면 어떨까 싶긴 한데 세심한 정책설계가 필요하다. 2015년부터 옥천군에서 시작한 다람쥐택시는 어른 1천300원, 중고생 1천원, 초등학생 650원 등으로 버스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람쥐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10세대 이상 15명이 마을에 살면서 승강장까지 거리가 1km이상인 지역이어야 한다. 옥천읍 삼청리 상삼, 양수1리, 동이면 용운리 용암동, 천수동, 안내면 인포리 관골, 이원면 윤정리 부르니마을, 대동리, 군서면 오동1리 점촌, 군서면 사정리 사기점, 군북면 용호리, 막지리 장고개 등 모두 24개 마을 주민들이 다람쥐 택시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하면서 택시업계의 공공성을 더 부여하면서 생계대책을 강구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무상순환버스 정책을 세우려면 각 업계와 주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끊임없이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과 읍에서 무상순환버스가 돌아가고 각 읍면을 잇는 버스체계가 확립된다면 교통체계가 그나마 주민삶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이동권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이미 10여년도 훨씬 지난 2007년 12월말 옥천군이 발주한 자체 용역 ‘지방대중교통계획 최종보고회’에서 ‘옥천읍 순환버스 노선 신설안’이 발표되면서 제기됐던 사안이다. 당시에 신용우 부군수는 ‘옥천읍 순환버스 운행은 내년도 버스가 다니지 않는 양수리, 대천리, 마암리, 장야리를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실현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열악한 버스 승강장 개선사업 좀 하자. 바람이 숭숭 들어오고 지붕도 없고 앉는 의자 하나 없이 버스 표지판만 달랑있는 승강장이 제법 있다. 기차 플랫폼도 다 바뀌는데 바람막이 자동문과 온열의자 아니면 냉난방기 하나쯤은 설치해보다. 태양광을 활용한다면 그나마 에너지가 절약되지 않겠는가. 버스 좀 편안하게 기다려 보자. 대중교통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걷기 편한 마을, 자전거 타기 편하도록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발 보행권과 이동권은 필수권리라고 인식하면서 전반적인 정책 전환이 이뤄줘야 한다. 대중교통은 지역을 순환하는 대동맥이자, 실핏줄이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그 혜택이 고루 전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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