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태풍 링링 피해 딛고
벼 수확에 한창인 홍정표 농가
21일 오후 3시 안내면 오덕리서 만난 벼 수확 현장
[지금 들녘에선] 늘 그렇다 하지만, 유독 올해 농사에는 변수가 따랐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휘몰아친 논에는 그 흔적이 여전히 남았다. 벼들이 센 바람을 이기지 못한 채 곳곳에 눕게 됐다. 동시에 농부의 마음도 무너졌다.
21일 오후 3시 안내면 오덕리에서 만난, 6천평 규모 벼농사를 짓고 있는 홍정표(60, 보은군 삼승면)씨도 그 피해를 오롯이 느끼고 있다. 논 1동(1천200평)은 태풍으로 인해 손해를 봤다. 수확량도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보은군 삼승면에 살지만 경계인 안내면 오덕리에서 10년 넘게 농사를 짓고 있는 그다. 그래서 자신의 피해 뿐 아니라 주변 농민들의 피해까지 걱정이 된다.
홍정표씨는 "옆 논은 태풍 오기 몇일 전에 비료를 뿌렸어. 그래서 태풍 영향을 더 많이 받았지"라며 한숨을 내쉰다.
그럼에도 태풍을 딛고 잘 자라 준 벼들을 보면 허탈감이 조금은 나아진다.
홍정표씨는 "오늘(21일), 내일 벼 베는 작업이 다 끝나면 공판장에 내야지"라며 "태풍 피해를 봤음에도 결실은 잘 돼서 다행이야. 이것 보슈. 기자 양반. 나락에 알이 썩은 거 없이 잘 박혀 있지 않소?"라고 말한다.
그가 다시 힘을 내는 이유다.
박해윤
yuni@okinews.com